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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쇼 쿠와모토 "다 해줘도 직접 확인하고 싶을 것"
"AI 혁신=플랫폼 전환기…韓포함 로컬기업 글로벌화 기회열려"
쇼 쿠와모토(Sho Kuwamoto) 피그마 부사장이 13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호텔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권현진 기자

쇼 쿠와모토 피그마(Figma) 제품부문 부사장은 13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호텔에서 진행한 뉴스1과 인터뷰에서 "AI 에이전트가 최적의 항공권을 찾아줄 수 있지만, 많은 경우 직접 확인하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사티아 나델라 MS CEO 등을 비롯한 IT 기술 리더들은 AI 에이전트 기술아 고도화할수록 기존 독립 플랫폼·앱 체제는 점차 붕괴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프트웨어(SW) 비즈니스 구조가 독립 플랫폼 또는 앱 형태가 아닌 AI 에이전트에 탑재되는 '버티컬 AI' 중심으로 점차 재편될 것이란 시각이다.

쿠와모토 부사장은 이를 놓고 "AI 에이전트가 인간을 대신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엔 동의하지만, 인간이 직접 확인해야 할 일들은 항상 있다"며 "AI 에이전트에게 여행 일정 예약을 요청할 수 있지만, 가끔은 직접 확인하고 싶을 것이다. 즉 SaaS의 힘도 계속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의 최고 장점은 SW 개발·배포의 진입장벽을 낮춰준다는 것"이라며 "다시 말해 10년 후엔 지금보다 10배 더 많은 SW가 만들어 질 것이란 의미다. 이에 수많은 SW 중 세상 사람들이 가장 방문·활용하고 싶은 SW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고 AI UI/UX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인앤컴퍼니도 'AI 에이전트가 SaaS를 파괴할 것인가'라는 시대의 화두를 놓고 쿠와모토 부사장과 같은 방향의 시각을 담은 보고서를 최근 냈다.

베인앤컴퍼니는 "파괴는 필수지만 퇴물이 되는 건 선택 사항으로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라며 "AI 에이전트가 기존 시장의 영역을 통합하는 측면이 있지만, 일부는 별도 상품화가 지속될 것이고 기존 사업자에게 유리한 때도, 스타트업 기업에 유리할 때도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쇼 쿠와모토(Sho Kuwamoto) 피그마 부사장이 13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호텔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1.1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쿠와모토 부사장은 한국의 SW 산업이 하드웨어(제조업) 산업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약한(세계적 IT 기업 미보유) 이유에 "SW 산업이 조금 더 세분화돼 있기 때문인 듯하다"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이 힘든)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일본인인 입장에서 일본 상황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SW 산업 형태는 각 국가마다 다르고 국가별로 최고 인기 있는 SW 기업이 있다. 그러나 모두 세계적 대기업이 되는 건 아니다. 제가 크게 느낀 점도 바로 이런 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AI 혁신이 과거 IT 플랫폼 전환 때처럼 아주 중대한 플랫폼 전환기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쿠와모토 부사장은 "AI 혁신은 기존 SW 생태계를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의 빅테크 기업을 넘어서는 새로운 회사가 나타날 수 있지만 어디서 나올지는 예측할 수 없다. 그것이 한국 기업일 수도 있다. 향후 5년 이러한 변화의 시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번 방한 기간 만난 한국 기업 관계자들 모두 혁신을 장려해 좋은 느낌을 받았다"며 "대기업은 다방면에 융통해 얘기를 나눌 때마다 흥미로웠고 작은 기업들도 의욕과 열정이 넘치고 기술 이해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피그마는 한국 게임 업계를주목하고 있다. 쿠와모토 부사장은 "게임은 2D·3D 등 다양한 UI 표현이 필요한 산업"이라며 "'쿠키런'을 개발한 데브시스터즈가 보여주는 혁신적인 피그마 사용 사례가 인상 깊었다"고 했다.

쇼 쿠와모토(Sho Kuwamoto) 피그마 부사장이 13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호텔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1.1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용어설명>

■ SaaS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Software as a Service)는 소프트웨어를 인터넷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모델이다. 이용자는 별도 프로그램 설치 또는 서버 구축 없이 웹 브라우저로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있다.

■ UI/UX
UI(User Interface·사용자 인터페이스)와 UX(User Experience·사용자 경험)는 디지털 제품(앱·웹사이트·소프트웨어 등)을 설계할 때 가장 핵심적인 개념이다. UI는 사용자가 제품을 사용할 때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시각적·물리적 요소 전체를, UX는 사용자가 제품·서비스·시스템을 이용하면서 느끼는 모든 경험의 총합을 각각 의미한다.

■ 버티컬 AI
특정 산업이나 전문 분야에 특화돼 해당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설계된 인공지능(AI) 설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