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탐지 급증…문장·패턴 분석 강화
최종 합격은 면접 '설명력'에서 갈려
자기소개서 (PG)
[김민아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서울의 한 대학 취업상담실.
졸업을 앞둔 25살 A씨는 노트북 화면을 띄운 채 상담사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부분 AI가 쓴 건데 이게 제 글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상담사는 "요즘은 학생 열 명 중 여덟 명이 이렇게 시작한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이런 가상의 상황처럼 대학가에서는 실제로 AI 기반 글쓰기 도구가 이미 일상적인 취업 준비 과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구직자들이 AI 도움 없이는 자기소개서(자소서) 작성을 어려워하는 현상이 심화하면서 기업들은 AI가 만든 문장을 어떻게 판별할지 새로운 채용 기준을 세우고 있다.
대학가, "AI 초안은 기본"…AI 활용법 교육 신설 채용 플랫폼 캐치가 올해 구직자 2천명 대상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91%가 "AI 활용 경험 있다"고 답했고 "AI를 사용해 본 적 없다"는 비율은 9%에 불과했다. 이는 자소서 작성 시 AI를 사용하는 것이 대세임을 보여주는 수치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취업 플랫폼 '에브리타임'·비누랩스 인사이트의 2025년 설문에서는 "대학생 10명 중 8명(82.8%)이 취업 준비에 AI 사용"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AI 서류 검사 서비스 '카피킬러'와 '프리즘'의 2025년 1분기 트렌드 리포트에서도 자소서의 최소 69~70%가 AI 도움을 받았다는 데이터가 나왔다. 실제 제출된 자소서 중 절반 이상이 AI가 관여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대학 진로·취업센터들도 학생들의 자소서 작성 과정에서 AI 초안 활용 비율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AI 기반 글쓰기 도구는 구직자들에게 문법 교정이나 문장 다듬기 등 단순 반복 업무 시간을 줄여주고 글의 구조를 잡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이는 글쓰기에 부담을 느끼는 지원자의 진입 장벽을 낮춰 자신의 핵심 경험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합격 자기소개서 살펴보는 취업준비생들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4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를 찾은 취업준비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4.1.17
kjhpress@yna.co.kr
국내 대학 취업센터에서는 AI로 초안을 작성하되 본인의 실제 경험과 일치하도록 내용을 구조적으로 재구성하고 면접 대비까지 지도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AI 활용법, 자소서 초안 작성, 분야별 맞춤형 경험 서술법, 표절 탐지와 윤리, 모의 면접과 AI 분석 서비스가 포함된다.
일부 대학은 AI 도구와의 협업 실습, 실제 합격 자소서 데이터 학습, 학생별 이력 기반 맞춤 피드백까지 제공한다.
서일대는 'AI 자소서 입문 프로그램'을 2025학년도 정규 과정으로 운영하며 AI 활용 자소서 작성 역량 강화 및 취업 준비 자신감을 높이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선문대는 'AI 자소서 라이팅미' 프로그램을 통해 재학생과 졸업생 대상 자체 AI 플랫폼에서 자소서 작성과 첨삭을 지원하고 있다. 동아대 등에서도 AI자소서 특강, AI 플랫폼 활용 캠프, 졸업생 대상 AI를 활용한 실전 취업 준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대 등은 AI 자소서 분석, AI 면접 시뮬레이션 등 실제 구직 상황에 맞춘 첨삭과 지도 서비스를 대학혁신지원사업과 연계해 제공한다.
대학들은 "AI로 초안을 만드는 것은 허용하지만 경험에 대한 설명은 반드시 본인 언어로 재구성하라"고 지도하고 있다.
AI로 초안을 작성하는 것은 허용하지만, 경험만큼은 반드시 본인의 언어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자기 주도적인 수정 및 보완을 통해서 개성과 진정성이 있는 자소서를 요구하고 있다.
AI 탐지 증가…핵심은 '작성자가 설명 가능한가' AI 자소서 확산에 기업들도 챗GPT 작성 여부를 가려내기 위해 대응에 나섰다.
관련 분석프로그램도 나오고 있는데 AI 기반 표절 검사 서비스 '카피킬러'를 운영하는 무하유가 대표적이다. 무하유의 GPT킬러는 자기소개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챗GPT가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부분을 탐지한다.
무하유에 따르면 대학과 기관을 중심으로 사용되던 AI 판별 기능의 검사량이 10~11월 64만7천 건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3.6배 늘었다.
무하유 측은 "교육기관뿐 아니라 기업 문의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LG전자, 롯데, KB국민은행, 국민연금공단 등 대기업 및 일부 공기업들은 '카피킬러' 등 AI 탐지 서비스를 채용 전형에 공식 도입해 서류 심사 단계에서 AI 작성 가능성을 자동 분석한다.
