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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디펜스테크 현장을 가다

"노키아는 이제 방산기업 5G기술, 군사용으로 특화"

국방·안보기업 키우는 핀란드
러시아와 국경 맞대 위기 증폭
기술 없인 동맹국 협력 불가능

“노키아도 핀란드의 중요한 방위산업·안보 기업입니다.”

지난달 30일 핀란드 헬싱키 국방부 청사에서 만난 올리 루투 핀란드 국방부 자원정책국장 겸 국가군수국장(사진)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핀란드의 국방자원 전반을 관리하면서 방산 수출·전략 사업을 총괄하고,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군사 협력에서 핀란드를 대표해 대외 창구 역할을 하는 국방부 핵심 인사다.

올리 국장은 핀란드의 방산 트렌드에 대해 “‘듀얼 유스’를 축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듀얼 유스는 방산 회사가 디펜스테크 개발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동시에 개발한다는 의미다. 이스라엘이 벤치마킹 모델이다.

올리 국장은 2000년대 세계 정보기술(IT) 시장을 휩쓴 핀란드 대표 기업 노키아 역시 핀란드의 중요한 국방 기업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키아는 하나의 사례일 뿐”이라고 말했다. 노키아는 미국 전술 통신장비 기업 페닉스를 인수하며 군사 작전용 ‘브로드밴드 전술 통신’ 역량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 4월 통신사 텔리아핀란드, 핀란드 방위군과 함께 민간용 5세대(5G) 이동통신망을 군사용에 특화한 독립 통신망으로 구축하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실험에 성공했다.

올리 국장은 핀란드의 디펜스테크산업 발전이 지정학적 위기와 맞물려 더 크게 증폭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핀란드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서다. 앞선 기술 없이는 동맹국과의 협력도 불가능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올리 국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방산 기술의 발전 속도가 상당히 빨라졌다”며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및 유럽 국가들과 제때 협력하려면 최첨단 방위 기술을 신속하게 운용 단계로 올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핀란드 정부는 2029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최소 3%로 늘릴 계획이다. 자국 디펜스테크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무기 구매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한국은 핀란드의 핵심 방산 파트너”라며 “한국과 협력해 신기술을 최적화하는 활동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