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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창업회장 기린 승지원서 3대3 회동
3월 中 BYD·샤오미 이어 벤츠와도 동맹 확대
‘미래 먹거리’ 전장 파트너십 강화 의지 담겨
배터리·차량용 콕핏·인포테인먼트 공급 기대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승지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만찬 참석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박지영 기자


[헤럴드경제=김현일·박지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3일 한국을 찾은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승지원으로 초대해 만찬을 겸한 회동을 가졌다.

승지원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1987년 아버지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의 거처를 물려받아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개조한 곳이다. 승지원이라는 이름에는 창업회장의 뜻을 이어받는다는 뜻이 담겼다.

이재용 회장은 그동안 한국을 찾은 중요 사업 파트너들을 만날 때마다 승지원을 만찬 장소로 택해 왔다.

지난 2019년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승지원으로 초대했고, 지난해 2월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부부와 승지원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등 굵직한 만남과 결정들이 승지원에서 이뤄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2년 9월 하만 멕시코 공장을 찾아 사업장을 점검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전장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이재용 회장은 이날 2년 만에 방한한 칼레니우스 회장과의 만찬 장소로 역시 승지원을 택해 벤츠와의 파트너십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6시 50분 차량에 탑승한 채 승지원으로 먼저 들어가 칼레니우스 회장을 기다렸다. 뒤이어 7시 17분 칼레니우스 회장 일행을 태운 검은색 벤츠 승합차가 안으로 들어가면서 만찬이 시작됐다.

메르세데스-벤츠 측에서는 칼레니우스 회장을 비롯해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CEO, 칼레니우스 회장의 비서실장인 이다 볼프 기업본부 총괄이 테이블에 앉았다.

이 회장은 이날 만찬에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하는 삼성SDI의 최주선 사장과 오디오·전장 자회사 하만의 크리스천 소봇카 최고경영자(CEO)를 대동했다. 하만은 2016년 이 회장 주도 하에 인수합병(M&A)한 회사로, 현재 삼성의 전장사업 최전선에 서 있다.

삼성전자와 하만이 올 1월 CES 2025 전시장에서 선보인 차량용 신제품과 솔루션을 관람객들이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번 벤츠와의 만찬 회동은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와 더불어 하만의 ▷차량용 멀티 디스플레이 ‘디지털 콕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카오디오 ▷센서나 카메라로 자동 안전운전을 지원하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차량과 사물간 통신으로 운전자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텔레매틱스 등의 공급 논의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삼성SDI가 이번 회동을 계기로 벤츠와 차세대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할 경우 독일의 3대 프리미엄 완성차인 ▷벤츠 ▷BMW ▷아우디를 모두 고객사로 확보하게 된다. 하만은 벤츠의 고급 전기차 EQS 모델에 탑재된 디지털 콕핏 시스템(MBUX)을 공급하고 있다.

앞서 이 회장은 아날로그 방식이었던 자동차 계기판과 오디오 장치 등이 디지털 방식으로 바뀌면서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자장치 부품, 즉 전장부품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아 육성에 주력해왔다.

올 3월에도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샤오미 전기차 공장을 찾아 레이쥔 샤오미 회장과 회동을 가졌고, 남부 광둥성 선전에 있는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 본사도 방문하며 삼성전자가 공들이고 있는 전장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