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탑재 위성 오로라 관측 위해 태양빛 간섭 피할 최적 시간 설정
한화에어로, 발사체 제작 전 과정 첫 주관…민간 주도 체계 전환
큐브위성 12기도 동행…단백질 결정·위성폐기·GPS 대체 기술 실험
전라남도 고흥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 위성시험동에서 누리호 3단에 페어링 장착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오는 27일 새벽 1시 4분. 대부분이 잠든 시각, 누리호 4호기가 우주를 향해 날아오른다. "왜 한밤중에 발사하느냐"고 묻지만, 이는 중요 손님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차중3호)에 있다.
차중3호가 빛이 거의 없는 시간에 우주로 올라가야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지난 14일 누리호 4차 발사 브리핑을 갖고 이번 발사의 의미와 탑재 위성에 대해 소개했다.
차중 3호는 국내 기술로 제작된 과학임무 위성이다. 고도 600km에서 지구 자기권 플라즈마 측정, 오로라와 대기광 관측을 통한 지구 에너지 유입량 예측, 자기장 변동 추적 등이다.
태양 폭발로 인한 입자 폭풍은 GPS 신호나 전력망을 교란시킬 수 있다. 차중 3호는 이런 현상을 조기에 감지하고 대비하는 것이 목적이다.
새벽 발사의 핵심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차중 3호가 관측하는 오로라와 대기광은 매우 희미한 빛이다. 태양빛이 강한 시간대에는 제대로 된 관측이 불가능하다.
차중 3호는 위성이 적도를 지날 때마다 현지 시각이 항상 오후 12시 30~50분이 되는 태양동기궤도에 진입한다. 이 궤도는 위성이 항상 같은 태양 조건에서 지구를 관측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일정한 관측이 가능하고 오로라처럼 조명 조건이 민감한 임무에 유리하다.
문제는 이 궤도에 진입하려면 발사 장소와 시간이 정확히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지구는 24시간에 한 바퀴 자전한다.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했을 때 위성이 정확한 궤도에 안착할 수 있는 순간은 하루 중 단 한 번 뿐이다.
항우연은 위성이 목표 시간대에 적도를 통과하도록 발사부터 위성 분리까지의 시간을 역산해 발사 시각을 계산했다. 그 결과가 새벽 1시 4분(±10분)이다. 이 시간을 놓치면 다음 기회는 24시간 뒤다.
이번 4차 발사는 우리나라가 수행하는 발사 가운데 처음으로 새벽 시간대에 이뤄지는 야간 발사다. 항우연은 야간 발사를 위해 발사체 점검 및 야간 운용 훈련을 완료했다. 위성 연료 충전 설비부터 통신, 안전 시스템까지 모든 절차가 새벽 발사 환경에 맞춰 조정됐다.
발사 시간 결정에는 기상 조건, 로켓 성능, 다른 위성과의 충돌 가능성, 외국 영공 통과 제한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됐다.
전라남도 고흥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 위성시험동에서 연구원들이 누리호 3단에 장착된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 사출관 최종 점검 작업을 수행하고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누리호 4차 발사는 체계종합기업이 발사체 제작 전 과정을 주관했다는 점에서 3차와 다르다.
4차 발사에서는 민간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기술이전을 통해 발사체 제작을 주관하고, 항우연은 이를 인수해 발사운용을 수행한다. 누리호 4호기는 체계종합기업이 구성품 참여업체 관리부터 단 조립 및 전기체 조립까지의 제작 전 과정을 주관한 첫 번째 발사체다.
항우연은 4차 발사의 발사운용을 주관하고 체계종합기업은 참여하는 형태로 이뤄지며, 이후 발사에서는 체계종합기업의 참여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기술적으로는 3차 발사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탑재 위성 수가 늘면서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3차 당시에는 8기의 위성을 실었다면 4차에서는 13기를 싣는다. 이에 무게가 약 500kg이었던 위성 무게는 이번에 약 960kg으로 거의 두 배가 됐다. 차중 3호만 516kg에 달한다.
