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IT 원장 맡아 미래기술 선도
사장단 인사, 안정·경쟁력 중점
전영현·노태문 2인 대표 체제로
삼성전자가 21일 사장 승진 1명, 보직 변경 3명 등 총 4명 규모의 2026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예년보다 소폭 인사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기술 선점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인사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왼쪽부터)전영현, 노태문, 박홍근, 송규종
이날 인사에서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S(반도체) 부문장, 메모리사업부장,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 등 3가지 업무를 담당했던 전영현 부회장은 SAIT 원장직을 뗐다. SAIT 원장엔 하버드대 교수인 박홍근 사장을 임명했다. 박홍근 사장은 1999년 하버드대 교수로 임용돼 25년 이상 화학·물리·전자 등 기초과학과 공학 전반의 연구를 이끌어 온 글로벌 석학이다. 2003년 삼성 호암상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박 사장 영입을 통해 양자컴퓨팅, 뉴로모픽 반도체(인간 뇌 구조를 모방한 차세대 반도체) 등 미래 디바이스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또 그동안 완제품 사업 부문인 DX 부문장을 직무 대행하며 MX(모바일) 사업부장을 맡았던 노태문 사장을 DX 부문장 겸 MX 사업부장,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반도체 사업 부문은 전영현 부회장이, 완제품 사업 부문은 노태문 사장이 이끄는 2인 대표 체제를 구성했다.

삼성전자 DX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 겸 삼성리서치장엔 윤장현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가 승진 임명됐다. 윤 사장은 사물인터넷&타이젠 개발팀장, 소프트웨어 담당 등의 보직을 거치며 인공지능(AI)·로봇·바이오·반도체 등 유망 기술 투자를 주도해 왔다.

삼성그룹 계열사들도 이날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삼성물산은 송규종 경영기획실장을 리조트 부문 대표이사 사장 겸 삼성웰스토리 대표이사로 승진 내정했고, 종합 보안 기업 에스원은 삼성물산 정해린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삼성벤처투자는 삼성디스플레이 이종혁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내정했다.

삼성의 이번 인사는 이재용 회장이 지난 7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에서 무죄가 확정되면서 9년 동안 이어진 각종 사법 리스크를 벗은 후 실시한 첫 인사다. 재계와 테크 업계에선 이번 인사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삼성전자 주요 사업의 경영진에게 힘을 실어주며 경쟁력을 다지고 미래 기술을 발 빠르게 연구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