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용택·박재형 서울대 교수
패널 필요없는 新디스플레이
초음파로 초경량 입자 띄우면
스스로 빛나며 홀로그램 구현
의료·K팝 등 쓰임새 무궁무진
中추격 뿌리칠 기술로도 주목
韓 차세대산업으로 육성 시급
패널 필요없는 新디스플레이
초음파로 초경량 입자 띄우면
스스로 빛나며 홀로그램 구현
의료·K팝 등 쓰임새 무궁무진
中추격 뿌리칠 기술로도 주목
韓 차세대산업으로 육성 시급
◆ 한국을 바꿀 10개의 질문 / 스타워즈 같은 3D 입체영상 실현될까 ◆
서울대 3차원 광공학 연구실에서 홍용택·박재형 전기·정보학부 교수가 ‘미래 디스플레이’에 대해 깊은 토론을 하며 묘사한 기술이다. 이들이 함께 그리는 미래 디스플레이는 ‘어커스틱 레비테이션 디스플레이(Acoustic Levitation Display)’다. 음파를 이용해 공중에 물체를 띄우고, 동시에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디스플레이다. 이른바 ‘3D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다.
또 다른 상상을 하면 이렇다. 손목 시계 주변에 ‘링’ 형태 구조물을 만들고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소자를 집적한 후 ‘링’이 올라가며 늘어나는 디스플레이를 구현한다면, 홀로그램 디스플레이처럼 영상을 띄우는 것이 가능해진다. 박재형 교수는 “기존 기술은 고정된 원통 형태 구조물 내에서 구현하는 수준”이라면서도 “향후 스트레처블 구조가 완성되면 더 넓고 다양한 공간에 확장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리는 복잡하다. 초음파 트랜스듀서(transducer)라는 장치가 강력하고 정밀한 음파를 방출 → 음파들이 서로 간섭하면서 ‘정재파(standing wave)’를 형성 → 압력 노드라고 불리는 특정 지점에서 소리 압력에 따라 물체가 중력과 균형을 이루며 부상 → 떠오른 작은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가 스스로 영상을 발산 → 이를 소프트웨어로 제어해 입체적인 홀로그램을 구현하는 순이다. 이러한 3D 홀로그램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그 자체로 혁신이다.
이 뿐 아니다. 수술시 환자의 장기나 수술 부위를 3차원 홀로그램으로 공중에 띄워, 의사들이 보다 직관적으로 진단하고 시술할 수 있다. 이 뿐인가. 역사적 유물, 과학적 실험 모델, K팝 아이돌 공연 등을 손에 닿을 듯 입체적으로 띄워 몰입형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홍 교수는 디스플레이 발전 방향에 대해 “온갖 아이디어가 오가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뇌내 현실(brain-internal reality)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뇌내 현실은 시신경과 디스플레이 기술을 결합해, 눈을 거치지 않고도 직접 뇌에 시각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박 교수는 이에 대해 “일본에서는 테이블 위에 띄우는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를 넘어, 직접 눈에 착용하는 콘택트렌즈 형태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가 사라지는 방식으로 디스플레이가 완성되는, 마치 불교의 ‘색즉시공(色卽是空·모든 물질적 형상과 현상은 실체가 없다는 뜻)’식 화두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이 있다. 바로 홍 교수가 집중 연구하고 있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다.
홍 교수는 “여러 번 재사용 가능한 플라스틱 소재를 활용할 경우, 포스트 잇처럼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플렉서블이나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다”면서 “피부에 부착 가능한 바이오패치(bio-patch)로 확장 적용할 수 있으며, 헬스케어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의 헬스케어 제품들을 혈당 측정 패치나 의료용 밴디지 형태로 제작이 가능하다. 사용자는 해당 밴디지를 피부에 부착하여 사용한 뒤, 데이터 카트리지에 연결해 혈당 데이터를 회사 서버나 병원 네트워크로 전송할 수 있다.
홍 교수는 “배터리 없이 체온만으로 작동할 수 있는 패치에 대한 연구도 현재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홍 교수는 “20% 정도 신축만 가능해지면, 실제 인체 피부나 자동차 표면에도 손쉽게 부착할 수 있다”면서 “200ppi(인치당 픽셀수)까지 선명한 해상도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네비게이션 기기와 같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가 ~200ppi인 점을 고려할 때, 충분히 상용화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다.
특히 이러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OLED 이후 주변국과 기술 격차를 벌릴 수단이 된다. 홍 교수는 “해당 기술을 2017년 처음 시연했는데, 중국이 여전히 데모를 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면서 “폴더블 등 플렉서블에 이어 한국의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늦어도 2030년이면 우리 주변 곳곳에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마주할 것으로 기대했다. 홍 교수는 어떤 부분에 쓰일 것 같냐는 질문에 “인간 생활 전반에 깊숙이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기술이 먼저 태동하면 그 쓰임새가 우리가 예상치 못한 곳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산업계 역시 산·학 연구가 활발하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12인치 화면이 최대 18인치까지 신축성 있게 늘어나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개발했고,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 처음 해당 제품을 시연한 뒤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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