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펄스나인의 이터니티 멤버.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아바타 뒤에 사람 있어요”
기술과 감성이 결합된 ‘버추얼 아이돌’이 어느새 K-POP 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단발성으로 등장했다 사라졌던 ‘100% 3D 디지털 휴먼’과 달리, 3D·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실제 사람이 연기하는 버추얼 아이돌이 팬덤을 확보하며 성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AI테크테인먼트 기업 펄스나인은 11일 자사 버추얼 아이돌 그룹 이터니티(IITERNITI)가 오후 6시 첫번째 정규앨범 ‘HELLO WORLD’ 및 뮤직비디오를 발매한다고 밝혔다.
이터니티는 펄스나인의 자체 개발 생성형 AI 플랫폼 ‘딥리얼 AI’를 기반으로 제작된 AI 아이돌이다. 지난 2021년 3월 ‘아임리얼’(I’m real)로 데뷔했다.
데뷔 초에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 중심으로 활동했지만 딥리얼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이터니티의 활동 범위도 늘어났다. 그 결과 2023년에는 웹드라마 ‘안녕하쉐어’에 조연으로 출연했고, 홈쇼핑 쇼호스트로 활약하기도 했다. 올해 개최된 부산국제단편영화제에서는 홍보대사까지 맡았다. 이같은 활동에 힘입어 지난 9월 공개한 신곡 ‘밤에 선글라스를 써’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공개 일주일만에 100만뷰를 돌파했다.
| 펄스나인의 이터니티. [펄스나인 제공] |
금방 사라질 유행처럼 여겨졌던 이터니티가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가는 배경에는 버추얼 아이돌의 예상 밖 흥행이 자리잡고 있다. 100% 3D 모델링으로 제작되는 크래프톤의 AI 기반 디지털휴먼 애나, 위니 등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활동을 접은 것과 대조적으로, AI 얼굴 합성 영상 기술을 활용해 제작된 버추얼 아이돌은 최근 몇 년 새 K-POP 장르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업계에서는 그 이유가 첨단 기술에 인간미를 더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블래스트의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가 있다. 플레이브는 사람의 움직임, 표정 등을 ‘언리얼 엔진’에서 실시간으로 3D 캐릭터에 입히는 방식으로 구현한다. 따라서 ‘본체’, 이른바 연기자의 언행이 아바타의 매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플레이브 팬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AI 뒤에 사람 있어요’다. 100% 3D 그래픽으로 만든 디지털 휴먼과 달리, 화려한 그래픽과 본체의 말과 행동이 어우러지며 팬들도 아바타를 ‘한 사람의 아이돌’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플레이브[블래스트 제공] |
일각에서는 디지털 휴먼 대비 저렴한 제작 비용 덕분에 꾸준한 활동이 가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피부, 눈동자, 치아까지 초정밀 3D 모델링을 거쳐야 하는 디지털 휴먼의 경우 많은 자원을 투입해 오랜 시간 제작해야 한다. 하지만 AI 합성 기술 등은 일단 외형만 구축하면 모션캡처, 언리얼 엔진 등을 활용해 실시간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저가에 제작할 수 있다. 이에 팬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팬덤 구축이 가능해졌단 것이다.
한편 미국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버추얼 휴먼 시장 규모는 2023년 433억 달러(한화 63조4561억원)에서 2033년 1조8276억5000만 달러(2677조 5072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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