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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현지 보급형 모델 인상
세계 최대 시장 중국도 올라
가격 인상률 10% 안팎 예상

삼성·애플도 내년엔 오를듯


메모리 가격이 뛰면서 스마트폰을 포함한 전자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메모리플레이션’(메모리+인플레이션) 현상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업체들이 스마트폰 가격 인상에 불을 지핀 데 이어 프리미엄 시장에 주력하는 삼성전자와 애플 역시 내년 출시할 차기 모델의 가격 인상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 폭증으로 내년까지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비자 부담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18일 디짓·타임스나우 등 인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삼성전자·오포·비보 등 스마트폰 업체들은 이달 초부터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A17·F31·T4x 등 가격을 최고 2000루피(약 3만 원)가량 인상했다. 보급형 스마트폰의 소비자 판매 가격이 20만∼30만 원대임을 고려하면 가격 인상률은 10% 안팎이다. 디짓은 “차세대 스마트폰 모델은 지속적인 부품 부족과 제조비 상승으로 최대 6000루피의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도 제품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달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레드미 K90 프로 맥스’를 3999위안(80만 원)에 선보였는데, 가격은 전작인 K80 모델보다 300위안(6만 원) 올렸다. 레이쥔 샤오미 CEO는 “부품 단가 등 비용 압박이 심해 신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수요 폭증 여파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비중이 급증하면서 덩달아 품귀 현상을 보이는 범용 칩 가격도 전방위적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스마트폰용 모바일 D램(LPDDR5) 가격은 전년 평균 대비 15%가량 올랐다. 앱 프로세서(AP)와 카메라 모듈도 같은 기간 각각 9.0%, 11.3% 상승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도 내년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모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3월 출시하는 ‘갤럭시 S26’ 시리즈 출고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은 애플과의 경쟁을 의식해 갤럭시 S23 시리즈 이후 3년째 출고가를 동결했지만, 부품 값 상승에 환율 부담까지 겹치면서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다.

애플도 최근 아이폰용 칩을 생산하는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로부터 칩 공급가 인상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메모리 가격이 강력한 인상 주기에 진입했으며, 이로 인해 최종 제품 소매가격을 끌어올려 소비자와 시장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