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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 없이 12분만에 종료…역대 최대규모 재산분할
재산 기여도와 가치 평가방식 의견 엇갈려
지난 21일 중국 시안시 취장신구 국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WCG 2019 Xi'an 폐막식에서 권혁빈 WCG 조직위원장이 폐막식을 바라보고 있다. (WCG 2019 제공) 2019.7.22/뉴스1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최대 8조 원대에 달하는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의 재산분할 이혼 소송이 시작됐다. 양측은 재산 형성 기여도와 평가 방식 등을 주요 쟁점으로 삼고 공방을 이어갈 예정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부장판사 정동혁)는 아내 이 모 씨가 권 CVO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이날 오후 열었다. 재판은 당사자 없이 약 12분 만인 오후 5시 15분쯤 종료됐다.

이 씨는 2022년 11월 권 CVO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고, 2023년 열린 첫 변론준비기일에서 권 CVO에게 재산 절반을 분할해달라고 요구했다. 20년간의 결혼 생활로 권 CVO의 재산 형성에 기여했다는 게 주요 근거다.

이날 변론기일에서는 향후 법정에서 다툴 주요 쟁점들이 정리됐다. 구체적인 논의 내용과 관련해서는 양측 모두 말을 아꼈다.

이 씨 측은 권 CVO의 재산 형성과 스마일게이트 그룹 경영과 투자에 관여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 씨는 2002년 7월 4일부터 11월 14일까지 스마일게이트 대표로 등기됐고, 2005년 3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는 스마일게이트 이사직에 이름을 올렸다.

이 씨 측 대리인은 "실제로 대표이사 자리에도 있었고 투자에도 관여했다"며 "등기부에 다 나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다만 권 CVO 측은 이 씨가 경영에 실질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매출 규모를 조 단위로 키운 온라인 슈팅 게임 '크로스파이어' 개발 관여 여부와 관련해서는 이 씨 측이 말끝을 흐렸다. 크로스파이어는 2004년 개발에 착수해 2006년 출시된 후 중국에서 흥행에 성공했는데, 출시 시점으로만 보면 이 씨가 경영에 관여했던 시기를 비껴갔다.

이 씨 측 대리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크로스파이어 개발 기여도와 관련해서는) 지금 입장을 밝힐 상황이 아니다"며 "법원에서도 아직 거기까지는 다툼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재산 분할 가액 산정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이 씨 측은 감정 결과에 따라 권 CVO의 재산을 8조 원대로 추정하지만, 권 CVO 측은 절반 수준인 4조 원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액 산정은 양측이 합의한 2023년 말을 기준으로 한다.

이 씨 측 대리인은 "(권 CVO 측이) 계열사인 스마일게이트RPG 상장도 좌절시켰지 않냐"며 "상장 전에는 기업 가격을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일부러 상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예측한다"고 주장했다.

권 CVO 측 대리인들은 이날 법정에 출석했지만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음 변론기일은 내년 1월 28일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법원은 앞서 이 씨가 권 CVO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권 CVO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주식 등은 이혼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동결된다.

법원이 평가한 권 CVO의 자산은 최대 8조 160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혼 소송을 통해 재산이 절반으로 분할될 경우 국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