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993689_001_20251116103617392.jpg?type=w800

고대역폭 메모리(HBM) 호실적을 이어가는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재무 건전성을 대폭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회사 전체 매출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었다.

16일 SK하이닉스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7조854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10조8579억원)과 비교하면 17조원 가량 급증한 것이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늘어난 배경에는 꾸준히 지속된 호실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월 말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좋아지면서 당사의 재무 건전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3분기에는 2분기 매출 증가에 따른 채권 회수액이 증가함에 따라 순현금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3분기 말 기준 매출은 64조3200억원, 영업이익은 28조367억원이다. 주력 제품인 HBM은 전체 D램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엔비디아, AMD, 구글, 메타 등 주요 빅테크들이 몰려있는 미국에서 견조한 실적을 낸 영향이 컸다.

지역별 매출을 봐도 미국 사업의 성장세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3분기 미국 판매법인을 포함한 미국(미국 고객)에서 발생한 매출은 17조3457억원으로, 3분기 전체 매출(약 24조4000억원)의 70.9%에 달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69.8%) 이후 1분기 만에 70%를 돌파한 것이다.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SK하이닉스 전체 매출 중 미국 비중이 39~53% 가량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미국 매출은 4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27조3059억원)보다 17조8000억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성장에 따라 빅테크 고객들이 모여 있는 미국 매출 비중이 대폭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서 현재 시장 주류인 HBM3E(5세대) 물량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으며, HBM4(6세대)의 공급도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국내 최대 규모 반도체 전시회 ‘SEDEX 2025’에서 SK하이닉스의 HBM4 실물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 이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