자기소개서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2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개막한 2022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를 찾은 한 구직자가 현장 면접에 앞서 여러 번 고쳐 쓴 자기소개서를 살피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으로 진행돼 온 박람회는 올해 3년만에 대면 개최됐다. 2022.8.24
hihong@yna.co.kr
국민연금공단 등 일부 공공기관은 채용 공고문에 명시적으로 "챗GPT 등 AI 활용 및 표절 여부를 철저히 검증해 불이익 가능"을 안내하고 있다.
AI 자소서 탐지는 문장 구조, 길이, 확률 분포, 패턴 등 자연어 처리 기술로 AI 생성 가능성을 수치화한다. 문서 전체·단락·문장별로 AI 생성 확률을 제공하며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등 신모델이 나올 때마다 신속히 대응해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이를 통해 탐지 정확도가 98%에 달한다고 하지만 본인이 AI 초안을 적극적으로 수정할 경우 AI 여부 판별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업은 탐지 결과를 참고 정보로 활용하며 최종 판정은 결국 면접을 통해 직접적인 확인 절차를 병행하고 있다.
여러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지점은 바로 이것이다.
AI로 문장을 썼는지보다 그 문장을 본인이 완벽하게 이해하고 면접관에게 설명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공정성 및 투명성 기준 마련 필요성 제기 AI 자소서 자체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은 현재 없다.
정부 부처 또한 AI 기반 글쓰기 사용에 대해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그러나 대학 및 인사관리(HR) 전문가들은 경험의 왜곡 문제 그리고 투명성 부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특히 '어떤 AI 툴을 사용했는지', '어떤 프롬프트를 활용했는지'에 따라 정보 격차가 발생한다는 점이 논란의 소지다.
'AI가 살펴보는 자소서'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9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SK 동반성장 협력사 채용박람회 2019'를 찾은 취업준비생이 AI 자기소개서 컨설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번 채용박람회에서는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SK 주요 관계사가 추천하는 우수 협력사와 사회적 기업 66개사가 참가했다. 2019.11.19
superdoo82@yna.co.kr
유료·고성능 AI 툴이나 효과적인 프롬프트 작성법을 아는 지원자가 더 정교한 초안을 얻을 수 있어 불공정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AI가 제시한 문장을 그대로 제출할 경우 면접에서 설명하지 못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지속해서 안내하고 있다.
결국 채용 시장은 하나의 핵심으로 수렴한다.
AI는 글을 대신 만들 수 있지만 경험을 대신 말해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지금 이 시대에 채용 시장에서 요구되는 '설명력'은 단순한 말솜씨가 아닌 본인의 경험을 육하원칙에 따라 논리적으로 재구성하고 일관성 있게 전달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면접에서 드러나는 AI 자소서의 5가지 패턴 취업 전문가들과 대학 취업센터가 최근 면접 과정에서 실제로 확인했다고 밝힌 'AI 자소서의 특징적 패턴'은 다음과 같다.
면접관이 "이 프로젝트에서 본인이 맡은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구체적인 질문을 하면 "자소서 내용 그대로입니다"와 같은 짧은 답만 반복하는 경우다. AI가 만든 문장을 본인이 소화하지 못했을 때 쉽게 드러난다.
AI가 만들어준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했다"와 같은 깔끔한 서술은 "구체적으로 언제, 어느 단계에서, 누구와"와 같은 질문에 설명이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인사팀은 여러 지원자의 자소서를 비교하며 '표현 패턴의 유사성'을 쉽게 감지한다. "저는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꾸준함을 잃지 않는 사람입니다"처럼 AI가 자주 생성하는 표현은 쉽게 잡아낼 수 있다.
갓 대학을 졸업한 지원자가 장기 경영전략이나 고차원 조직문화 개선책을 내놓는 등 실제 경험과 차이가 크면 면접에서 금방 드러난다. 이는 대학 취업센터가 가장 먼저 지적하는 전형적인 AI 패턴이다.
자기소개서
[연합뉴스TV 제공]
지원자들은 AI 초안 문장 중 성향이나 동기 부분을 많이 활용한다.
이 때문에 "왜 이 직무를 선택했나" 같은 질문에는 유창하게 답하지만 직무와 관련해 실제 본인이 겪은 경험으로 질문이 넘어가면 답변이 멈추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AI 자소서의 등장은 채용 시장의 새로운 문법을 만들고 있다.
대학은 AI 활용법을 가르치면서도 경험 기반 서술을 강조하고, 기업은 탐지 기술을 도입하면서도 최종 판단은 면접에서 내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조언한다.
