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회담뒤 2주째 소식 없어
현대차·기아 관세비용 3조원
7월부터 인하설에 피로 누적
“소급 날짜 밀리면 추가 손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5%를 낮추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이를 명문화 하는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JFS·공동 설명자료)가 2주 째 ‘깜깜 무소식’이다. 지난 7월 말의 악몽이 다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감이 업계를 덮치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여전히 25% 고율 관세를 부담하고 있는 우리 자동차 업계는 대미 자동차 수출로 매일 수백억원 이상의 관세를 떠안고 있다. 경쟁국인 일본(9월)과 유럽(8월) 업체들이 15%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는 사이 몇 달째 불리한 경쟁을 하는 중이다.
현대자동차·기아를 비롯해 한국GM 등 국내 자동차 업계의 속은 타 들어가고 있다. 중소 부품사들은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어렵다.
지난 3분기 기준으로 현대차·기아가 부담하는 관세비용만 하루 평균 332억원에 이른다. 한국GM 등 다른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업계까지 다 합치면 국내 기업이 하루 평균 부담하는 관세 비용은 최소 4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한미 정부는 지난달 29일 경주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이른 시일 내 팩트시트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시 김용범 정책실장은 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팩트시트는 (관세 및) 안보와 합쳐 2∼3일가량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은 적어도 지난 주말까지는 팩트시트가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팩트시트는 발표되지 않았다. 국내 업계는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 25%를 여전히 부과받고 있다.
자동차 관세율 인하는 지난 7월 처음 합의 소식이 전해진 뒤 3개월 넘게 현실화 되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양치기 소년에 당하는 주민이 된 것 같다”고 피로감을 호소했다.
또 다른 자동차 업체 고위 임원은 “최근 미국에 있는 재고분에 25% 관세를 적용받았다. 관세 인하 시점만 기다리면서 재고 물량을 비축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비용도 비용이지만 내년도 사업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판”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올 3분기 관세 비용만 각각 1조8212억원, 1조2340억원을 물었다. 양사 총합은 3조552억원으로 한 달에 1조원 꼴이다.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달 들어 11일치만 따져도 3600여억원의 비용을 더 부과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관세 부담은 자동차 부품사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무관세가 유지됐던 작년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82억2200만달러(약 12조원)였다. 여기에 25%의 관세를 적용하면 연간 20억달러(3조원)가량의 숫자가 나온다.
발표가 늦더라도 이달 1일을 기준으로 소급 적용이 된다면 그나마 한시름 놓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측이 양해각서(MOU) 시점을 고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의 경우 지난 9월 4일 관세 인하에 합의했지만, 실제 발효는 연방관보 게재 이후인 9월 16일이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자동차 관세의 경우 법안이 제출되는 달의 1일로 소급 발효되도록 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소급 적용 날짜가 쟁점”이라며 “최소 11월 1일을 관철해야 하고, 만약 밀리면 우리 기업들에 수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 관세비용 3조원
7월부터 인하설에 피로 누적
“소급 날짜 밀리면 추가 손실”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5%를 낮추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이를 명문화 하는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JFS·공동 설명자료)가 2주 째 ‘깜깜 무소식’이다. 지난 7월 말의 악몽이 다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감이 업계를 덮치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여전히 25% 고율 관세를 부담하고 있는 우리 자동차 업계는 대미 자동차 수출로 매일 수백억원 이상의 관세를 떠안고 있다. 경쟁국인 일본(9월)과 유럽(8월) 업체들이 15%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는 사이 몇 달째 불리한 경쟁을 하는 중이다.
현대자동차·기아를 비롯해 한국GM 등 국내 자동차 업계의 속은 타 들어가고 있다. 중소 부품사들은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어렵다.
지난 3분기 기준으로 현대차·기아가 부담하는 관세비용만 하루 평균 332억원에 이른다. 한국GM 등 다른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업계까지 다 합치면 국내 기업이 하루 평균 부담하는 관세 비용은 최소 4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한미 정부는 지난달 29일 경주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이른 시일 내 팩트시트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시 김용범 정책실장은 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팩트시트는 (관세 및) 안보와 합쳐 2∼3일가량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은 적어도 지난 주말까지는 팩트시트가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팩트시트는 발표되지 않았다. 국내 업계는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 25%를 여전히 부과받고 있다.
자동차 관세율 인하는 지난 7월 처음 합의 소식이 전해진 뒤 3개월 넘게 현실화 되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양치기 소년에 당하는 주민이 된 것 같다”고 피로감을 호소했다.
또 다른 자동차 업체 고위 임원은 “최근 미국에 있는 재고분에 25% 관세를 적용받았다. 관세 인하 시점만 기다리면서 재고 물량을 비축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비용도 비용이지만 내년도 사업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판”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올 3분기 관세 비용만 각각 1조8212억원, 1조2340억원을 물었다. 양사 총합은 3조552억원으로 한 달에 1조원 꼴이다.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달 들어 11일치만 따져도 3600여억원의 비용을 더 부과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관세 부담은 자동차 부품사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무관세가 유지됐던 작년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82억2200만달러(약 12조원)였다. 여기에 25%의 관세를 적용하면 연간 20억달러(3조원)가량의 숫자가 나온다.
발표가 늦더라도 이달 1일을 기준으로 소급 적용이 된다면 그나마 한시름 놓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측이 양해각서(MOU) 시점을 고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의 경우 지난 9월 4일 관세 인하에 합의했지만, 실제 발효는 연방관보 게재 이후인 9월 16일이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자동차 관세의 경우 법안이 제출되는 달의 1일로 소급 발효되도록 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소급 적용 날짜가 쟁점”이라며 “최소 11월 1일을 관철해야 하고, 만약 밀리면 우리 기업들에 수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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