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 제프 윌리엄스가 14일(현지시간)부로 공식 은퇴했다. 지난해 7월 은퇴 계획을 밝힌 이후 디자인 조직과 일부 운영총괄을 남겨두고 회사를 도왔지만, 이날을 끝으로 애플에서 마지막 출근을 마쳤다는 소식이 확인됐다.
이번 은퇴는 단순한 세대교체가 아니라 애플 내부 리더십 구도를 뒤흔드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업계에서 윌리엄스는 오랫동안 팀 쿡의 뒤를 이을 ‘차기 CEO 1순위’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윌리엄스는 1998년 애플에 합류해 글로벌 조달과 공급망을 재편했고, 2010년부터는 전사 운영을 총괄해 팀 쿡 체제의 핵심 설계자로 자리 잡았다. 애플워치를 기획·출시했고, 헬스 전략과 디자인 조직도 오랫동안 그의 지휘 아래 있었다. 팀 쿡이 “애플이 지금의 애플일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할 정도로 내부 영향력이 컸던 만큼, 그의 은퇴는 차기 경영 체제와 직결되는 변화로 해석된다.
운영 총괄은 이미 사비흐 칸(Sabih Khan) 부사장에게 넘겨졌고, 헬스·피트니스 부문은 에디 큐(Eddy Cue), 워치OS는 크레이그 페더리기(Craig Federighi), 애플워치 하드웨어는 존 터너스(John Ternus)에게 분산됐다.
이 변화는 단순한 업무 조정이 아니라 차기 CEO 후보군 재정비와 깊게 맞물린다. 내부에서는 존 터너스가 가장 앞서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고, 크레이그 페더리기와 그렉 조즈위악(Greg Joswiak)도 유력 후보로 꼽힌다. 윌리엄스가 빠지면서 승계 구도가 사실상 3파전으로 재편된 셈이다.
팀 쿡 CEO은 앞서 2021년 “10년 안에는 애플을 떠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 이번 인사는 향후 은퇴 로드맵과도 닿아 있다. 윌리엄스가 물러난 자리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채우느냐에 따라 ‘포스트 팀 쿡’시대의 애플이 어떤 모습으로 재편될지가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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