AI로 초안을 쓰는 건 상관없지만 그 문장을 당신만의 언어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취업준비생에게는 '경험 설명력'이, 기업에는 '공정한 평가 기준'이 AI 채용 시대의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
president21@yna.co.kr
최종 합격은 면접 '설명력'에서 갈려
[김민아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서울의 한 대학 취업상담실.
졸업을 앞둔 25살 A씨는 노트북 화면을 띄운 채 상담사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부분 AI가 쓴 건데 이게 제 글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상담사는 "요즘은 학생 열 명 중 여덟 명이 이렇게 시작한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이런 가상의 상황처럼 대학가에서는 실제로 AI 기반 글쓰기 도구가 이미 일상적인 취업 준비 과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구직자들이 AI 도움 없이는 자기소개서(자소서) 작성을 어려워하는 현상이 심화하면서 기업들은 AI가 만든 문장을 어떻게 판별할지 새로운 채용 기준을 세우고 있다.
대학가, "AI 초안은 기본"…AI 활용법 교육 신설 채용 플랫폼 캐치가 올해 구직자 2천명 대상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91%가 "AI 활용 경험 있다"고 답했고 "AI를 사용해 본 적 없다"는 비율은 9%에 불과했다. 이는 자소서 작성 시 AI를 사용하는 것이 대세임을 보여주는 수치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취업 플랫폼 '에브리타임'·비누랩스 인사이트의 2025년 설문에서는 "대학생 10명 중 8명(82.8%)이 취업 준비에 AI 사용"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AI 서류 검사 서비스 '카피킬러'와 '프리즘'의 2025년 1분기 트렌드 리포트에서도 자소서의 최소 69~70%가 AI 도움을 받았다는 데이터가 나왔다. 실제 제출된 자소서 중 절반 이상이 AI가 관여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대학 진로·취업센터들도 학생들의 자소서 작성 과정에서 AI 초안 활용 비율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AI 기반 글쓰기 도구는 구직자들에게 문법 교정이나 문장 다듬기 등 단순 반복 업무 시간을 줄여주고 글의 구조를 잡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이는 글쓰기에 부담을 느끼는 지원자의 진입 장벽을 낮춰 자신의 핵심 경험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4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를 찾은 취업준비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4.1.17
kjhpress@yna.co.kr
국내 대학 취업센터에서는 AI로 초안을 작성하되 본인의 실제 경험과 일치하도록 내용을 구조적으로 재구성하고 면접 대비까지 지도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AI 활용법, 자소서 초안 작성, 분야별 맞춤형 경험 서술법, 표절 탐지와 윤리, 모의 면접과 AI 분석 서비스가 포함된다.
일부 대학은 AI 도구와의 협업 실습, 실제 합격 자소서 데이터 학습, 학생별 이력 기반 맞춤 피드백까지 제공한다.
서일대는 'AI 자소서 입문 프로그램'을 2025학년도 정규 과정으로 운영하며 AI 활용 자소서 작성 역량 강화 및 취업 준비 자신감을 높이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선문대는 'AI 자소서 라이팅미' 프로그램을 통해 재학생과 졸업생 대상 자체 AI 플랫폼에서 자소서 작성과 첨삭을 지원하고 있다. 동아대 등에서도 AI자소서 특강, AI 플랫폼 활용 캠프, 졸업생 대상 AI를 활용한 실전 취업 준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대 등은 AI 자소서 분석, AI 면접 시뮬레이션 등 실제 구직 상황에 맞춘 첨삭과 지도 서비스를 대학혁신지원사업과 연계해 제공한다.
대학들은 "AI로 초안을 만드는 것은 허용하지만 경험에 대한 설명은 반드시 본인 언어로 재구성하라"고 지도하고 있다.
AI로 초안을 작성하는 것은 허용하지만, 경험만큼은 반드시 본인의 언어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자기 주도적인 수정 및 보완을 통해서 개성과 진정성이 있는 자소서를 요구하고 있다.
AI 탐지 증가…핵심은 '작성자가 설명 가능한가' AI 자소서 확산에 기업들도 챗GPT 작성 여부를 가려내기 위해 대응에 나섰다.
관련 분석프로그램도 나오고 있는데 AI 기반 표절 검사 서비스 '카피킬러'를 운영하는 무하유가 대표적이다. 무하유의 GPT킬러는 자기소개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챗GPT가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부분을 탐지한다.
무하유에 따르면 대학과 기관을 중심으로 사용되던 AI 판별 기능의 검사량이 10~11월 64만7천 건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3.6배 늘었다.
