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가 다시 최고경영자(CEO) 선임 국면을 맞이한 가운데 거버넌스 향방을 추적합니다.
곽우영 KT 사외이사는 KT 최대주주인 현대자동차와 인연이 깊다. 곽 사외이사는 2023년6월 주주 추천을 받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KT는 어떤 주주의 추천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현대차에서 차량IT개발센터장(부사장)을 역임한 곽 사외이사의 이력 때문에 최대주주 측 인사라는 시선이 우세했다.
곽 사외이사가 속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연말까지 대표이사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한다. 현대차는 KT 최대주주가 된 뒤 줄곧 경영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런 상황에서 곽 사외이사의 역할은 현대차가 KT 거버넌스에 영향을 미치는 비공식 창구가 될 수 있다.
현대차, KT 경영 무관심 강조하며 사외이사 추천?
11일 기준 현대차는 KT 지분 8.0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대차가 4.86%, 특수관계인 현대모비스가 3.21%를 보유했다. KT 대표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주의 60% 이상 찬성을 얻어야 선임될 수 있다. 현대차가 경영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도 8%를 넘는 의결권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현대차는 국민연금 지분이 낮아지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구현모 전 KT 대표는 2022년9월 현대차와 자사주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KT와 현대차는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UMA), 커넥티드카 등 미래 통신 기술이 접목되는 모빌리티 기술 협력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당시만 해도 국민연금이 1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이후 국민연금은 투자 목적으로 KT 주식 일부를 매각했다. 현재 지분은 7.54%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2024년 최대주주에 오르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최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았다. 현대차는 추가 주식 매입 없이 비자발적으로 최대주주가 됐으며, 경영 참여 의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곽 사외이사를 추천하며 이사회를 통해 지배력을 확보할 여지를 남겼다.
ICT 전문성 내세운 곽우영
곽 사외이사는 KT 외에 또 다른 소속을 두지 않았다. 이전까지 그는 LG전자, 현대차,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거치며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뼈대가 굵은 인물이었다. 곽 사외이사는 LG전자에서 1981년 입사해 31년 동안 근무하며 모바일 사업에 기여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기 전 LG휴대폰 대표작인 '프라다폰'과 '초콜릿폰' 기술 개발 주역으로 이름을 알렸다.곽 사외이사는 2012년부터 3년 동안 현대차 차량IT개발센터장을 맡았다. 당시 현대차는 스마트카 중심으로 변하는 산업 패러다임에 맞춰 통신·소프트웨어 기술을 중요시했다. 이후 곽 사외이사는 KT 등 통신사의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차랑IT융합혁신센터 운영위원장을 역임했다.
KT는 "이사회에 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며 현대차의 곽 사외이사 추천, 곽 사외이사의 역할 등에 관해 말을 아꼈다. 곽 사외이사는 2023년6월 직무수행계획에 대해 "ICT 분야 전문가로서 KT의 지속적인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적 인사이트를 제시하며, 자율주행, 인공지능 분야를 집중 발굴 및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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