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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사우디 간 이해진
지방자치주택부 장관과 만나
부동산연계 디지털금융 협력
데이터센터 공동 추진도 논의
최수연, 李대통령 순방 동행
UAE에 AI 모델 수출 타진


이해진 네이버 의장(왼쪽)이 18일(현지시간) 사우디에서 마지드 알호가일 지방자치주택부 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우디 프레스 에이전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직접 찾아 네이버 중동 공략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지난해 9월 이후 1년여 만에 사우디를 다시 방문한 이 의장은 현지 정부 수반을 만나 디지털 금융 등 새로운 분야에서 협업 논의를 이끌어냈다.

이재명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국빈방문에 동행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의 인공지능(AI) 모델을 현지에 이식하기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 '중동의 구글'을 노리는 네이버의 진격이 두 수장(이해진·최수연)의 광폭 행보에 맞춰 최근 더욱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네이버와 사우디 정부에 따르면 이 의장은 이날 사우디 리야드에서 마지드 알호가일 사우디 지방자치주택부 장관과 만나 디지털 사업 분야 협업에 대해 논의했다. 알호가일 장관은 2022년 경기 성남 네이버 1784사옥을 찾아 디지털 트윈, 로봇, AI 등 네이버의 대표 기술을 체험하며 인연을 맺었다.

특히 이 의장은 지난해 사우디 첫 방문 때와 달리 이번에는 전면에 나서 알호가일 장관과 직접 협의를 진행했다. 실제 이 의장은 지난해 9월 이뤄진 네이버와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 간 AI 분야 협력과 관련해 업무협약(MOU) 체결 당시에는 글로벌투자책임자(GIO)로서 협약 당사자였던 최 대표·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를 보조했지만, 올해는 이사회에 복귀한 만큼 네이버·네이버클라우드 등 중동 공략을 위해 뭉친 네이버 계열사들을 통칭하는 '팀네이버' 수장으로서 논의를 주도했다.

이번 회동에서 이 의장과 알호가일 장관은 디지털 트윈 등 네이버와 사우디 정부가 추진 중인 기존 사업과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분야에서도 협업하기로 합의했다.

디지털 화폐가 대표적이다. 사우디 프레스 에이전시(SPA)에 따르면 양측은 부동산 투자 및 기타 경제 분야와 연계된 안정적인 디지털 화폐 분야에서의 협력 기회에 대해 논의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사우디의 대규모 부동산 자산을 토큰증권(STO) 형태로 분할하거나 부동산 가치에 연동된 실물자산 담보 스테이블코인을 스마트시티 내 결제 수단으로 적용하는 등의 협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네이버는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디지털 금융 경쟁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네이버가 사우디 등 중동 지역에서 디지털 화폐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은 사우디 현지 데이터센터 개발 프로젝트도 함께 추진하기로 논의했다. 현재 사우디 정부가 추진 중인 거대 신도시 '네옴시티' 내 데이터센터 구축을 네이버가 주도하는 것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한편 19일(현지시간) 최 대표는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현지 기업과 AI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현지 정부 기관과 기업이 대거 참석한 이 자리에서 최 대표는 삼성, 현대차 등 국내 대표 기업과 함께 UAE에 만들 AI 중심 미래 혁신 허브 구축에 네이버가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공략을 위한 네이버의 이 같은 노력은 현재 미국(웹툰)과 일본(웹툰·네이버웍스)에 집중된 네이버의 해외 영토를 글로벌 전역으로 확산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지리적으로 유럽·아프리카와 가까운 중동의 특성상 사우디와 UAE 같은 이 지역 핵심 국가 공략에 성공한다면 이를 발판 삼아 해당 지역에 진출할 기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