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샤워실 바닥 긁어보니…페트리 접시 가득한 세균 덩어리
14일(현지 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시카고의 수석 품질관리 분석가 닉 아이커(Nick Aicher)는 헬스장 샤워실 바닥에서 박테리아가 얼마나 자라는지 확인하는 실험 영상을 틱톡에 공개했다.
영상에서 그는 면봉으로 샤워실 바닥을 문질러 표본을 채취한 뒤, ‘공용 샤워실 바닥’이라고 적힌 페트리 접시에 옮겨 특수 인큐베이터에 넣었다.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접시를 확인하자, 두껍고 하얗게 자란 박테리아 덩어리가 접시를 가득 채운 모습이 포착됐다.
아이커는 영상과 함께 “그래서 공용 샤워실에서는 반드시 슬리퍼를 신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해당 영상은 17일 기준 약 1만4000회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댓글에는 “끔찍하다”, “지금 바로 샤워 슬리퍼 사러 간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 땀과 따뜻·습한 환경…세균 번식 ‘최적 조건’
이 실험이 주목받기 전에도 전문가들은 헬스장 내 감염 위험을 경고해 왔다.
영국 레스터대 임상미생물학과 프리므로즈 프리스톤 박사는 글로벌 지식 플랫폼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기고문에서 “헬스장은 세균과 유해 미생물의 온상”이라고 지적했다.
프리스톤 박사는 “헬스장에서 가장 세균이 많은 곳은 따뜻하고 습한 공간”이라며 사우나, 샤워실, 수영장, 온탕 등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이어 “땀에는 비타민·미네랄·젖산·아미노산·지질 등 세균 증식을 돕는 성분이 풍부해 감염 위험을 높인다”고 덧붙였다.
● MRSA·살모넬라까지…헬스장 기구서도 위험 세균 검출
그는 특히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이 항생제 내성을 획득하며 변형된 MRSA 감염 가능성을 경고했다. MRSA는 피부에 존재할 때는 무해하지만 체내로 침투하면 통증·발적·고름·발열 등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중증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헬스장 기구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된 사례도 있다며, 이는 복통·설사·구토·고열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탈수·패혈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HPV·무좀 등 바이러스·진균 감염 경고
전문가들은 세균 감염뿐 아니라 바이러스·진균 감염 위험 역시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영국 브래드퍼드대 세균 전문가 조너선 플레처 박사는 “세균보다 오히려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용 샤워실에서는 HPV(사마귀)·무좀 등 바이러스·진균 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 감염 막으려면…슬리퍼 착용·위생 관리가 핵심
감염 예방을 위해 전문가들은 슬리퍼 착용을 가장 기본 원칙으로 제시한다.
미국 건강 전문 매체 SELF와의 인터뷰에서 뉴욕대 랑곤헬스 피부과 존 잠펠라 교수는 “공용 샤워실에서 슬리퍼 없이 걷다 보면 박테리아가 발에 붙어 미세한 상처를 통해 감염될 수 있다”며 슬리퍼 착용을 권고했다.
HPV나 무좀균도 피부의 작은 상처나 갈라진 틈을 통해 쉽게 침투할 수 있어, 상처가 있을 경우 공용 샤워실 이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미국 족부의사 프리야 파르타사라티(D.P.M.)는 “슬리퍼를 신었더라도 샤워 후 발가락 사이까지 완전히 말리는 것이 감염 예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세균은 물론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서라도 운동 후 철저한 위생 관리와 상처 부위의 청결·보호, 수건·면도기 등 개인용품의 비공유 등 기본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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