박종찬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누리호 4차 발사는 한국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 사후기 제작을 주관하고, 항우연이 발사 운영을 주관하지만 한국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 운영에도 참여하는 민관이 함께 준비하는 첫 번째 발사"라며 "뉴스페이스 시대에 우리 우주기업의 기술력과 산업 역량이 본격적으로 도약하는 출발점이자, 우주발사 서비스가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 체계로 전환되는 중요하고 의미 있는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한국 항공우주산업 김영철 책임, 서울대학교(스누글라이트3) 배영환 박사, 세종대학교(스파이톤) 권순환 연구원(박사 과정), 스페이스린텍(비천) 윤학순 대표, 우주로테크(코스믹) 이성문 대표, 인하대학교(인하 로샛) 김동호 박사, KAIST(케이히어로) 박재홍 연구원 (박사과정), 코스모웍스(잭-003, 잭-004) 김용일 담당자, 쿼터니언(퍼셋01) 이수민 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트리샛) 유준규 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E3_TESTER_KARI-1) 권기호 연구원, 한컴인스페이스(세종 4호) 김홍봉 연구개발본부장. (사진=우주항공청)
탑재되는 큐브위성 12기는 대학·연구기관·스타트업이 참여한 이들 위성은 우주의약, 위성 폐기, 항법, 지구관측, 6G 통신 등 폭넓은 실험을 수행한다.
스페이스린텍의 비천(BEE-1000)은 세계 최초로 소형 위성에서 단백질 결정성장을 실증한다. 무중력 환경에서 고품질 단백질 결정을 만들어 신약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우주로테크의 코스믹은 국내 최초로 위성 폐기기능을 검증한다. 심각해지는 우주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임무가 끝난 위성을 안전하게 대기권으로 재진입시켜 소각하는 방법을 실험한다.
쿼터니언은 제주도 해양쓰레기를 감시한다. 코스모웍스는 지구관측 위성 2기를 선보인다. 인하대의 인하로샛은 롤러블 태양전지를 검증한다.
KAIST의 케이히어로는 홀추력기를 시험한다. 홀추력기는 전기 추진 방식으로 큐브위성의 궤도 제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한컴인스페이스의 세종4호는 다분광 영상으로 지구를 관측한다.
서울대의 스누글라이트3는 대기 관측과 편대비행 기술을 시험한다. 세종대의 스파이론은 저궤도 위성 기반 항법신호생성기를 개발해 GPS 대안을 모색한다.
전자통신연구원의 에트리샛은 차세대 통신(6G)을 위한 사물인터넷(IoT) 데이터 통신서비스를 실증한다. 항우연은 국산 소자부품 우주검증지원 플랫폼을 선보인다.
한화에어로, 발사체 제작 전 과정 첫 주관…민간 주도 체계 전환
큐브위성 12기도 동행…단백질 결정·위성폐기·GPS 대체 기술 실험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오는 27일 새벽 1시 4분. 대부분이 잠든 시각, 누리호 4호기가 우주를 향해 날아오른다. "왜 한밤중에 발사하느냐"고 묻지만, 이는 중요 손님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차중3호)에 있다.
차중3호가 빛이 거의 없는 시간에 우주로 올라가야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지난 14일 누리호 4차 발사 브리핑을 갖고 이번 발사의 의미와 탑재 위성에 대해 소개했다.
첫 야간 발사…오로라 관측 위해 선택한 시간
차중 3호는 국내 기술로 제작된 과학임무 위성이다. 고도 600km에서 지구 자기권 플라즈마 측정, 오로라와 대기광 관측을 통한 지구 에너지 유입량 예측, 자기장 변동 추적 등이다.
태양 폭발로 인한 입자 폭풍은 GPS 신호나 전력망을 교란시킬 수 있다. 차중 3호는 이런 현상을 조기에 감지하고 대비하는 것이 목적이다.
새벽 발사의 핵심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차중 3호가 관측하는 오로라와 대기광은 매우 희미한 빛이다. 태양빛이 강한 시간대에는 제대로 된 관측이 불가능하다.
차중 3호는 위성이 적도를 지날 때마다 현지 시각이 항상 오후 12시 30~50분이 되는 태양동기궤도에 진입한다. 이 궤도는 위성이 항상 같은 태양 조건에서 지구를 관측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일정한 관측이 가능하고 오로라처럼 조명 조건이 민감한 임무에 유리하다.
