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후퇴와 해킹사건, 인공지능(AI) 거품 우려 등 동시다발적인 악재에 비트코인이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관과 선물시장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상승 반전과 추세 하락 방향성에 투자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9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10시 기준 비트코인은 1BTC당 10만176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1주일 전 11만달러에서 7% 이상 떨어졌다.
솔라나는 1주일 전보다 15% 가까이 낮아졌고, 이더리움도 10% 이상 낮아진 3400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엑스알피와 바이낸스코인도 약 9%씩 각각 하락했다.
지난주 연준위원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과 발란서 해킹 등이 코인 가격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발란서에서 1억달러 이상의 자산이 탈취된 것으로 알려지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된 점 등이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또 사상 최장 기간 이어지고 있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에 따른 리스크 오프 심리 확대까지 더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툴에서 다음 달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 시장 참여자 비중은 66.9%로 지난달 대비 10%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참여자들은 올해뿐 아니라 내년까지 연준이 신중한 입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동현 코빗 연구원은 “이번 주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발표가 시장의 핵심 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최근 연준위원들이 인플레이션 재확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매파적 기조를 강화한 만큼 CPI 결과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조정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초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한 달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주 한 때 10만달러 선이 깨지기도 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를 하회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5개월여 만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면서 현‧선물 투자자의 동반 이탈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12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고, 이더리움 ETF에서도 5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순유출됐다.
선물시장 미결제약정 금액도 줄고 있다. 지난 8월 40억달러가 넘었던 미결제약정 금액은 32억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파생상품 거래량도 지난달보다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대규모 포지션 정리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11일 대규모 청산 사태 이후 반등했던 코인 가격에서 재차 되돌림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솔라나는 현물 ETF 출시에도 연간 성과가 마이너스로 들어갔고, 이더리움도 연간 성과를 모두 되돌렸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2018년부터 20% 넘는 하락이 7차례 발생했다”며 “12만6000달러를 상회한 지난달 6일 고점과 10만달러를 하회한 지난 4일 저점을 비교했을 때 21% 하락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과거 대비 양호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제도권 편입 추세와 탈화폐 테마의 대표 종목으로 부상하며 과거와 같은 극심한 변동성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2017년 12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전고점을 회복하며 나타난 최대 낙폭은 83%에 달했고, 2021년 11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약세 기간에도 76%가 넘는 변동성을 보인 바 있다.
또 분위기 반전 가능성도 남아있다는 평가다. 홍 연구원은 “과거 블랙스완 이벤트와 달리 시장의 신뢰가 훼손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투심 회복도 빠를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CLARITY 법안이 긍정적 이슈로 작용할 수 있고, 국내 대선 공약 추진 기대와 스테이블코인 정부안에도 시장이 주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솔라나, 라이트코인, 헤데라 현물 ETF가 거래되기 시작하며 다양한 알트코인 ETF가 추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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