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맵, 위치 공유 기능 개편에 이용자 "감시 우려" 반응도
카카오 "동의 기반·숨기기 기능 제공…악용 가능성 낮아" 해명
구글·인스타도 제공 중…카톡 개편 논란 겹치며 카카오만 도마 위에
[서울=뉴시스] 카카오맵 위치 공유 서비스 '친구위치' (사진=카카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1. 서울 목동에 사는 40대 여성 A씨는 최근 중학생 딸 B양이 "학원 잘 들어갔니?"라고 묻는 대신 카카오맵을 켠다. 딸과 서로 동의해 카카오맵을 통해 실시간 위치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딸이 영어학원에 제시간에 도착한 걸 확인했지만 과하게 감시하는 건가 싶어 스스로도 헷갈린다는 생각이 든다.
#2. 30대 직장인 C씨는 서울 을지로에서 퇴근 후 남자친구 D씨에게 즉석으로 저녁 식사 데이트를 제안했다. 하지만 D씨는 "이미 퇴근 후 운동하러 왔다"며 만남을 피했다. 이전에 카카오맵 위치 공유를 했던 게 생각났던 C씨. 카카오맵을 켜보니 D씨는 영등포구 집 근처 헬스장이 아닌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술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C씨는 "서로 동의하고 켜둔 기능이지만 괜히 감정 상할 일만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카카오맵이 6년 전 출시한 서비스가 최근 때아닌 사생활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친구 간 위치 공유 기능이 확대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해당 기능을 알게 된 일부 이용자가 직장, 연애 등에서 감시용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카카오는 손사래 친다. 반드시 이용자끼리 동의한 경우에만 위치 공유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위치 공유를 더 이상 원하지 않을 시 공유를 해제하거나 위치를 잠시 숨길 수 있는 등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카카오맵 위치 공유 서비스 '친구위치' (사진=카카오) *재판매 및 DB 금지
18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맵은 지난 12일 톡친구 위치 공유 기능을 '친구위치'로 개편했다.
톡친구 위치 공유는 지난 2019년 출시했다. 카카오맵, 카카오톡 채팅방 내 기능 중 하나로 제공됐다.
이번에 바뀐 점은 ▲위치 공유 시간이 1시간에서 무제한으로 늘어났다는 점 ▲'내 위치 숨기기' 신설 ▲카카오톡 내 '친구위치' 초대 기능 추가 ▲카카오맵 내 이모티콘·말풍선·앱 내 채팅 기능 강화 등이 있다.
[서울=뉴시스] 카카오맵 위치 공유 서비스 '친구위치' (사진=카카오) *재판매 및 DB 금지
기존에는 15분에서 최대 1시간까지 위치 공유 시간을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업데이트로는 이용자와 공유 참여자가 위치 공유를 종료하지 않는 한 서로의 위치를 계속 확인할 수 있다.
위치 공유를 허용하더라도 일정 시간에는 위치가 노출되지 않는 '내 위치 숨기기' 기능도 있다. 즉시 설정하거나 예약 시간을 정해 숨길 수 있다. 이 외에 카카오맵에 나만의 감정을 담은 춘식이 이모티콘을 보내거나 앱 내에서 짧게 대화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서울=뉴시스] 카카오맵 위치 공유 서비스 '친구위치' (사진=카카오) *재판매 및 DB 금지
카카오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소중한 가족의 귀갓길을 지켜 보거나 사랑하는 연인, 친구 위치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말 모임을 위해 약속 장소로 모일 때, 같이 달리는 러닝 크루, 자전거나 등산 동호회 멤버들과 위치를 공유하는 데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친구 위치 참여에 동의한 친구끼리만 지도에서 서로의 위치를 볼 수 있으며 그룹에 참여하고 있어도 본인의 동의 없이는 누구도 위치를 확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생활 침해 없이 서비스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용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는 '보호자 입장에서 아이의 귀가 안전을 위해 매우 유용한 기능'이라고 편든다. 하지만 '연인끼리 사실상 감시 도구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 '업무 환경에서 팀원이 서로 위치 공유를 요청하면 자발적으로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능 악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서울=뉴시스]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 지도' (사진=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사실 위치 공유 기능은 카카오만의 서비스가 아니다. 구글과 인스타그램, 스냅챗 역시 지도 기반 실시간 위치 공유 기능을 제공한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다이렉트 메시지(DM) 내 '인스타그램 지도'에서 채팅 상대에게 일정 시간 위치를 공유할 수 있다. 요청·수락을 통해 동의 기반으로 작동하고 언제든 공유를 중단할 수 있다.
