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리커머스 플랫폼 ‘차란’
핀테크 기업 ‘트래블월렛’
디지털 헬스케어 ‘메디팔’
기존 산업 지형을 기술 기반으로 바꾸는 ‘메기’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다. 기존 기업이 스타트업이 만든 시장에 뒤따라 진입하는 ‘역(逆)확산’ 흐름도 나타난다.

패션 리커머스(중고거래) 플랫폼 차란이 대표적이다. 개인 간 직거래가 중심이던 중고 패션 시장에 업계 최초로 수거·검수·살균·촬영·가격 산정·판매·배송까지 자체 처리하는 ‘풀필먼트형 리커머스’를 도입했다. 판매자는 번거로움 없이 위탁할 수 있고, 구매자는 검증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2023년 8월 출시 이후 누적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었다. 올해 무신사·LF 등 기존 패션 기업도 잇따라 풀필먼트형 리커머스 플랫폼을 내놓고 있다.

핀테크 기업 ‘트래블월렛’은 국내 최초로 ‘수수료 없는 해외 결제’를 상용화했다. 기존 금융사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환전·정산·결제 등을 자체 클라우드 인프라에 통합해, 사용자가 은행을 거치지 않고도 앱에서 즉시 외화 충전과 결제가 가능하게 했다. 2021년 ‘트래블페이’ 출시 이후 누적 결제액이 7조원에 달한다. 해외 결제를 생활 소비 영역으로 끌어올리면서, 기존 금융사들도 해외여행 특화 ‘트래블 카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메디팔은 ‘진료 후 관리 공백’이라는 의료계의 구조적 한계를 공략했다. 새로운 영역인 애프터케어(after care) 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병의원용 설루션 ‘애프터닥’은 환자별 치료 유형에 따라 맞춤형 메시지를 자동 발송하고, 주의 사항·질병 관리법 등 회복 과정을 지원한다. 도입 병의원에서는 환자 재방문율이 평균 30% 이상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