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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이그나이트2025′ 글로벌 기자단과 인터뷰
“AI에이전트 시대 본격적으로 열렸다”
“AI전환은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

저드슨 알소프 마이크로소프트 상업 부문 CEO가 18일(현지 시각) 오후 글로벌 기자단과 인터뷰를 하고있다./MS
18일 오전 9시(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이그나이트 2025’ 현장. 저드슨 알소프(52) MS 상업 부문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 무대에 올랐다. 그는 “AI(인공지능)는 더 이상 실험이 아니며 AI 에이전트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고 선언했다. 주요 연례 행사인 이그나이트는 그간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직접 기조연설을 진행해왔다. 올해 처음으로 알소프 CEO가 나섰다. 나델라 CEO는 “이제 회사의 가장 야심 찬 기술 작업, 특히 AI 인프라, AI 연구, 그리고 핵심 제품 혁신에 전념하기를 원한다”면서 최고 엔지니어링 책임자 역할에 더 무게를 두겠다고 했다. 미 IT 전문 매체 더 버지는 지난해 알소프가 상업 부문 CEO에 발탁됐을 때 “나델라 CEO의 대리인, 2인자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보도했다. 알소프 CEO는 이날 기조연설 이후 글로벌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MS의 AI 전략과 AI 버블 논란에 대한 입장을 상세히 밝혔다. 한국 언론 중에선 본지만 참석했다.


MS는 이날 이그나이트에서 기업이 필요한 직무에 ‘AI 직원(에이전트)’을 배치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AI 에이전트 생태계 구축 서비스를 공개했다. 지금까지 AI 에이전트는 단순히 사람 직원의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에 그쳤지만, 이젠 AI가 독자적으로 기업 업무 전반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AI 에이전트를 관리하고 통솔하는 시스템도 선보였다. AI 직원의 성과를 추적하고, 기밀을 유출하지 않도록 막는 ‘AI 인사팀’이 생긴 셈이다.

저드슨 CEO는 이 같은 AI 에이전트를 효과적으로 도입해 모든 기업이 인간이 이끌고 AI 에이전트가 운영하는 ‘프런티어 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AI 기술을 도입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효과적으로 도입하는 기업만이 생산성과 수익성을 늘리고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AI 전환은 단순히 ‘기술 도입’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것”이라며 “AI를 붙이는 것만으로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회사 목표, 조직 운영 방식,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과 기술이 연결돼야 성과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이전에 사람이 하던 것을 AI 에이전트 같은 기술만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AI 에이전트를 먼저 고려해 일하는 방식을 처음부터 재설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저드슨 CEO는 ‘멀티 모델 전략’을 위해 경쟁력 있는 AI 제품을 구축해 나가겠다고도 밝혔다. MS는 이날 앤트로픽의 AI 챗봇인 클로드를 MS의 기업용 AI 플랫폼인 ‘MS 코파일럿’에 도입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오픈AI의 챗GPT만 사용해 왔는데 앞으로 목적이나 필요에 따라 여러 모델을 함께 활용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저드슨 CEO는 “오늘 이뤄진 MS의 모든 발표는 ‘모델 다양성’ 개념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구글 같은 다양한 경쟁사들도 좋은 제품을 만들겠지만, 모델의 다양성, 칩의 다양성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MS의 AI 에이전트 제품이 경쟁력과 효과를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고도 했다. MS 내부에 도입한 AI 에이전트로 고객과 직원 만족도가 올랐다는 설명이다. 저드슨 CEO는 고객 지원 조직의 사례를 설명하면서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설루션으로 수억 달러를 절감하고 있으며, 고객 만족도는 향상되고 문제 해결 시간은 12% 단축됐다”며 “직원들은 자신을 ‘AI 엔지니어’라고 여기며 이전보다 업무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드슨 CEO는 최근 논란이 되는 ‘AI 거품론’을 일축했다. 그는 MS의 대규모 AI 투자가 초기에는 낮은 수익성을 보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충분히 회수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시장에 출시된 주요 상업용 AI 제품은 이미 클라우드 사업과 유사한 마진을 내고 있으며, 앞으로 마진은 더욱 개선될 것”이라며 “AI 에이전트의 확산은 매출 확대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했다. 저드슨 CEO는 “MS의 코파일럿은 유료 버전과 프리미엄 모두 성장세가 가속하고 있다”며 “엑셀·워드·파워포인트 등 기존 제품에 AI 기능을 더해 수익을 유지하고, 새로 선보인 ‘지능형 기술(워크IQ·패브릭IQ·파운드리IQ)’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MS는 올해 들어 1만명이 넘는 직원을 해고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AI로 인한 직원 생산성 향상과 AI 투자에 따른 비용 증가가 해고의 주원인일 것이라고 분석해왔다. 이에 대해 저드슨 CEO는 “AI는 업무 환경을 바꾸기에 (직원을 해고하기보단)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MS 고용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진 않는다”며 “대신 업무 환경이 변하고 일상 업무는 AI 에이전트가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