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6168118_001_20251120073107476.jpg?type=w800

이 기사는 2025년11월13일 07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12일은 에이비엘바이오(298380)가 릴리에 3.8조원 규모 빅딜을 성사시키자 제약·바이오 종목으로 수급이 강하게 쏠리면서 전반적인 상승세를 이끌었다. 최근 정부 지원 덕에 신테카바이오(226330)를 필두로 인공지능(AI) 신약개발사들도 재조명 받고 있다. 지놈앤컴퍼니(314130)는 이날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제 ‘GEN-001’ 국내 임상 2상 결과 공개를 마지막으로, 항체-약물접함체(ADC) 신약개발에 전념할 방침이다.

에이비엘바이오, 3.8조 ‘빅딜’…다음 기술수출 후보는?

이날 KG제로인 엠피닥터(MP DORTOR·옛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전일 대비 2만9200원(29.95%) 급등한 12만6700원에 장을 마쳤다.

12일 에이비엘바이오 주가 추이 (자료=KG제로인 엠피닥터)
이날 오전 10시 55분 에이비엘바이오는 미국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와 총 3조8072억원 규모의 ‘그랩바디-B’(Grabody-B) 플랫폼 기술로 복수의 비공개 타깃 후보물질을 개발·상업화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앞서 지난 4월에도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와 그랩바디-B 플랫폼으로 최대 4조1104억원 규모의 기술이전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즉각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상한가로 직행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이전 소식에 모처럼 제약·바이오 섹터에 수급이 몰렸다. 특히 알테오젠(196170), 리가켐바이오(141080), 올릭스(226950), 펩트론(087010) 등 추가 기술이전이 기대되는 후보군들이 주목받았다.

코스닥 시총 1위 기업인 알테오젠은 사측에서 연내 1~2개 기술이전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투자자들은 연말에 이중항체, ADC 관련 딜이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는 분위기다. 알테오젠은 이날 주가가 55만1000원으로 전일 대비 4만1000원(8.04%)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다시 돌파했다.

‘기술수출의 명가’ 리가켐바이오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며 이날 주가가 17만700원으로 전일 대비 2만5500원(17.56%) 치솟았다. 릴리의 선택을 받았던 올릭스도 전일 대비 1만8300원(15.16%) 급등한 13만9000원을 기록했다. 이날 리가켐바이오와 올릭스 역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번 계약이 릴리와 맺은 빅딜인 만큼, 릴리와 지난해 10월 기술평가 계약을 체결한 펩트론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해당 기술평가는 올해 12월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에 연말까지 본계약(기술이전)이 체결될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많았으나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최근 주가는 냉온탕을 오갔다. 이날 펩트론은 기술이전 기대감이 다시 반영되면서 전일 대비 2만8000원(10.53%) 오른 29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신테카바이오, 장 초반 上…정부 덕에 AI 신약개발株 ‘활기’

이날 장 초반에는 신테카바이오가 상한가에 도달하며 AI 신약개발 섹터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신테카바이오는 이날 오전 9시 4분 전일 대비 1255원(29.77%) 상승한 5470원에 도달한 뒤 장이 마칠 때까지 상한가를 유지했다. AI 신약개발사인 온코크로스도 전일 대비 1770원(16.76%) 상승한 1만2330원을 기록했다.

12일 신테카바이오 주가 추이 (자료=KG제로인 엠피닥터)
전일 신테카바이오가 보유한 ‘AI 플랫폼-바이오 데이터센터’ 결합 인프라를 기반으로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는 소식이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테카바이오가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이 단일 표적 치료제에서 다중 표적, 개인 맞춤 치료제로 진화하는 흐름을 선제적으로 구현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자 실적 개선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AI 신약개발사들은 돌아가며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파로스아이바이오(388870)가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치료 신약 후보의 성분명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등재됐다는 소식에 상한가에 도달했다.

이처럼 AI 신약개발사들의 주가가 상승한 데에는 정부 지원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주요 부처가 잇따라 AI 중심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일 K-AI 신약개발 연구개발(R&D) 사업 본격화 계획을 발표했다. 대규모 국책과제 선정을 통해 국내 AI 신약 파이프라인이 빠르게 임상 단계로 진입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과기부는 182억원을 투입해 이달부터 내년 9월까지 AI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여기에는 루닛(328130), SK바이오팜(326030) 등이 참여한다.

신테카바이오 관계자는 “(이날 주가 상승에는) AI 신약개발 관련 주식들이 전반적으로 오르는 등 섹터 수혜에 따른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지놈앤컴퍼니,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끝…ADC에 집중

지놈앤컴퍼니는 이날 오후 1시 22분 GEN-001의 위암 대상 국내 임상 2상 결과를 공시했다. 해당 임상 결과가 공개되자 지놈앤컴퍼니의 거래량은 곧 52주 최대 거래량을 돌파하며 장 중 한 때 3494원으로 치솟으며 전일 대비 18.44% 급등했다.

12일 지놈앤컴퍼니 주가 추이 (자료=KG제로인 엠피닥터)
해당 임상의 결과보고서(CSR)에 따르면 42명 중 8명에서 부분 반응(PR)을 보이며 19%의 객관적 반응률(ORR)이 나타났다. PR 또는 완전관해(CR)를 보인 환자 8명 중 6명은 반응 지속 중이라 반응지속기간(DoR)의 중앙값은 추정 불가(NE)했다.

소수 환자군에서 반응 지속성이 확인된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전체생존율(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 측면에선 뚜렷한 이점을 찾기 어려웠다. OS 중앙값은 7.79개월로 12개월 생존율은 33%였다. PFS 중앙값은 1.71개월, 3개월 생존율 37%, 6개월 24%, 9개월 13%로 확인됐다.

GEN-001의 안전성은 충분히 입증됐다. 시험약물 관련 이상사례(TEAE)는 GEN-001 관련 2명(4.8%)이며, 시험약물과 관련된 중대한 이상반응은 없었다.

지놈앤컴퍼니의 주가 상승폭이 점차 줄어들며 전일 대비 290원(9.83%) 오른 32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임상 결과에 대한 실망감이 일부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놈앤컴퍼니가 앞으로 GEN-001 추가 임상을 자체 진행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번 임상 결과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전망이다. 앞서 지놈앤컴퍼니는 GEN-001의 위암 대상 CSR 수령을 마지막으로 신약개발의 중심축을 ADC로 옮기는 피보팅(사업 방향 전환)을 결정했다.

지놈앤컴퍼니 관계자는 “지놈앤컴퍼니가 GEN-001을 추가적으로 임상하진 않을 계획”이라면서도 “해외 파트너사를 찾는다면 GEN-001 임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