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200은 2023년 출시된 제품으로 엔비디아의 이전 세대 아키텍처 ‘호퍼(Hopper)’ 기반 AI 칩 가운데 최고 성능 모델로 평가된다. 최신 아키텍처 ‘블랙웰(Blackwell)’이 적용된 차세대 B200보다는 한 단계 낮지만, 현재 미국이 중국 수출을 허용하고 있는 동세대 저사양 칩 ‘H20’보다는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식통은 논의가 초기 단계이며 최종 결정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 수출용 저사양 칩으로 거론돼 온 B30 모델에 대한 언급은 이번 논의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 GPU 수출 규제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 이슈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엔비디아 반도체 판매는 허용하되, 최첨단 제품은 미국 외 국가가 보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달 초 방송 인터뷰에서도 “AI 반도체 판매는 엔비디아가 처리하도록 하겠지만, 최첨단 반도체는 미국만 갖게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역시 블랙웰 칩이 더 이상 최첨단 기술로 분류되지 않는 1~2년 후에야 중국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제시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태도에 변화 신호도 감지된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에 엔비디아 최신 칩 수출을 허용하면서 기존의 강경 기조가 일부 완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미·중 기술 긴장 완화 흐름 속에서 미국이 중국 시장을 완전히 배제하는 접근 대신 조정 가능한 수준의 통제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시장은 엔비디아에 전략적 요충지였지만 올해 들어 매출은 사실상 ‘0’으로 떨어졌다. 지난 4월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갈등 심화 속에 H20 중국 수출을 금지했고, 3개월 후 제재가 해제됐음에도 중국 측이 안보 위협 등을 이유로 엔비디아 칩 구매를 사실상 보이콧했기 때문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19일 실적 발표에서 중국 매출 전망을 “제로”라고 답하면서도, 미국과 중국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판매 재개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의가 실제 수출 허용으로 이어질 경우 중국 AI·슈퍼컴퓨팅 시장이 대규모 반등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미국이 최종적으로 승인 판단을 보류하거나 거부할 경우 중국의 독자 반도체 육성 행보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블룸버그 보도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미 동부시간 오후 1시50분 이후 2% 이상 상승하며 한때 184.56달러를 기록했다. 백악관과 미 상무부, 엔비디아는 관련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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