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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페북, 틱톡·유튜브 포함한 더 큰 시장서 경쟁…독점 아니다"
FTC, '페북이 제한된 앱시장서 독점적 지위' 주장했지만 패소


메타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스가 미국 규제 당국이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인수를 문제삼아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승소했다.

DC 연방지방법원의 제임스 보아즈버그 판사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2020년에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메타의 독점적 지위를 규명하지 못했다고 판결했다.

앞서 FTC는 페이스북이 친구, 가족과의 소통 및 관계 유지에 사용되는 '개인 소셜네트워킹'(PSN) 앱이라는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가 위협받자 신흥 경쟁사인 인스타그램(2012년)과 왓츠앱(2014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경쟁사를 제거해 지배력을 유지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FTC는 페이스북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주장하기 위해 소셜미디어 시장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냅챗, 미위(MeWe) 등 4개 앱만 참여하는 PSN 시장, 그리고 틱톡과 유튜브가 참여하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으로 구분했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이 PSN 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니 법원이 페이스북에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강제 매각을 명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메타는 페이스북이 PSN 시장에서만 경쟁하는 게 아니라 더 넓은 범위의 소셜미디어 시장에서 틱톡, 유튜브 등과 경쟁하고 있으며 이렇게 시장 범위를 넓히면 메타의 지위가 독점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틱톡과 유튜브 사용자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시간을 영상 시청에 사용하며 이들 4개 앱 모두 사용자의 시간을 두고 경쟁한다는 점에서 같은 시장에 속한다고 판단했다.

그 증거로 법원은 지난 1월 미국에서 틱톡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틱톡 서비스가 반나절 가령 중단되자 사람들이 다른 앱으로 이동하면서 사용자 시간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순으로 늘었다고 지목했다.

법원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간에 일부 기능의 차이가 있지만, 모두'쇼츠'(짧은 영상)를 볼 수 있고, 알고리즘이 영상을 추천하며, 좋아하는 영상을 메시지를 통해 친구와 공유할 수 있게 하는 등 주요 기능이 시간이 지나면서 거의 유사해졌으며 서로 대체재 역할을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틱톡과 유튜브가 페이스북과 같은 시장에서 경쟁한다고 보면 페이스북의 시장 점유율은 독점 기업이라고 판단할 만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법원은 설명했다.

보아즈버그 판사는 판결문에 "FTC가 이 소송을 제기한 2020년이나 FTC가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인수를 승인한 2012년과 2014년에만 해도 PSN 앱들은 그들끼리 시장을 형성했을 수도 있으나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메타가 과거에 독점적 지위를 누렸는지와 무관하게 FTC는 메타가 지금 그런 권력을 계속해서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오늘 법원은 FTC가 이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