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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코리아대상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수상
박정윤 인터엑스 대표 인터뷰
제조 경쟁력, ‘사람’에서 ‘AI 에이전트’로 이동
인터엑스, 제조 특화 AI로 자율 공장 구현
피지컬 AI 시대, 국산 제조 AI 확보 골든타임
[이데일리 권하영 기자] “앞으로 3~5년 안에 제조업의 경쟁력은 ‘사람 전쟁’이 아니라 ‘에이전트 전쟁’으로 결정될 것입니다.”

박정윤 인터엑스 대표 (사진=권하영 기자)
박정윤 인터엑스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숙련 인재 확보가 경쟁력이던 시대는 끝났다”며 “이제는 얼마나 똑똑한 AI 에이전트를 보유하느냐가 제조 산업의 성패를 가른다”고 전망했다. 인터엑스는 제조 특화 AI 모델 기반의 자율 제조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최근 ‘2025 AI 코리아 대상’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으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박 대표는 국내 제조업의 인력난을 짚으며 “한국은 오랜 기간 제조 현장 노하우를 쌓아왔지만, 중국·베트남 등도 이미 많은 전문가를 확보해 더 이상 우리만의 경쟁력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가 제시하는 해법은 ‘AI 에이전트’다. 그는 “지금도 제조 현장에서 AI를 쓰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이 지시해야 하는 도구 수준”이라며 “앞으로는 사람의 개입 없이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실행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단계까지 가야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인터엑스는 에이전트 기반 ‘제조 엔터프라이즈 AX’를 개발해 삼성SDI·대상그룹·대덕전자 등 10여 곳과 개념검증(PoC)을 진행 중이다. 기존 제조 프로세스가 생산 계획→지시→실행→실적 집계→분석→보고의 6단계로 이뤄지는 데 반해, 인터엑스의 AI 에이전트는 ‘지시’를 제외한 전 단계를 자동화해 소요 시간을 최대 40%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궁극적으로 지시까지 맡는 ‘에이전틱 AI’가 되면 70%까지 단축이 가능하며, 전문 인력 2명만으로 공장을 운영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고 말했다.

인터엑스는 제조업 특화 언어모델 ‘젠엑스’를 기반으로 △레시피 AI △퀄리티 AI △인스펙션 AI △세이프티 AI 등 다양한 솔루션을 공급하며 누적 100여 건의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박 대표는 “이 모든 솔루션을 통합 제공할 수 있는 국내 유일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피지컬 AI 계기로 국산 제조 AI 기술력 확보해야

최근 제조 산업은 피지컬(물리) AI로 변곡점을 맞고 있다. 피지컬 AI는 AI가 데이터를 분석·생성하는 존재를 넘어 현실 세계에서 물리적 행동을 수행하는 AI로, 기계·로봇·설비·센서로 동작하는 제조 현장에 최적화된 산업 혁신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의 경우 최근 엔비디아가 5년간 26만 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국내 공급을 확약하면서 삼성·SK·현대차 등이 일제히 피지컬 AI 개발에 착수했으며, 이에 따라 국내 제조 AI 생태계 역시 새로운 기회를 맞은 것으로 평가된다.

박 대표는 “제조 현장에서 AI를 적용하려면 실제 공장 생산 라인을 가동해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신뢰성을 충분히 실험해봐야 하는데, 피지컬 AI는 그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며 “물리 세계를 이해하는 AI가 가상 공간에서 얼마든지 테스트해서,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고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국산 제조 AI 기술력과 생태계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이자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중국은 국가적으로 제조 산업 테스트베드를 만들어 한국과 일본이 수십 년에 걸쳐 쌓았던 제조 기반을 단기간에 따라잡았고, 미국은 ‘메이드 인 USA’ 전략으로 제조 인프라를 자국으로 끌어당기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국가 경제 기반인 제조업을 계속 고도화하려면 지식과 노하우를 빨리 에이전트화해서 국산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이를 위해선 정부 차원의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미국에선 적어도 수천 억원 투자를 받을 연구가 국내에선 수백 억 원 투자에 그치는 게 현실”이라며 “중소기업들은 피지컬 AI 원천 기술 확보는 어렵더라도 응용 기술을 개발해 생태계를 넓히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현행 성과 위주 R&D 투자 구조에선 힘들다”고 진단했다.

박 대표는 “한국 소프트웨어 기업 중 아직 글로벌 기업이 없다”며 “한국의 제조 인프라를 바탕으로 인터엑스가 제조 특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 글로벌 1등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