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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생성 책 표지.
책 표지 디자인에 인공지능(AI)이 만든 이미지가 사용됐다는 이유로 작품 자체가 문학상 심사에서 탈락했다. 출판사가 표지 작업을 했기 때문에 해당 작가들은 AI 결과물인지 몰랐다고 한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 최고 문학상인 '오컴 북 어워즈'에 출품된 2개 작품이 규정 위반을 이유로 경쟁에서 제외됐다. 『엔젤 트레인』과 『오블리게이트 카니보어』라는 소설집인데 각각 기차 위를 천사가 나는 그림, 고양이 얼굴에 사람 치아가 합성된 이미지를 표지에 썼다.

출판사는 AI 관련 규정이 뒤늦게 추가됐다고 반발했다. 출판사 측은 "심사위원회가 지난 8월에 규정을 바꿨는데 이때는 이미 표지가 완성된 상태였다"며 "훌륭한 작가들의 작품에 이러한 문제가 생겨 유감"이라고 밝혔다.

앞서 주최 측은 "표지, 삽화 등 시각적 요소를 포함해 도서 전반에 AI 생성 결과물이 포함되면 수상 자격이 없다"는 규정을 밝혔다.

작가들은 AI로 만든 표지인지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들은 "내 글에는 AI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그런데 표지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게 안타깝다"거나 "디자이너들이 표지 작업에 오랜 시간을 들였는데 단지 AI가 만들어줬다는 오해가 번지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AI가 이끄는 시대 변화 속에 출판업계의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고 보도하고 있다. 책 내용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AI 사용을 금지하던 기존 논의와 달리 각종 디자인 작업까지 AI 규제가 신설되고 있다는 것이다.

출판업계에선 "이미지 편집을 도와주는 포토샵에 이미 AI 기능이 포함되는 등 이미 광범위하게 AI가 사용되고 있다"면서 "어디까지가 AI 사용인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고 가디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