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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보다 1151억 늘어 신사업 집중
SKT 에이닷에 에이전트 기능 결합
KT 한국특화 모델위해 대폭 증액
LGU+ 익시오 고도화·SDK 총력전

통신 3사가 인공지능(AI)을 연구·개발(R&D) 투자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포화된 통신 시장에서 가입자 확대만으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AI 관련 기술 고도화·데이터센터(DC) 개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4분기부터 3·4분기까지 누적된 통신 3사의 R&D 비용은 약 6604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약 5453억원이었던 것에 비해 1151억원 증가한 수치다. 특히 KT가 1282억원을 투입하며 대폭 증액했다. 지난해 가장 많은 투자를 했던 SKT 투자액은 197억원 줄고, LG 유플러스 투자액은 66억원 늘었다.

KT가 R&D를 대폭 확대한 배경에는 '한국 특화' AI 모델 개발에 있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만든 '소타K',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믿음', 오픈소스 기반 언어 모델 '라마K'를 출시하고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세 모델 모두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학습하고 정서를 이해하는 한국 맞춤형 모델이다.

KT는 해당 모델을 기업 간 거래(B2B)·기업과 정부 간 거래(B2G) 중심으로 공급하며 수요 기관과 기업의 요구에 맞게 제공하고 있다. KT는 공공기관의 경우 국내 기업이 자체 개발한 '믿음' 모델을 주로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일반 기업의 경우 빅 테크 기반 모델이 검증이 돼 있다고 판단해 '소타K'를 원하거나 상대적으로 가벼운 오픈소스 '라마K'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KT 관계자는 "한국 정서와 한국어 특유의 맥락 등을 반영한 모델을 개발하는 데 비용을 많이 투자했다"며 "한국 특화 AI 모델을 구축하는 통신사는 KT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SKT는 △통화 플랫폼 '에이닷'에 에이전트 기능을 결합하는 등 AI 기반 개인 비서·검색 기능 △AI 자막 생성 시스템 등 콘텐츠 변환 및 생성 기술 △AI DC 자원 효율화 기술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SKT 관계자는 "현재 누적 시점으로는 R&D가 감소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연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신사마다 AI 모델 출시나 개발에 나서는 시점에 따라 일시적으로 집계 금액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을 뿐, AI 기술 고도화와 DC 구축 등 핵심 영역에는 지속적으로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통화 이력 AI 분석을 통한 보이스피싱 위험도를 금융 서비스에 연계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기업용 전화 서비스에서 온 디바이스 AI를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마련 등을 3·4분기 연구 과제라고 공시했다. 또 AI 통화 비서 '익시오'를 향후 행동까지 대신 수행하는 액셔너블 AI로 확장하는 청사진도 제시한 바 있다.

경기 파주에 신규 AI DC도 구축 중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익시오와 AI 컨택 센터(AICC), AI DC 등 신사업에 적용된 AI를 지속 고도화할 수 있도록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음성 시장과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다"며 "통신사 가입자는 5000만 인구에서 더 늘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AI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집중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