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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오브듀티'·'아크 레이더스' 품질 논란 확산
AI 음성·이미지에 거부감 폭발…업계는 정반대 시각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7' 속 AI 생성 의혹 이미지
[X 캡처]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이 게임 제작 현장의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AI가 직접 생성한 그림, 음성 등 애셋(개발 자료)을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게임 이용자들은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두고 부자연스럽고 성의가 부족하다며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지만,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반박도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는 마이크로소프트(MS) 산하 게임 유통사 액티비전이 지난 14일 출시한 인기 슈팅게임 '콜 오브 듀티' 시리즈 최신작 '블랙 옵스 7'이다.

소비자들은 '블랙 옵스 7'에 등장한 프로필 치장용 아이템 속 그림 상당수가 게임 속 분위기와 맞지 않고, 노골적인 AI 생성 이미지로 만들어졌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액티비전은 논란이 확산하자 결국 언론 매체를 통해 "게임 제작에 AI를 사용했다"는 취지로 인정했다.

넥슨의 스웨덴 소재 자회사 엠바크스튜디오가 지난달 30일 출시한 생존 슈팅 게임 '아크 레이더스'도 비슷한 논쟁에 휘말렸다.

아크 레이더스
[넥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크 레이더스'는 출시 직후 높은 완성도와 정교한 게임플레이 설계가 호평을 받으며 PC 버전 최고 동시 접속자 수가 전 세계에서 48만명을 넘기고, 스팀에서 유료 게임 중 판매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히트했다.

그러나 일부 서구권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게임 속 캐릭터의 음성이 실제 성우 녹음이 아닌 생성형 AI로 만들어졌다며 "영혼이 없다"는 취지로 비판하고 나섰다.

영국의 유명 게임 매체 '유로게이머'까지 비난에 가세, '아크 레이더스'가 AI 음성을 활용했다는 점을 주로 들며 별점 5점 중 2점이라는 혹평을 남겼다.

부족한 완성도 문제로 지난해 2주만에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의 '콘코드'에 매긴 3점보다도 낮은 점수다.

이를 본 '아크 레이더스' 이용자들은 "리뷰 신뢰도를 저버린 비합리적인 평가"라고 리뷰어를 비판하며 논란은 더 확산했다.

AI 일자리 대체 (PG)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각국 일러스트레이터·성우 업계의 반발도 거세다.

할리우드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은 지난 5월 에픽게임즈의 인기 슈팅게임 '포트나이트'의 AI 캐릭터 음성 활용에 대해 비판하는 취지의 성명을 냈다.

그러면서 전미노동관계위원회(NLRB)에 에픽게임즈 자회사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제소했다.

일본영상협회, 일본 만화가협회도 지난달 말 가도카와, 고단샤 등 만화·애니메이션 유통사들과 공동 성명을 내고, 영상 생성 AI '소라 2'를 출시한 오픈AI를 향해 학습 데이터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게임업계는 제작 과정에서 AI 사용을 이미 선택이 아닌 필수로 보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AI 퍼스트' 전환을 선언하고, 제작 및 경영 전반에 AI 도입을 촉진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지난 3분기 역대 최고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자발적 퇴사 선택 프로그램'을 공지했다.

크래프톤은 인력 감축 목적이 아니라고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AI 도입에 따른 인력 조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국내 주요 게임사가 밀집한 판교역 일대
[성남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한 중견 게임 개발사 임원은 "2022년경부터 기획 과정에서 AI를 자주 활용하고 있다"라며 "최종 결과물에도 AI 이미지를 리터칭(보정)을 거쳐 일부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용자들이 거부감을 가진 것이 사실이지만, AI의 발전 속도를 고려했을 때 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한 개발 외주업체 관계자는 "게임 원화 일감이 작년부터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며 "콘셉 아트 제작 과정에서 AI 사용이 늘어나면서 그런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juju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