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교육' 권위자 러킨 英UCL 명예교수 이메일 인터뷰…'대학 주도 변화' 강조
"연대 'AI 컨닝'은 구조적 실패…비판적 사고·창의력·협업능력 등 평가해야"
AI 교육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로즈 러킨(Rose Luckin)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명예교수 [Educate Venture Research 제공]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연세대에서 벌어진 사건은 단순히 학생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게 아닙니다. 이는 대학 평가 방식의 타당성에 대해 경종을 울린 일입니다."
인공지능(AI) 교육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로즈 러킨(Rose Luckin)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명예교수는 17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연세대의 'AI 커닝' 논란을 평가 체계의 관성이 불러온 "구조적 실패"라고 규정했다.
AI 등 혁신 기술과 교육의 융합을 30년 넘게 연구해온 러킨 교수는 2025년 세계 최대 교육기술 박람회 '벳쇼(Bett Show)'에서 교육혁신 부문 최고 업적상을 수상한 저명 학자다. 현재 영국과 유럽의회 등에 AI 교육 정책을 자문하고 있다.
러킨 교수는 연세대가 비대면 시험에서 학생들에게 화면과 손 등의 동영상을 찍어 제출하게 한 것은 "AI의 능력과 학생들의 디지털 환경에서의 행동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생들의 책상에 답안지를 올려놓는 것처럼, 부정행위를 쉽고 유혹적으로 만들어놓고 실제 커닝이 적발되자 놀라움을 표하는 꼴이란 것이다.
러킨 교수는 "대학들은 교수를 위해 AI 리터러시(문해력) 교육을 충분히 제공하지도, 평가 방법을 재설계하지도, AI 활용 지침을 마련하지도 않았다"며 그 결과 AI가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을 평가 대상으로 삼는 "1995년식 시험"이 이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러킨 교수는 "AI는 이미 지식 암기나 공식 풀이 문제에서 인간을 능가하지만, 대학은 여전히 '얼마나 외웠는가'를 묻는 폐쇄형 시험을 고수한다"며 "이런 시험은 이제 비판적 사고나 창의적 종합 능력, 메타인지, 협업적 문제 해결력 등 AI가 모방할 수 없는 영역을 평가할 때만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킨 교수는 AI의 사용을 막기보단 윤리적 활용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은 금지하든 말든 AI를 계속해서 쓸 것"이라며 "안전한 인터넷 사용법을 가르치듯 AI 리터러시를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인간 교사가 60∼75%는 거절할 비윤리적 요청조차 수행할 수 있다"며 "학생들에게 이런 차이를 이해시키고 인지적 자율성과 윤리적 나침반을 유지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했다.
러킨 교수는 AI 시대는 이미 도래했다며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이제 문제는 대학이 주도적으로 변화를 이끌지, 아니면 통제할 수 없는 힘에 의해 변화를 당할지입니다. 적극적으로 적응할 기회의 창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jungle@yna.co.kr
"연대 'AI 컨닝'은 구조적 실패…비판적 사고·창의력·협업능력 등 평가해야"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연세대에서 벌어진 사건은 단순히 학생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게 아닙니다. 이는 대학 평가 방식의 타당성에 대해 경종을 울린 일입니다."
인공지능(AI) 교육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로즈 러킨(Rose Luckin)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명예교수는 17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연세대의 'AI 커닝' 논란을 평가 체계의 관성이 불러온 "구조적 실패"라고 규정했다.
AI 등 혁신 기술과 교육의 융합을 30년 넘게 연구해온 러킨 교수는 2025년 세계 최대 교육기술 박람회 '벳쇼(Bett Show)'에서 교육혁신 부문 최고 업적상을 수상한 저명 학자다. 현재 영국과 유럽의회 등에 AI 교육 정책을 자문하고 있다.
러킨 교수는 연세대가 비대면 시험에서 학생들에게 화면과 손 등의 동영상을 찍어 제출하게 한 것은 "AI의 능력과 학생들의 디지털 환경에서의 행동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생들의 책상에 답안지를 올려놓는 것처럼, 부정행위를 쉽고 유혹적으로 만들어놓고 실제 커닝이 적발되자 놀라움을 표하는 꼴이란 것이다.
러킨 교수는 "대학들은 교수를 위해 AI 리터러시(문해력) 교육을 충분히 제공하지도, 평가 방법을 재설계하지도, AI 활용 지침을 마련하지도 않았다"며 그 결과 AI가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을 평가 대상으로 삼는 "1995년식 시험"이 이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러킨 교수는 "AI는 이미 지식 암기나 공식 풀이 문제에서 인간을 능가하지만, 대학은 여전히 '얼마나 외웠는가'를 묻는 폐쇄형 시험을 고수한다"며 "이런 시험은 이제 비판적 사고나 창의적 종합 능력, 메타인지, 협업적 문제 해결력 등 AI가 모방할 수 없는 영역을 평가할 때만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킨 교수는 AI의 사용을 막기보단 윤리적 활용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은 금지하든 말든 AI를 계속해서 쓸 것"이라며 "안전한 인터넷 사용법을 가르치듯 AI 리터러시를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인간 교사가 60∼75%는 거절할 비윤리적 요청조차 수행할 수 있다"며 "학생들에게 이런 차이를 이해시키고 인지적 자율성과 윤리적 나침반을 유지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했다.
러킨 교수는 AI 시대는 이미 도래했다며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이제 문제는 대학이 주도적으로 변화를 이끌지, 아니면 통제할 수 없는 힘에 의해 변화를 당할지입니다. 적극적으로 적응할 기회의 창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jung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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