무하유 측은 "교육기관뿐 아니라 기업 문의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LG전자, 롯데, KB국민은행, 국민연금공단 등 대기업 및 일부 공기업들은 '카피킬러' 등 AI 탐지 서비스를 채용 전형에 공식 도입해 서류 심사 단계에서 AI 작성 가능성을 자동 분석한다.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2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개막한 2022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를 찾은 한 구직자가 현장 면접에 앞서 여러 번 고쳐 쓴 자기소개서를 살피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으로 진행돼 온 박람회는 올해 3년만에 대면 개최됐다. 2022.8.24
hihong@yna.co.kr
국민연금공단 등 일부 공공기관은 채용 공고문에 명시적으로 "챗GPT 등 AI 활용 및 표절 여부를 철저히 검증해 불이익 가능"을 안내하고 있다.
AI 자소서 탐지는 문장 구조, 길이, 확률 분포, 패턴 등 자연어 처리 기술로 AI 생성 가능성을 수치화한다. 문서 전체·단락·문장별로 AI 생성 확률을 제공하며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등 신모델이 나올 때마다 신속히 대응해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이를 통해 탐지 정확도가 98%에 달한다고 하지만 본인이 AI 초안을 적극적으로 수정할 경우 AI 여부 판별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업은 탐지 결과를 참고 정보로 활용하며 최종 판정은 결국 면접을 통해 직접적인 확인 절차를 병행하고 있다.
여러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지점은 바로 이것이다.
AI로 문장을 썼는지보다 그 문장을 본인이 완벽하게 이해하고 면접관에게 설명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공정성 및 투명성 기준 마련 필요성 제기 AI 자소서 자체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은 현재 없다.
정부 부처 또한 AI 기반 글쓰기 사용에 대해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그러나 대학 및 인사관리(HR) 전문가들은 경험의 왜곡 문제 그리고 투명성 부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특히 '어떤 AI 툴을 사용했는지', '어떤 프롬프트를 활용했는지'에 따라 정보 격차가 발생한다는 점이 논란의 소지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9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SK 동반성장 협력사 채용박람회 2019'를 찾은 취업준비생이 AI 자기소개서 컨설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번 채용박람회에서는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SK 주요 관계사가 추천하는 우수 협력사와 사회적 기업 66개사가 참가했다. 2019.11.19
superdoo82@yna.co.kr
유료·고성능 AI 툴이나 효과적인 프롬프트 작성법을 아는 지원자가 더 정교한 초안을 얻을 수 있어 불공정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AI가 제시한 문장을 그대로 제출할 경우 면접에서 설명하지 못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지속해서 안내하고 있다.
결국 채용 시장은 하나의 핵심으로 수렴한다.
AI는 글을 대신 만들 수 있지만 경험을 대신 말해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지금 이 시대에 채용 시장에서 요구되는 '설명력'은 단순한 말솜씨가 아닌 본인의 경험을 육하원칙에 따라 논리적으로 재구성하고 일관성 있게 전달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면접에서 드러나는 AI 자소서의 5가지 패턴 취업 전문가들과 대학 취업센터가 최근 면접 과정에서 실제로 확인했다고 밝힌 'AI 자소서의 특징적 패턴'은 다음과 같다.
면접관이 "이 프로젝트에서 본인이 맡은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구체적인 질문을 하면 "자소서 내용 그대로입니다"와 같은 짧은 답만 반복하는 경우다. AI가 만든 문장을 본인이 소화하지 못했을 때 쉽게 드러난다.
AI가 만들어준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했다"와 같은 깔끔한 서술은 "구체적으로 언제, 어느 단계에서, 누구와"와 같은 질문에 설명이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인사팀은 여러 지원자의 자소서를 비교하며 '표현 패턴의 유사성'을 쉽게 감지한다. "저는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꾸준함을 잃지 않는 사람입니다"처럼 AI가 자주 생성하는 표현은 쉽게 잡아낼 수 있다.
갓 대학을 졸업한 지원자가 장기 경영전략이나 고차원 조직문화 개선책을 내놓는 등 실제 경험과 차이가 크면 면접에서 금방 드러난다. 이는 대학 취업센터가 가장 먼저 지적하는 전형적인 AI 패턴이다.
[연합뉴스TV 제공]
지원자들은 AI 초안 문장 중 성향이나 동기 부분을 많이 활용한다.
이 때문에 "왜 이 직무를 선택했나" 같은 질문에는 유창하게 답하지만 직무와 관련해 실제 본인이 겪은 경험으로 질문이 넘어가면 답변이 멈추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AI 자소서의 등장은 채용 시장의 새로운 문법을 만들고 있다.
대학은 AI 활용법을 가르치면서도 경험 기반 서술을 강조하고, 기업은 탐지 기술을 도입하면서도 최종 판단은 면접에서 내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조언한다.
AI로 초안을 쓰는 건 상관없지만 그 문장을 당신만의 언어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취업준비생에게는 '경험 설명력'이, 기업에는 '공정한 평가 기준'이 AI 채용 시대의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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