문제는 이 궤도에 진입하려면 발사 장소와 시간이 정확히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지구는 24시간에 한 바퀴 자전한다.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했을 때 위성이 정확한 궤도에 안착할 수 있는 순간은 하루 중 단 한 번 뿐이다.
항우연은 위성이 목표 시간대에 적도를 통과하도록 발사부터 위성 분리까지의 시간을 역산해 발사 시각을 계산했다. 그 결과가 새벽 1시 4분(±10분)이다. 이 시간을 놓치면 다음 기회는 24시간 뒤다.
이번 4차 발사는 우리나라가 수행하는 발사 가운데 처음으로 새벽 시간대에 이뤄지는 야간 발사다. 항우연은 야간 발사를 위해 발사체 점검 및 야간 운용 훈련을 완료했다. 위성 연료 충전 설비부터 통신, 안전 시스템까지 모든 절차가 새벽 발사 환경에 맞춰 조정됐다.
발사 시간 결정에는 기상 조건, 로켓 성능, 다른 위성과의 충돌 가능성, 외국 영공 통과 제한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됐다.
민관 협업 첫 발사…"우주기업 성장 출발점"
누리호 4차 발사는 체계종합기업이 발사체 제작 전 과정을 주관했다는 점에서 3차와 다르다.
4차 발사에서는 민간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기술이전을 통해 발사체 제작을 주관하고, 항우연은 이를 인수해 발사운용을 수행한다. 누리호 4호기는 체계종합기업이 구성품 참여업체 관리부터 단 조립 및 전기체 조립까지의 제작 전 과정을 주관한 첫 번째 발사체다.
항우연은 4차 발사의 발사운용을 주관하고 체계종합기업은 참여하는 형태로 이뤄지며, 이후 발사에서는 체계종합기업의 참여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기술적으로는 3차 발사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탑재 위성 수가 늘면서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3차 당시에는 8기의 위성을 실었다면 4차에서는 13기를 싣는다. 이에 무게가 약 500kg이었던 위성 무게는 이번에 약 960kg으로 거의 두 배가 됐다. 차중 3호만 516kg에 달한다.
박종찬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누리호 4차 발사는 한국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 사후기 제작을 주관하고, 항우연이 발사 운영을 주관하지만 한국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 운영에도 참여하는 민관이 함께 준비하는 첫 번째 발사"라며 "뉴스페이스 시대에 우리 우주기업의 기술력과 산업 역량이 본격적으로 도약하는 출발점이자, 우주발사 서비스가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 체계로 전환되는 중요하고 의미 있는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님으로 가는 12기 위성…세계최초 실증 시도도
탑재되는 큐브위성 12기는 대학·연구기관·스타트업이 참여한 이들 위성은 우주의약, 위성 폐기, 항법, 지구관측, 6G 통신 등 폭넓은 실험을 수행한다.
스페이스린텍의 비천(BEE-1000)은 세계 최초로 소형 위성에서 단백질 결정성장을 실증한다. 무중력 환경에서 고품질 단백질 결정을 만들어 신약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우주로테크의 코스믹은 국내 최초로 위성 폐기기능을 검증한다. 심각해지는 우주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임무가 끝난 위성을 안전하게 대기권으로 재진입시켜 소각하는 방법을 실험한다.
쿼터니언은 제주도 해양쓰레기를 감시한다. 코스모웍스는 지구관측 위성 2기를 선보인다. 인하대의 인하로샛은 롤러블 태양전지를 검증한다.
KAIST의 케이히어로는 홀추력기를 시험한다. 홀추력기는 전기 추진 방식으로 큐브위성의 궤도 제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한컴인스페이스의 세종4호는 다분광 영상으로 지구를 관측한다.
서울대의 스누글라이트3는 대기 관측과 편대비행 기술을 시험한다. 세종대의 스파이론은 저궤도 위성 기반 항법신호생성기를 개발해 GPS 대안을 모색한다.
전자통신연구원의 에트리샛은 차세대 통신(6G)을 위한 사물인터넷(IoT) 데이터 통신서비스를 실증한다. 항우연은 국산 소자부품 우주검증지원 플랫폼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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