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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릴리온랩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트릴리온랩스가 창업 1년 만에 초대형 모델 3종을 완성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입증하고 있다.

2024년 8월 설립된 트릴리온랩스는 글로벌 모델을 미세조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데이터 수집부터 사전학습·검증까지 전 과정을 독자 설계하는 '프롬스크래치(From-Scratch)' 방식으로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한다.

설립 직후인 2024년 9월 580만달러 규모 프리-시드 투자를 유치한 트릴리온랩스는 독자 모델을 빠르게 공개했다.

올해 3월 출시한 '트릴리온(Trillion)-7B'는 약 1억5000만원의 저비용으로 학습한 다국어 모델이며, 7월 선보인 '트리(Tri)-21B'는 수학·코딩·추론 능력을 강화해 글로벌 모델 '라마', '큐언'을 능가하는 성능을 보였다. 이어 8월에는 국내 스타트업 최초로 700억 파라미터 'Tri-70B'를 완성하고 전 모델의 학습 체크포인트까지 공개해 대형 LLM 재현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10월에는 AWS 생성형 AI 액셀러레이터에 한국 LLM 스타트업 중 유일하게 선정돼 최대 100만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크레딧을 확보했다. 같은 달 공개한 '알브릿지(rBridge)'는 10억개 이하 모델로 최대 320억 파라미터 모델 성능을 예측해 데이터 평가 비용을 100배, 학습 효율을 최대 733배 개선하는 기법으로 소개됐다.

신재민 트릴리온랩스 대표
〈인터뷰〉신재민 트릴리온랩스 대표 “세계적 의과학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주도한다”

신재민 트릴리온랩스 대표는 “AI 기업이라면 모델 자체를 직접 만들어야 한다”며 “(오픈소스 등) 남의 선의에 기댄 비즈니스 모델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LLM의 설계-학습-검증을 모두 통제할 수 있어야, 고난도의 AI 에이전트·물리적·가상환경 응용 기술로 확장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트릴리온랩스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AI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의과학 분야 루닛 컨소시엄 참여 기업으로 선정되며 국가 전략 모델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회사는 이 과제에서 의과학 데이터 특화 전 주기 파운데이션 모델 '코사이언티스트(Co-Scientist)' 개발을 주도한다.

신 대표는 “프롬스크래치 방식으로 대형 모델 3종을 1년 만에 완성한 경험이 국가 전략 모델 개발에서도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과학 파운데이션 모델은 유전체·단백질·화학물질 등 비정형 생물학 데이터를 통합 학습해 근본적 과학 지식을 내재화하는 모델이다. 트릴리온랩스는 이번 컨소시엄에서 분자부터 임상까지 전주기를 연결하는 '체인 오브 에비던스' 기반 32B 모델을 개발한다.

신 대표는 “기존 모델을 따라잡는 것이 아니라, 세계 최초로 의료 AI 시장의 판을 바꾸는 의과학 파운데이션 모델을 트릴리온의 기술력으로 구현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를 통해 140조 규모 의과학 AI 시장을 두드릴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