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SI20240930_0001665568_web_20240930141232_20251112065315879.jpg?type=w800

국내 불법복제물 5명 중 1명 이용…누누티비로 합법 시장 5조 피해
해외 서버 기반 사이트로 단속 회피…국가간 협력 필요성 제기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넷플릭스, 디즈니+, 티빙 등 여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구독하려면 몇 만원 이상을 매달 내야 한다. 원하는 콘텐츠가 플랫폼마다 흩어져 있어 여러 개를 동시에 결제해야 한다.

이 틈을 타 불법 스트리밍 서비스가 저작권 산업에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경우 ‘누누티비’ 사태 이후에도 불법 시청 행태가 한층 지능화되면서 합법 시장 전체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한국저작권위원회 정보기술팀 박동현 연구원이 발표한 ‘온라인 불법 스트리밍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온라인 불법복제물 이용 경로 중 78%가 스트리밍 방식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2020년 1300억회였던 불법복제물 게시 사이트 방문 횟수는 2023년 2294억회로 76% 급증했다. 2024년에는 단속 강화와 OTT 시장 성장의 영향으로 2163억회로 5.7% 감소했지만, 여전히 2000억회를 넘는 규모로 저작권 산업 전반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 상황도 심각하다. 한국저작권보호원 조사 기준 2024년 국내 불법복제물 이용률은 19.1%로 완만한 감소세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국내 불법 시청 경로 역시 다운로드 중심에서 SNS·동영상 플랫폼·커뮤니티 등 스트리밍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인 ‘누누티비’는 2021년 6월 개설돼 2023년 4월 폐쇄되기 전까지 누적 접속자 8348만명, 추정 피해액 5조원을 기록했다. 2023년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000만 명 이상으로, 당시 넷플릭스(500만 명), 웨이브·티빙(300만 명대)의 국내 유료 가입자보다 많은 수준이었다.

이로 인해 추산된 저작권 피해 규모는 약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방송, 종편,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OTT의 콘텐츠를 불법 복제해 무료로 제공하며, 도박·게임 등 불법 광고로 수익을 냈다.

폐쇄 이후에는 누누티비 시즌2가 등장, 1900만명이 접속했다. 최근엔 텔레그램을 통한 ‘K드라마’, ‘K무비’ 채널이 제2의 불법 유통 창구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맞서 등장한 탐지 기술로는 ▲포렌식 워터마킹(유출 경로 추적) ▲콘텐츠 핑거프린팅(원본 식별) ▲웹 크롤링(의심 링크 자동 수집) ▲AI 실시간 모니터링(이상 트래픽 조기 탐지) ▲콘텐츠 전송망 리칭 차단(무단 링크 재사용 방지) 등이 사용되고 있다.

보고서는 불법 스트리밍 방식이 기술적으로도 고도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불법 사이트들은 해외 서버와 콘텐츠 전송망을 이용해 추적을 회피하고, 주기적 도메인 변경·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우회한 접속으로 단속을 피한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연구원은 "해외 서버 기반 불법복제물 게시 사이트를 단속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협력이 필수"라며 "신기술 발전을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국제 저작권 보호 협정 체결 등 법적 기준 마련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