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갤럭시XR’ 써보니
현실감 넘치는 세계 여행 가능
스펙 맞는 고화질 콘텐츠 필요
현실감 넘치는 세계 여행 가능
스펙 맞는 고화질 콘텐츠 필요
| 삼성전자 ‘갤럭시XR’ |
눈앞에 펼쳐진 스위스의 자연 경관에 감탄하기가 무섭게 이번에는 일본 신사의 고즈넉한 정경이 기자를 반겼다. 일본 여행이 지겨워질 즈음엔 왁자지껄한 북촌 한옥마을 골목으로 날아가 관광객 틈에서 거리의 정취를 느꼈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확장현실(XR) 헤드셋 ‘갤럭시XR’은 경쟁제품인 애플의 비전프로2(약 499만원)의 절반 가격(약 269만원)으로 안방에서도 현실감 넘치는 세계 여행이 가능한 ‘요물’이었다.
기자는 최근 삼성전자로부터 갤럭시XR을 5일간 대여해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갤럭시XR에 대한 첫 인상은 ‘세련됐다’였다. 고글 모양의 커다란 렌즈가 마치 패션 아이템처럼 보여 인상적이었다. 헤드셋 전면 카메라를 통해 실제 현실 공간과 UI(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패스 스루 영상을 접할 땐, 마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갤럭시XR의 무게는 약 545g. 숫자로 보면 제법 무겁게 느껴지지만, 예상 밖으로 착용 시에는 가볍게 느껴졌다. 목 디스크를 앓고 있는 기자가 30분 이상 착용했을 때도 그리 버겁지 않았다.
조작도 직관적이었다. 갤럭시XR은 별도의 장치 착용 없이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집게손가락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모든 메뉴와 기능을 조작할 수 있었다. UI와 UX(사용자 경험)도 기존 갤럭시 스마트폰과 다르지 않아, 매뉴얼을 보지 않아도 기기 및 애플리케이션 실행 등도 어렵지 않았다.
전원 버튼만 누르면 텍스트를 하나하나 음성으로 읽어주는 ‘talkback’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점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보는 기기’임에도 이러한 기능을 적용했다는 부분에서, 향후 XR 헤드셋의 발전 방향이 기대됐다.
갤럭시XR의 주된 활용처는 ‘콘텐츠 감상’이다. 갤럭시XR 착용 후 유튜브 등에서 관련 영상을 재생하면 고해상도 4K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를 통해 360도 VR(가상현실)을 눈 앞에서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 세계 각국의 명소는 물론 아이돌 콘서트를 비롯한 다양한 공연을 실제 현장에서 보듯 눈과 귀로 체험 가능하다. 공연 감상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방구석 1열을 넘어 무대 위에서 직접 바라보는 듯 몰입감 있는 감상이 가능해, 공연 마니아라면 수백만 원의 기기값이 아깝지 않을 듯했다.
압권은 롤러코스트 영상을 재생했을 때였다. 아무런 장치 없이 갤럭시XR만 착용했을 뿐인데 실제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몸이 허공에 뜨는 것만 같았다.
갤럭시XR이 보여주는 ‘신세계’에도 아쉬운 점은 있다. 고화질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갤럭시XR이 지원하는 스펙 대비 이에 걸맞은 화질을 갖춘 콘텐츠가 여전히 많지 않아, 일부 영상을 감상할 땐 몰입감이 떨어졌다.
아울러 갤럭시XR에 적용된 인공지능(AI)의 활용도도 체감될 정도는 아니었다. 제미나이를 부를 때 반응 속도가 느린 점이 흥을 깨, 굳이 실행할 이유를 느끼지 못했다.
외부로 노출된 배터리도 아쉬운 부분이다. 헤드셋과 배터리를 연결하는 선이 생각보다 짧아, 기기를 착용한 채 활동적인 콘텐츠를 즐기긴 무리일 듯했다. 갤럭시XR의 출고가는 269만원이다. 박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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