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YH2025102913940006100_P4_20251116060511543.jpg?type=w800

3분기 말 현금·현금성자산 28조원 육박…작년보다 17조원 많아

HBM 등 AI 메모리 호황에 순현금 전환…엔비디아발 매출 견조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고대역폭 메모리(HBM) 사업을 중심으로 한 폭발적 실적 성장에 힘입어 재무 건전성을 대폭 개선했다.

1년 만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7조원가량 늘며 차입금을 앞질렀고, 회사 전체 매출 가운데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70%를 돌파했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16일 SK하이닉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SK하이닉스의 차입금은 24조7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조8천448억원)과 비교해 차입금 규모는 2조2천339억원이나 늘었다.

올해 상반기(21조8천410억원) 대비로도 2조원 이상 증가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2023년(29조4천686억원) 이후 차입금을 지속적으로 줄여오고 있었는데, 올해 3분기 들어 늘어난 것은 설비투자, 대환(리파이낸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빠르게 늘어 차입금 규모를 넘어섰다.

2019년 2분기 순부채 상태로 접어든 이후 처음이다.

올해 3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7조8천544억원으로 1년 전(10조8천579억원) 비교하면 17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이번 3분기 말 차입금보다는 3조7천억원가량 많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월 말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좋아지면서 당사의 재무 건전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3분기에는 2분기 매출 증가에 따른 채권 회수액이 증가함에 따라 순현금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대폭 늘릴 수 있었던 데는 HBM을 필두로 한 호실적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3분기에도 인공지능(AI) 메모리 판매 확대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며 "이에 힘입어 차입금보다 현금성 자산이 더 많아지는 등 현금 흐름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매출은 64조3천200억원, 영업이익은 28조367억원을 기록했다. HBM은 전체 D램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혁신의 아이콘' SK하이닉스, HBM4 실물 공개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에 마련된 SK하이닉스 부스에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 실물이 전시돼있다. 2025.10.22 hwayoung7@yna.co.kr


무엇보다 엔비디아, AMD, 구글, 메타 등 주요 빅테크들이 몰려있는 미국에서 견조한 실적을 낸 영향이 컸다.

지역별 매출로 놓고 봐도 미국 사업의 성장세가 압도적이다.

올해 3분기 미국 판매법인을 포함한 미국(미국 고객)에서 발생한 매출은 17조3천457억원으로, 3분기 전체 매출(약 24조4천억원)의 70.9%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69.8%) 이후 1분기 만에 70%를 돌파한 것이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SK하이닉스 전체 매출 중 미국 비중이 39∼53% 정도였던 점을 고려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또 3분기까지 누적 미국 매출은 45조원을 넘어섰다. 작년 같은 기간 매출(27조3천59억원)보다 17조8천억원 이상 늘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성장에 따라 빅테크 고객들이 모여 있는 미국 매출 비중이 대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까지 'AI 큰손' 엔비디아에 17조3천551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같은 기간 회사 전체 매출(64조3천200억원)의 27%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서 현재 시장 주류인 HBM3E(5세대) 물량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으며, HBM4(6세대)의 공급도 앞두고 있다.

burn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