카카오맵 위치 공유 역시 6년 전 출시된 기능이다. 그런데도 최근 서비스가 인터넷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다시 주목받는 건 카카오톡 '친구' 탭 개편으로 불만이 커진 상황에서 업데이트가 겹치며 이용자의 경계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잇따른 앱 개편 논란과 개인정보 이슈에 대한 민감도 상승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위치 공유 서비스는 여러 플랫폼에서 오래 전부터 제공돼 왔지만 최근 카카오톡 개편 논란과 맞물리며 이용자들의 심리적 피로감이 커진 상태에서 공개돼 과도하게 이슈가 부각된 측면도 있다"며 "특히 카카오는 사실상 모든 국민이 이용하는 메신저인 만큼 기능 변화에 대한 반응이 더욱 민감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카카오 "동의 기반·숨기기 기능 제공…악용 가능성 낮아" 해명
구글·인스타도 제공 중…카톡 개편 논란 겹치며 카카오만 도마 위에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1. 서울 목동에 사는 40대 여성 A씨는 최근 중학생 딸 B양이 "학원 잘 들어갔니?"라고 묻는 대신 카카오맵을 켠다. 딸과 서로 동의해 카카오맵을 통해 실시간 위치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딸이 영어학원에 제시간에 도착한 걸 확인했지만 과하게 감시하는 건가 싶어 스스로도 헷갈린다는 생각이 든다.
#2. 30대 직장인 C씨는 서울 을지로에서 퇴근 후 남자친구 D씨에게 즉석으로 저녁 식사 데이트를 제안했다. 하지만 D씨는 "이미 퇴근 후 운동하러 왔다"며 만남을 피했다. 이전에 카카오맵 위치 공유를 했던 게 생각났던 C씨. 카카오맵을 켜보니 D씨는 영등포구 집 근처 헬스장이 아닌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술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C씨는 "서로 동의하고 켜둔 기능이지만 괜히 감정 상할 일만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카카오맵이 6년 전 출시한 서비스가 최근 때아닌 사생활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친구 간 위치 공유 기능이 확대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해당 기능을 알게 된 일부 이용자가 직장, 연애 등에서 감시용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카카오는 손사래 친다. 반드시 이용자끼리 동의한 경우에만 위치 공유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위치 공유를 더 이상 원하지 않을 시 공유를 해제하거나 위치를 잠시 숨길 수 있는 등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6년 전 만들어진 카카오맵 위치 공유, 이번에 어떤 기능 추가됐길래
18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맵은 지난 12일 톡친구 위치 공유 기능을 '친구위치'로 개편했다.
톡친구 위치 공유는 지난 2019년 출시했다. 카카오맵, 카카오톡 채팅방 내 기능 중 하나로 제공됐다.
이번에 바뀐 점은 ▲위치 공유 시간이 1시간에서 무제한으로 늘어났다는 점 ▲'내 위치 숨기기' 신설 ▲카카오톡 내 '친구위치' 초대 기능 추가 ▲카카오맵 내 이모티콘·말풍선·앱 내 채팅 기능 강화 등이 있다.
기존에는 15분에서 최대 1시간까지 위치 공유 시간을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업데이트로는 이용자와 공유 참여자가 위치 공유를 종료하지 않는 한 서로의 위치를 계속 확인할 수 있다.
위치 공유를 허용하더라도 일정 시간에는 위치가 노출되지 않는 '내 위치 숨기기' 기능도 있다. 즉시 설정하거나 예약 시간을 정해 숨길 수 있다. 이 외에 카카오맵에 나만의 감정을 담은 춘식이 이모티콘을 보내거나 앱 내에서 짧게 대화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귀가 안심" vs "사생활 감시"…이용자들 사이 '위치 공유' 찬반 팽팽
카카오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소중한 가족의 귀갓길을 지켜 보거나 사랑하는 연인, 친구 위치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말 모임을 위해 약속 장소로 모일 때, 같이 달리는 러닝 크루, 자전거나 등산 동호회 멤버들과 위치를 공유하는 데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친구 위치 참여에 동의한 친구끼리만 지도에서 서로의 위치를 볼 수 있으며 그룹에 참여하고 있어도 본인의 동의 없이는 누구도 위치를 확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생활 침해 없이 서비스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용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는 '보호자 입장에서 아이의 귀가 안전을 위해 매우 유용한 기능'이라고 편든다. 하지만 '연인끼리 사실상 감시 도구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 '업무 환경에서 팀원이 서로 위치 공유를 요청하면 자발적으로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능 악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구글·인스타·스냅챗도 이미 제공…카카오만 유독 도마 오른 이유는?
사실 위치 공유 기능은 카카오만의 서비스가 아니다. 구글과 인스타그램, 스냅챗 역시 지도 기반 실시간 위치 공유 기능을 제공한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다이렉트 메시지(DM) 내 '인스타그램 지도'에서 채팅 상대에게 일정 시간 위치를 공유할 수 있다. 요청·수락을 통해 동의 기반으로 작동하고 언제든 공유를 중단할 수 있다.
카카오맵 위치 공유 역시 6년 전 출시된 기능이다. 그런데도 최근 서비스가 인터넷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다시 주목받는 건 카카오톡 '친구' 탭 개편으로 불만이 커진 상황에서 업데이트가 겹치며 이용자의 경계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잇따른 앱 개편 논란과 개인정보 이슈에 대한 민감도 상승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위치 공유 서비스는 여러 플랫폼에서 오래 전부터 제공돼 왔지만 최근 카카오톡 개편 논란과 맞물리며 이용자들의 심리적 피로감이 커진 상태에서 공개돼 과도하게 이슈가 부각된 측면도 있다"며 "특히 카카오는 사실상 모든 국민이 이용하는 메신저인 만큼 기능 변화에 대한 반응이 더욱 민감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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