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도시에서 ‘FDE’ 채용
인공지능. /로이터 연합뉴스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최근 ‘전방 배치 엔지니어(FDE)’ 직무에 15개의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 직무는 고객사 현장에 직접 들어가 문제를 파악하고 인공지능(AI) 시스템이 잘 배치될 수 있도록 대처하는 일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뉴욕, 독일 뮌헨,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사람을 뽑고, 대상 사업군도 정부, 생명과학, 금융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오픈AI는 올해 초 FDE 팀을 처음으로 구성했고 올해 안에 50명 규모로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AI 기업들이 프로그래밍 능력뿐 아니라, 고객사의 AI 도입을 돕는 FDE를 집중 채용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뿐 아니라 앤스로픽, 코히어 등 AI 기업들은 FDE 엔지니어를 집중 채용 중이다. 앤스로픽은 올해 FDE와 제품 엔지니어를 포함한 응용 AI 팀을 5배로 확대한다. 구인 플랫폼 인디드에 따르면, 올 9월 고객과 대면하는 AI 직무에 대한 구인 공고가 연초에 비해 800% 이상 증가했다.

FDE 열풍이 부는 배경에는 AI 전환의 어려움이 있다. 제조업부터 금융업 등 각 분야 기업들이 AI를 도입하려 하지만, 정작 어떤 방식으로 AI를 활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AI 설루션을 구독하는 것을 넘어, 이를 구축하고 운영해 줄 인력이 절실해진 것이다. 이는 기업 전용 시스템을 만들고 대신 운영하는 SI 업체의 기존 사업과 유사하다.

AI 기업들은 FDE를 통해 B2C를 넘어 B2B로 사업을 확장하려고 한다. 챗GPT처럼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이미 시장 포화 상태에 가깝고 추가적인 수익화가 어렵다. AI 기업들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모델 구축, 운영 지원 등 B2B 사업이 돈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기업 전담팀인 FDE를 배치해 고객 수요를 파악하고 장기 파트너십으로 연결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