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이츠 서울 결제액 1위
배민 꺾어…무료 배달 승부수
한때 2위 요기요, 끝없는 추락
배민 꺾어…무료 배달 승부수
한때 2위 요기요, 끝없는 추락
| 배달 애플리케이션 쿠팡이츠가 지난 8월 서울 지역 배달 앱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쿠팡이츠 TV 광고 [쿠팡이츠 유튜브] |
배달 애플리케이션 쿠팡이츠의 질주가 파죽지세다.
독보적 1위였던 배달의민족(배민)을 맹추격한 끝에 지난 8월부터 서울지역 배달 앱 1위 자리까지 올랐다. 장기간 굳어진 배달 앱 시장에서 후발주자가 1위를 꿰찬 기록적인 ‘파란’이다.
막강한 쿠팡 멤버십 생태계를 등에 업은 쿠팡이츠는 서울을 넘어 전국적으로 기세를 이어간다. ‘배민왕국’이 깨지면서 격변의 시대를 지나고 있는 배달 앱 시장의 판도가 더욱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후발주자 쿠팡이츠, ‘배민왕국’ 깨고 서울 1위=11일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8개 카드사의 결제금액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쿠팡이츠의 서울 지역 결제액이 2113억원을 기록, 배민(1605억원)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아직 전국적으로는 배민이 앞서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서울을 넘어 전국 시장까지 쿠팡이츠가 1위 왕좌에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는 시각까지 나온다. 실제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배민과 쿠팡이츠의 전국 결제액 격차는 5000억~6000억원에 달했지만 지난 8월에는 800억원대까지 줄었다.
무엇보다 쿠팡이츠의 ‘무료 배달’ 승부수가 판도를 뒤흔든 ‘결정적 한 방’이 됐다는 분석이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3월 26일 업계 최초로 ‘무료 배달’ 정책을 도입하면서 배민에 쏠려있던 이용자 상당수를 흡수했다. 쿠팡 멤버십 유료 회원에게 쿠팡이츠 배달비를 무료로 제공하는 정책이다. 당시 1만원대 치킨 배달비가 5000원~7000원까지 치솟고 있던 상황에서, 비싼 배달비에 지친 소비자들이 쿠팡이츠를 대안으로 선택하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 8월에는 ‘하나만 담아도 무료 배달’ 서비스를 정식으로 시작, 이용자 확대에 불을 붙였다. 1인 가구, 소액 주문자의 이용자까지 끌어모았다.
막강한 쿠팡 멤버십 생태계도 빠른 시간 내 1위를 추격하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쿠팡 와우 회원은 1500만명(지난해 추정치)에 달한다.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효과’와 충성도면에서 지속적인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독점 사업자로까지 평가됐던 1위 기업을 후발주자가 따라잡는다는 것은 전략 교과서에 나올 만한 기록적인 선전”이라며 “1, 2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경쟁이 더 극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때 2위 요기요 몰락=반면 한때 배민에 이어 ‘2위’ 자리를 지켰던 요기요는 배달 앱 시장에서 갈수록 존재감을 잃고 있다.
요기요는 배달 플랫폼 최초로 네이버와 카카오 생태계에 모두 입점하며 유리한 환경을 구축했지만 쿠팡이츠, 배민의 ‘양강’ 체제가 굳혀지면서 날개 없는 추락이 지속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3년 12월, 31만8030건이었던 요기요의 월별 신규 설치 건수는 지난달 18만6408건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월별 설치 건수가 배달의민족(54만3227건), 쿠팡이츠(58만8249건)와 비교했을 때도 큰 차이를 보였다.
공공 배달 앱 땡겨요에게도 추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땡겨요의 지난 8월 기준 시장점유율은 7.5%로, 요기요(10.9%)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요기요는 네이버 멤버십과 제휴해 무료 배달을 지원한다. 카카오와도 손잡고 카카오맵에서 요기요 주문이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국내 양대 포털 플랫폼과의 제휴로 이용 생태계를 마련했지만,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데는 백약이 무효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효용을 느끼지 못한다면 카카오, 네이버와 협업했다는 사실만으로 유인이 어렵다”며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이용자들이 각각 ‘약 2200만명(MAU 기준)’ ‘약 1200만명’ 등을 넘는 상황에서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세정·고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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