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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지자체 단속 이후 민원 급감
특사경 도입·세무조사까지 추진
시 “법 개정 없인 ‘풍선효과’ 우려”
경인전철 부천역 일대에서 욕설과 폭력을 일삼고 음주·노출방송 등 막장방송을 일삼던 유튜버들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와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 것이 막장 유튜버 급감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막장 유튜버가 근절됐다기보다는 이들이 방송활동 장소를 옮겼을 가능성이 있다.

부천시는 피노키오광장, 마루광장 등 부천역 일대에서 활동하던 유튜버와 관련한 국민신문고 등 민원이 지난 9월 40건에서 10월에는 7건으로 크게 감소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 112신고 건수도 8월 둘째 주 141건에서 10월 마지막 주 37건으로 73.8% 감소했다.

부천역 일대에서 활동하는 유튜버와 인터넷 방송 진행자(BJ)는 적게는 10명에서 많게는 60명에 달한다. 하루 평균 30명 안팎이 이 일대에서 막장 방송을 진행했다.

부천시는 막장 유튜버들 가운데는 서울 홍대는 물론 대구, 대전에서 찾아와 원정방송을 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부천시는 유튜버들이 라이브 방송 과정에서 주변 상인들과 시민들에게 행패를 부릴 뿐만 아니라 도시 이미지까지도 크게 훼손시킨다고 판단,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다. 시는 ‘부천역 일대 이미지 개선 TF’를 구성해 U자형 볼라드, 원형 돌의자, 광장 중앙 조형물 등을 모두 철거했다. 시민단체와 상인들로 ‘부천역 막장 유튜버 근절 시민대책위’를 구성해 매일 오후 5시부터 순찰활동을 하고 있다. 피노키오광장과 마루광장에는 경찰 순찰차 주차구역을 별도로 설치했다. 시는 경찰과 중앙지구대를 이전하거나 치안센터를 설치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부천시는 지방 공무원이 공공장소에서의 질서방해 행위를 단속할 수 있도록 특별사법경찰관 도입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유튜버들의 수익원을 차단하고 탈루세금을 추징하기 위해 국세청과 세무조사도 협의하고 있다.

경찰 역시 지난달 부천역 일대에서 음식점 업주를 위협하거나 출동한 경찰관을 모욕한 유튜버 2명을 구속했다. 부천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김기표·서영석 의원은 막장 유튜버와 BJ를 처벌할 수 있는 형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시설개선과 대대적인 단속으로 막장 유튜버들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서울지하철 7호선 신중동역과 경인전철 송내역, 부평역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막장 유튜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법개정과 함께 글로벌 플랫폼의 자율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