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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의 로고. EPA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기업에 최대 7만 개 규모의 첨단 AI 칩 판매를 승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회담에서 AI 협력을 주요 의제로 논의한 직후 나왔다.

중동 국가들은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미국산 칩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는데, 이번 승인으로 경쟁에서 우위를 갖게 됐다.

미국 상무부는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 기반 서버 등 고성능 칩을 UAE의 G42와 사우디 국영 AI 벤처 ‘휴메인’(Humain)에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는 올해 초 안보 우려로 중동 국가 국영 기업에 대한 직접 수출을 거부했던 기존 기조를 뒤집은 것이다.

다만 미국은 칩 운영과 데이터센터 접근에 대한 공동 감시, 제3국 재판매 금지, 규정 위반 시 즉각적인 라이선스 취소 등 강력한 안전장치를 조건으로 걸어 기술 유출 가능성에 대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중동 방문 이후 양국 지도자들과 반복적으로 칩 접근 문제를 논의해 왔으며, 이번 승인으로 중동의 AI 인프라 구축 속도는 한층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은 미국이 중동과의 전략기술 협력을 확대하며 영향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동은 에너지 강국을 넘어 AI 신흥 허브로 도약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