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3위 자리 놓고 치열한 다툼
지난 3일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석유전시회 및 컨퍼런스(ADIPEC)에서 참관객들이 '스타게이트 UAE' 데이터센터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석유의 대체재로 인공지능(AI) 산업을 택한 중동이 빠르게 AI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면서, 미국과 중국에 이은 AI 3강에 진입하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중동의 두 맹주인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컴퓨팅 능력은 새로운 석유’라는 인식 아래 AI를 국가 미래 산업으로 점찍었다. 막대한 자금과 저렴한 에너지 비용을 토대로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고, 이를 토대로 자신들만의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나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UAE에 152억달러를 투자해 200MW(메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MS의 투자는 엔비디아 칩을 UAE에 공급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MS는 바이든 정부 때 A100·H100 등 엔비디아 AI 가속기 2만1500개를 공급했는데, 트럼프 정부 들어서도 처음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출 허가를 받아 추가로 6만400개 분량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수출에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인 GB300도 공급된다.
UAE는 오픈AI와 오라클 등이 추진하는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도 참여한다. UAE에 들어서는 데이터센터는 26㎢ 규모, 약 5GW(기가와트)급으로 원전 5개 분량 전력이 소모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UAE에서 10년간 1조40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받고, 연 50만개 엔비디아 GPU 수출을 승인했다. 이 중 80%는 UAE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미국 기업에, 20%는 UAE AI 기업인 G42 등에 공급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AI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사우디는 국영 AI 기업인 ‘휴메인’을 지난 5월 세웠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직접 의장으로 취임했으며, 국부펀드(PIF)가 자금을 지원한다. 휴메인은 엔비디아, AMD, AWS 등 주요 AI 파트너와 협력해 2034년까지 전국에 최대 6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용량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달 말에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과 3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구축 계약을 발표했다. 외국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400억달러 펀드를 조성해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에 투자하고 있다.
중동 국가들은 자체 AI 모델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UAE는 이미 중국 알리바바의 오픈소스 모델인 큐원2.5를 기반으로 한 ‘K2 싱크’ 모델을 개발해 주목받았다. 매개변수가 오픈AI의 10분의 1도 안 되는데 비슷한 성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우디 역시 자체 AI 기반 운영 체제(OS)인 ‘휴메인 원’을 개발해 배포하고 있다.
그래픽=백형선·Midjourney
한국 정부와 기업은 최근 엔비디아에서 2030년까지 고성능 AI 칩 26만장 이상을 공급받기로 하면서, AI 3강에 올라설 밑거름을 확보했다. 한국은 반도체 분야 경쟁력과 함께, 자체 AI 연구·개발(R&D) 능력을 갖췄다. 제조업 전 분야에 AI를 적용한 AI 팩토리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AI 3대 강국을 노리는 한국 입장에서 중동의 압도적인 규모의 데이터센터 확충, AI 생태계 구축은 무시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 가지 변수는 AI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다. 미국 정계와 산업계에선 UAE를 통해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이 중국으로 우회 공급된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중동이 빅테크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미국 행정부의 수출 규제 기조와 지정학적 판단에 따라 첨단 AI 칩 조달이 제약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석유의 대체재로 인공지능(AI) 산업을 택한 중동이 빠르게 AI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면서, 미국과 중국에 이은 AI 3강에 진입하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중동의 두 맹주인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컴퓨팅 능력은 새로운 석유’라는 인식 아래 AI를 국가 미래 산업으로 점찍었다. 막대한 자금과 저렴한 에너지 비용을 토대로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고, 이를 토대로 자신들만의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나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UAE에 152억달러를 투자해 200MW(메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MS의 투자는 엔비디아 칩을 UAE에 공급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MS는 바이든 정부 때 A100·H100 등 엔비디아 AI 가속기 2만1500개를 공급했는데, 트럼프 정부 들어서도 처음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출 허가를 받아 추가로 6만400개 분량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수출에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인 GB300도 공급된다.
UAE는 오픈AI와 오라클 등이 추진하는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도 참여한다. UAE에 들어서는 데이터센터는 26㎢ 규모, 약 5GW(기가와트)급으로 원전 5개 분량 전력이 소모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UAE에서 10년간 1조40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받고, 연 50만개 엔비디아 GPU 수출을 승인했다. 이 중 80%는 UAE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미국 기업에, 20%는 UAE AI 기업인 G42 등에 공급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AI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사우디는 국영 AI 기업인 ‘휴메인’을 지난 5월 세웠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직접 의장으로 취임했으며, 국부펀드(PIF)가 자금을 지원한다. 휴메인은 엔비디아, AMD, AWS 등 주요 AI 파트너와 협력해 2034년까지 전국에 최대 6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용량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달 말에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과 3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구축 계약을 발표했다. 외국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400억달러 펀드를 조성해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에 투자하고 있다.
중동 국가들은 자체 AI 모델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UAE는 이미 중국 알리바바의 오픈소스 모델인 큐원2.5를 기반으로 한 ‘K2 싱크’ 모델을 개발해 주목받았다. 매개변수가 오픈AI의 10분의 1도 안 되는데 비슷한 성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우디 역시 자체 AI 기반 운영 체제(OS)인 ‘휴메인 원’을 개발해 배포하고 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은 최근 엔비디아에서 2030년까지 고성능 AI 칩 26만장 이상을 공급받기로 하면서, AI 3강에 올라설 밑거름을 확보했다. 한국은 반도체 분야 경쟁력과 함께, 자체 AI 연구·개발(R&D) 능력을 갖췄다. 제조업 전 분야에 AI를 적용한 AI 팩토리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AI 3대 강국을 노리는 한국 입장에서 중동의 압도적인 규모의 데이터센터 확충, AI 생태계 구축은 무시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 가지 변수는 AI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다. 미국 정계와 산업계에선 UAE를 통해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이 중국으로 우회 공급된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중동이 빅테크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미국 행정부의 수출 규제 기조와 지정학적 판단에 따라 첨단 AI 칩 조달이 제약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