
이 기사는 2025년10월31일 07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앞으로 펩트론(087010)의 기술수출에 있어 중요한 트랙 레코드가 될 ‘루프원’(성분명 류프로렐린)의 상업생산이 시작됐다. 탄탄한 국내 파트너사 LG화학(051910)을 만나 회사의 실적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펩트론은 루프원을 최근 첫 출하했고, 국내 판매·유통을 맡은 LG화학도 연내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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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과 생산공정 유사…스마트데포 신뢰도↑
루프원은 펩트론(087010)이 개발한 성조숙증 및 전립선암 치료제로, 일본 다케다제약이 개발한 ‘루프린’의 복제약(제네릭)이다. 지난 7월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류프로렐린 시장 후발주자인 펩트론은 소아내분비질환 시장 강자 LG화학과 손을 잡고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LG화학 역시 유트로핀과 루프원의 시너지로 소아내분비질환 시장에서의 지위를 공고히 다질 수 있게 됐다.
증권업계에서는 루프원이 약 800억원 규모의 국내 류프로렐린 시장에서 후발주자지만 경쟁우위를 갖고 있어 4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단순 계산하면 약 350억원 규모다. 업계에 따르면 펩트론은 이전에 대웅제약에 기술이전했을 때처럼 루프원 매출의 로열티를 가져가는 형태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LG화학이 주문한 물량을 펩트론이 판매하면, 이후 재고 및 유통관리를 LG화학이 맡는 구조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앞서 펩트론이 ‘루피어’에 적용한 스마트데포(펩트론이 자체개발한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을 대웅제약에 기술이전했을 당시 로열티는 순매출액의 약 5% 수준이었다”며 “루프원의 경우 생산을 펩트론이 담당하므로 펩트론은 로열티 및 제조용역수익으로 순매출액의 약 15% 매출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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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트론의 지난해 매출은 32억원, 영업손실 규모는 165억원이다. 연구개발용 펩타이드를 연구소 및 대학에 공급하거나 위탁개발생산(CDMO) 등으로 매출을 냈지만 연구·개발(R&D) 비용이 더 커 상장 이래 지속적으로 적자상태다. 업계 추측대로 루프원이 매출 350억원대를 달성하면 펩트론은 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추가로 손에 쥐게 된다.
루프원 출시의 의의는 펩트론이 스마트데포를 적용한 자체 제품을 확보했다는 데 있다. 이전에도 스마트데포가 적용된 루피어가 시장에 출시된 바 있지만 당시에는 생산을 대웅제약이 담당했었다. 이번에는 루프원이 펩트론의 충북 오송 바이오파크에서 직접 생산되므로 스마트데포 적용 제품의 자체 생산 능력을 입증한 셈이다. 특히 비만약과 루프원의 생산공정은 거의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같은 레퍼런스가 향후 펩트론의 기술수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회사는 루프원의 한국 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파트너사를 물색 중이어서 루프원 수출을 통한 매출이 더해지면 안정적인 매출원 위에서 R&D를 이어갈 수 있다.
LG화학, 유트로핀에 루프원 더해 ‘1위’ 다지기
소아내분비질환 시장 강자 LG화학도 성장호르몬 주사 ‘유트로핀’과 루프원의 시너지로 국내 성장호르몬 시장에서 1위 지위를 공고히 다질 수 있게 됐다. 류프로렐린은 성조숙증, 전립선암 등에 처방되는데 류프로렐린과 성장호르몬 주사제 처방 사이 교집합이 크기 때문이다.
아이큐비아 기준 2023년 국내 성장호르몬 주사제 시장은 2775억원 규모로, 성장세를 감안하면 현재 3000억원 안팎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출생아 수는 줄고 있지만 시장 자체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2023년 46%였던 유트로핀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올해 반기 기준 50%로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성조숙증 청소년은 2차 성징이 일찍옴으로써 자신의 유전적인 키보다 실제 키가 더 작은데 류프로렐린으로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를 늦추면서 키를 더 안정적으로 키우기 위해 성장호르몬을 같이 처방받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 역시 루프원과 유트로핀을 패키지 판매로 얻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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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류프로렐린 시장에는 오리지널약인 루프린외에도 대웅제약(069620)의 루피어, 동국제약(086450)의 ‘로렐린’ 등이 있다. 하지만 제네릭 중에서는 루프원이 유일하게 루프린과의 생물학적 동등성(BE)을 입증해 확실한 경쟁우위가 있다.
특히 에멀전 방식으로 생산되는 루프린보다 분무건조 방식의 루프원의 생산방식이 저렴하고, 정밀한 약물 방출 제어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루프린 대비 루프원의 약물 입자 크기가 작고 주사바늘이 가늘어 체감 통증도 작다. 업계에서 루프원이 선발주자의 지위를 탈환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LG화학 관계자는 “30여년간의 소아내분비질환 시장에서의 사업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성장호르몬, 성조숙증치료제 두 제품간 시너지 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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