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퍼플렉 "AI 비서=도구, 개인의 도구 사용 막을 권리 없어"
AI 에이전트 활동 범위 두고 빅테크vs스타트업 '생존게임'
FILE PHOTO: Illustration shows Perplexity AI logo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아마존이 검색증강생성(RAG)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를 상대로 법적 압박에 나서며 AI 에이전트가 대신 상품을 구매하는 미래 e커머스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했다.
표면적으론 '컴퓨터 사기죄' 명목의 법적 분쟁이지만, 이면엔 AI 비서가 쇼핑을 대행할 때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를 두고 기존 빅테크와 혁신 스타트업 간 생존을 건 '헤게모니' 전쟁이라는 분석이다.
14일 IT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퍼플렉시티 AI를 상대로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소송을 제기했다. 퍼플렉시티의 AI 브라우저 '코멧' 내 AI 에이전트가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크롬 브라우저 이용자로 위장해 자사 플랫폼에 접근했다는 이유에서다.
아마존은 코멧 AI 에이전트의 상품 구매 기능이 '컴퓨터 사기 및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말 아마존은 퍼플렉시티에 서비스 중단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 ⓒ AFP=뉴스1
퍼플렉시티는 자사 블로그에 '괴롭힘은 혁신이 아니다'(Bullying is Not Innovation)라는 글을 게재하며 "AI 에이전트는 이용자를 대리해 행동하는 손에 있는 렌치 같은 도구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는 "대기업이 자신의 이익을 지키려고 개인의 도구 사용을 막을 권리는 없다"며 "아마존이 자사 AI 에이전트만 허용하는 건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혁신을 억누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아마존은 자체 AI 쇼핑 기능 '바이 포 미'(Buy For Me)를 올해 4월부터 테스트하고 있다. 바이 포미는 아마존 쇼핑 앱 등이 직접 판매하지 않는 제품을 타사 브랜드 웹사이트에서 대신 구매해 주는 AI 에이전트 기능이다. '루퍼스'(Rufus)도 '상품 추천' '상품 비교' '제품 검색' 등을 지원한다.
스리니바스는 "아마존이 더 작은 경쟁자를 괴롭히고 있고 혁신적인 기업들이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을 막으려는 위협 전술을 펼치고 있다"며 "자사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수억 달러 규모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계약을 맺은 대형 고객사로 이같은 고객사에 법적 압박을 취하는 건 이율배반적"이라고 언급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US-ECONOMY-BUSINESS-FORUM ⓒ AFP=뉴스1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퍼플렉시티 AI 초기 투자자다. 베이조스는 지난해 1월 퍼플렉시티 시리즈 B 펀딩 라운드 'Bezos Expeditions Fund'에도 참여했다.
다만 아마존 입장에서 외부 AI 에이전트의 자동 쇼핑을 내버려두면 자사 광고 사업 핵심인 스폰서 광고 사업이 타격을 입는 구조이기 때문에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AI 에이전트의 자동 상품 구매가 활성화되면 광고주들은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하는 스폰서 광고 등에 비용을 지출할 필요가 약해진다.
전문가들은 이번 법적 충돌이 AI 에이전트 활동 범위를 규정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현행법은 사람이 직접 구매하는 것을 전제로 제정돼 AI 에이전트의 활동 범위에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퍼플렉시티뿐 아닌 오픈AI·마이크로스프트(MS) 등도 AI 에이전트를 탑재한 브라우저를 앞다퉈 개발·출시하고, AI 기반 개인 맞춤형 쇼핑 시장에도 뛰어들고 있다.
타사 플랫폼·브라우저 위에선 자신의 AI 에이전트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을 수 있고 이를 협의한다고 해도 기존 기업이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업계 관계자는 "AI 비서가 상품을 구매할 때 어느 기업이 통제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시작됐다"며 "AI 에이전트가 자신의 신원을 공개하고 플랫폼 기업의 명시적 허가를 받는 방향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 AI 에이전트
AI 에이전트는 환경과 상호작용하고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후 사전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고자 필요한 작업을 스스로 결정하고 수행하는 자율 지능형 시스템이다.
■ RAG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검색증강생성)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의 텍스트 생성 능력에 검색한 실시간 정보를 결합해 더 정확하고 최신의 답변을 생성하는 기술이다.
