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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 판매 전략 통한 듯
실용성보다 희소성과 디자인에 무게
애플이 일본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와 손잡고 선보인 한정판 스마트폰 파우치 '아이폰 포켓(iPhone Pocket)'이 출시 직후 전 세계적으로 품절 사태를 빚었다.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모든 색상과 사이즈가 주문 불가로 표시됐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극소량만 판매되며 희소성이 크게 부각됐다.

애플이 일본 디자이너 브랜드 이세이 미야케와 협업해 선보인 ‘아이폰 포켓’. 애플 홈페이지

이번 제품은 3D 니팅 기술을 활용한 천 소재 파우치로, 짧은 스트랩과 긴 스트랩 두 가지 버전으로 나왔다. 쇼트 스트랩은 150달러, 롱 스트랩은 230달러 수준으로 국내 환율 기준 약 22만 원, 33만 원에 책정됐다. 애플 측은 "아이폰과 소형 소지품을 담을 수 있는 슬링 형태의 웨어러블 액세서리"라고 소개하며, 사용 시 외형이 변형될 수 있다는 점도 안내했다.

애플은 전 세계 10개 매장에서만 한정 판매를 진행했으며, 미국에서는 뉴욕 소호점이 유일한 오프라인 판매처였다. 이처럼 공급이 제한되자, 출시 직후 온라인 스토어는 전면 품절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구매 페이지가 갑작스럽게 닫히는 사례도 발생했다.

제품 공개 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가격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일부 이용자들은 "단순한 천 파우치에 33만 원이라니 과도하다",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반면 다른 이용자들은 "디자이너 협업의 한정판 컬렉션"이라며 디자인 가치를 인정하고 구매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모니터 스탠드. 애플 홈페이지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완판 현상을 애플의 고가 액세서리 전략의 연장선으로 분석했다. 애플은 과거에도 19달러짜리 폴리싱 클로스, 999달러짜리 모니터 스탠드, 350달러짜리 키보드 등 '프리미엄 액세서리'를 선보이며 논란 속에서도 일정 판매량을 유지한 바 있다. 이번 아이폰 포켓도 이러한 전략이 성공적으로 적용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52만원에 달하는 키보드. 애플 홈페이지

SNS 컨설턴트 매트 나바라는 "아이폰 포켓은 기능보다는 형태와 브랜드 가치, 한정성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라며, "일부 소비자에게는 애플의 브랜드 충성도를 시험하는 가격 정책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BBC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