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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돕는 AI솔루션 확산
이력서 분석·면접 질문 생성
LG CNS, 상반기 채용에 적용
서류 검토하는 시간 38% 단축
SK AX, 지원자 답변 AI 분석
의사 표현·상황대처 능력 평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인사팀에서 근무하는 김지원 씨는 최근 신입 채용 업무를 진행하면서 생성형 인공지능(AI)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지원자들이 제출한 수많은 자기소개서와 직무기술서를 AI가 확인한 뒤 지원자의 핵심 역량과 키워드, 주요 이력을 정리해줬기 때문이다. AI가 전달한 자료를 참고해 면접 대상자를 선정하면서 김씨가 직접 서류를 살펴보는 시간이 대폭 줄어들었다. 이후 면접에서도 AI가 만든 지원자별 맞춤 질문을 활용할 수 있었다.

이처럼 인사팀의 서류 검토를 돕고 기업에 맞는 최적의 인재를 찾아주는 AI 솔루션이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단순히 이력서를 요약하는 것을 넘어 회사에 재직 중인 우수 인재와 지원자 간 역량 유사도까지 분석해 어떠한 지원자가 회사에 잘 맞는지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올해 상반기 신입·경력 채용부터 채용 에이전틱 AI 서비스를 시범 적용해 채용 과정에 활용하고 있다.

해당 AI는 채용 담당자와 실무 리더들이 이력서 검토에 투입하는 시간과 부담을 줄이면서도 적합한 인재를 찾기 위해 개발됐다. 지원자 채용 전형의 시작인 서류 접수부터 면접과 직무 배치까지 전 과정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선 LG CNS가 도입한 AI는 지원자의 이력서부터 자기소개서, 경력 기술서, 인·적성검사 결과를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핵심을 요약한다. 면접 단계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맞춤 질문을 생성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직무기술서에 ‘메디컬 AI 진단 플랫폼 연구 개발 참여’와 같은 내용이 있을 경우 해당 연구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 지표와 기여도를 확인해야 한다는 질문 가이드를 면접관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LG CNS 사옥 전경. [LG CNS]윤재연 LG CNS 신입채용팀장은 “내부에 적용한 결과 채용 서류 검토 시간이 약 38%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LG CNS는 지난달 26일 미국에서 열린 산업공학 분야 글로벌 최대 학회인 ‘2025 인폼스 연례 학회’에서 관련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SK AX(옛 SK C&C)도 SK텔레콤과 함께 개발한 채용 특화 AI인 ‘에이닷 비즈 HR’을 올해 1월 저연차 경력직 채용 과정에 전면 도입했다.

지원서 검토와 평가부터 AI 역량 검사, 맞춤형 질의 생성 등을 통해 채용 과정을 효율화한 것이 특징이다. SK AX는 당시 서류 접수 마감 후 이틀 만에 서류 합격자 발표를 진행하는 등 전형 기간을 대폭 단축했다.

또한 면접 중에는 지원자의 답변을 음성과 영상으로 분석해 의사 표현 능력, 상황 대처 능력과 같은 소프트 스킬을 평가하는 데에도 AI를 활용했다.

채용 트렌드가 경력 사원 중심의 수시채용으로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 입장에서는 채용에 투입되는 자원을 절약하면서도 채용 리스크를 줄이고 최적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AI 서비스를 활용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한국경제인협회가 국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채용에 AI를 활용하고 있거나 활용을 고려하는 기업은 지난해 상반기 40.7%로 전년(25.4%)보다 크게 늘었다. 한경협은 이에 대해 “고도화된 기술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원자의 직무적합도를 객관적이고 심층적으로 분석해 인재 선발의 공정성과 효과성을 제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바 있다.

기업의 니즈에 맞춰 채용 플랫폼도 AI를 활용한 인재 탐색 기능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원티드랩은 지난달 AI 채용 에이전트를 출시하면서 기업들이 다양한 필터 설정 없이 이제는 자연어로 질문해 한 번에 조건들에 맞는 지원자를 골라낼 수 있도록 했다. 검색 외에도 AI가 후보자의 역량과 경험을 분석해 추론한 뒤 추천 사유와 함께 인재를 먼저 제시하는 기능도 갖췄다.

잡코리아는 자체 솔루션 브랜드 ‘룹’을 통해 지원자 이력서 요약, 인재 추천 사유 분석 등의 기능을 구인하고 있는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한편 지원자 개인정보 검토에 AI가 활용되는 만큼 기업 차원에서는 안전한 AI 활용 필요성도 커지는 추세다.

특히 채용 분야에 적용되는 AI는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AI 기본법에서는 고영향 AI로 분류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채용 AI를 활용하는 기업들은 이를 이용자에 고지해야 하며 사용하는 AI 관련 위험 관리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