■ 헤게모니
헤게모니(hegemony)는 특정 집단·기업·국가가 시장이나 사회 등서 다른 경쟁자들보다 주도권·영향력·패권을 가지고 전체 질서나 흐름을 주도하는 권력 구조를 의미한다. 단순히 힘으로 압도하는 지배가 아닌 사회적 합의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영향력까지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AI 에이전트 활동 범위 두고 빅테크vs스타트업 '생존게임'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아마존이 검색증강생성(RAG)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를 상대로 법적 압박에 나서며 AI 에이전트가 대신 상품을 구매하는 미래 e커머스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했다.
표면적으론 '컴퓨터 사기죄' 명목의 법적 분쟁이지만, 이면엔 AI 비서가 쇼핑을 대행할 때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를 두고 기존 빅테크와 혁신 스타트업 간 생존을 건 '헤게모니' 전쟁이라는 분석이다.
14일 IT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최근 퍼플렉시티 AI를 상대로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소송을 제기했다. 퍼플렉시티의 AI 브라우저 '코멧' 내 AI 에이전트가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크롬 브라우저 이용자로 위장해 자사 플랫폼에 접근했다는 이유에서다.
아마존은 코멧 AI 에이전트의 상품 구매 기능이 '컴퓨터 사기 및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말 아마존은 퍼플렉시티에 서비스 중단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퍼플렉시티는 자사 블로그에 '괴롭힘은 혁신이 아니다'(Bullying is Not Innovation)라는 글을 게재하며 "AI 에이전트는 이용자를 대리해 행동하는 손에 있는 렌치 같은 도구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는 "대기업이 자신의 이익을 지키려고 개인의 도구 사용을 막을 권리는 없다"며 "아마존이 자사 AI 에이전트만 허용하는 건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혁신을 억누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아마존은 자체 AI 쇼핑 기능 '바이 포 미'(Buy For Me)를 올해 4월부터 테스트하고 있다. 바이 포미는 아마존 쇼핑 앱 등이 직접 판매하지 않는 제품을 타사 브랜드 웹사이트에서 대신 구매해 주는 AI 에이전트 기능이다. '루퍼스'(Rufus)도 '상품 추천' '상품 비교' '제품 검색' 등을 지원한다.
스리니바스는 "아마존이 더 작은 경쟁자를 괴롭히고 있고 혁신적인 기업들이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을 막으려는 위협 전술을 펼치고 있다"며 "자사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수억 달러 규모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계약을 맺은 대형 고객사로 이같은 고객사에 법적 압박을 취하는 건 이율배반적"이라고 언급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퍼플렉시티 AI 초기 투자자다. 베이조스는 지난해 1월 퍼플렉시티 시리즈 B 펀딩 라운드 'Bezos Expeditions Fund'에도 참여했다.
다만 아마존 입장에서 외부 AI 에이전트의 자동 쇼핑을 내버려두면 자사 광고 사업 핵심인 스폰서 광고 사업이 타격을 입는 구조이기 때문에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AI 에이전트의 자동 상품 구매가 활성화되면 광고주들은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하는 스폰서 광고 등에 비용을 지출할 필요가 약해진다.
전문가들은 이번 법적 충돌이 AI 에이전트 활동 범위를 규정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현행법은 사람이 직접 구매하는 것을 전제로 제정돼 AI 에이전트의 활동 범위에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퍼플렉시티뿐 아닌 오픈AI·마이크로스프트(MS) 등도 AI 에이전트를 탑재한 브라우저를 앞다퉈 개발·출시하고, AI 기반 개인 맞춤형 쇼핑 시장에도 뛰어들고 있다.
타사 플랫폼·브라우저 위에선 자신의 AI 에이전트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을 수 있고 이를 협의한다고 해도 기존 기업이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업계 관계자는 "AI 비서가 상품을 구매할 때 어느 기업이 통제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시작됐다"며 "AI 에이전트가 자신의 신원을 공개하고 플랫폼 기업의 명시적 허가를 받는 방향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 AI 에이전트
AI 에이전트는 환경과 상호작용하고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후 사전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고자 필요한 작업을 스스로 결정하고 수행하는 자율 지능형 시스템이다.
■ RAG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검색증강생성)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의 텍스트 생성 능력에 검색한 실시간 정보를 결합해 더 정확하고 최신의 답변을 생성하는 기술이다.
■ 헤게모니
헤게모니(hegemony)는 특정 집단·기업·국가가 시장이나 사회 등서 다른 경쟁자들보다 주도권·영향력·패권을 가지고 전체 질서나 흐름을 주도하는 권력 구조를 의미한다. 단순히 힘으로 압도하는 지배가 아닌 사회적 합의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영향력까지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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