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상원의원 "2~3년 내 대졸자 실업률 25% 우려"
한국은행 "지난 3년간 청년층 일자리 21만개 감소"
거스를 수 없는 AI 시대…"AI 활용 능력이 중요"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인공지능(AI)으로 인해 2~3년 안에 미국 신규 대졸자 실업률이 25%까지 치솟을 것이다." 마크 워너 미국 상원의원이 최근 던진 경고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청년 일자리 21만개가 사라졌고, 그 중 98.6%가 AI 고노출 업종에서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AI로 인한 직무 변화에 대응하려면 근로자의 AI 활용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마크 워너 미국 상원의원(민주당)과 조시 홀리 의원(공화당)은 지난 4일(현지시간) 'AI 관련 일자리 영향 명확화 법안'을 초당적으로 발의했다. 이 법안은 미국 기업들이 AI 도입으로 인한 일자리 감축 현황을 노동부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워너 의원은 상원 보도자료를 통해 "AI가 향후 5년간 실업률을 10~20%까지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AI 기술이 향후 2~3년 안에 미국 신규 대학 졸업자들의 실업률을 최대 25%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2028년이 AI 고용 문제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단순한 예측이 아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학사 학위를 소지한 20~24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9.3%로 2년 전 같은 기간의 7.4%에서 상승했다. AI 기술이 점차 보급되면서 기업들이 엔트리 레벨(신입) 직무부터 자동화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워너 의원은 "기업들이 AI를 도입하며 수천 명의 노동자를 해고하고 있지만, 우리는 전체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번트리=AP/뉴시스] 25일(현지시간) 영국 코번트리에 있는 아마존 물류센터 앞에서 아마존 근로자들이 임금 분쟁으로 영국 아마존 사상 첫 파업을 벌여 이들이 속한 GMB 노조원들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2023.01.26.
국내 상황도 심각하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 서비스가 본격화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3년 동안 청년층(15~29세) 일자리는 21만1000개 감소했다. 이 중 대부분인 20만8000개(98.6%)가 AI 고노출 업종에서 발생했다.
반면 50대 일자리는 20만9000개 증가했는데, 그중 70%인 14만6000개가 AI 고노출 업종이었다. 이는 AI가 저연차 노동자가 수행해온 정형화된 지식 업무를 대체하는 '연공편향적 기술발전' 현상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삼일 한국은행 고용연구팀장은 "생성형 AI는 이미 문서 정리, 보고서 요약, 이메일 작성, 기본 코딩, 고객 지원 등에서 일상적 사무업무를 자동화하고 있다"며 "청년층이 주로 수행하는 정형화된 지식 업무를 상대적으로 쉽게 대체한다"고 분석했다.
해외에서도 같은 현상이 확인되고 있다. 에릭 브린욜프슨 스탠퍼드대 교수진의 연구 결과, AI에 많이 노출된 산업에서 22~25세 고용이 13% 감소했고,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자 청년층에서는 2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AI로 인한 고용 변화를 '직무 재편'으로 접근해야 하며, 노동자들이 AI 도구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재교육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윤석빈 서강대 AI·SW 대학원 특임교수는 "AI로 인해 단순히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보다는, 대규모 인력 재배치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AI 시대에는 일의 정의 자체가 완전히 바뀐다"며 "우리가 직면하게 될 심각한 위협은 'AI 격차'"라고 강조했다.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격차가 과거 어떤 격차보다 크고 깊은 불평등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23일 대구 수성구 수성알파시티 SW융합테크비즈센터(DNEX)에서 열린 ‘2025 청년 굿잡(GOOD JOB)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취업 준비생들이 현장면접을 보고 있다. 2025.09.23. lmy@newsis.com윤 교수는 "AI는 우리에게 도구가 될 수도, 든든한 파트너가 될 수도, 경쟁자가 될 수도 있다"며 "인간과 AI의 관계는 대결이 아닌 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인간의 직관과 AI의 계산력이 합쳐져 최고의 시너지를 내는 '켄타우로스 모델'이 미래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또 윤 교수는 "AI와 협업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문제 정의, 논리적 프롬프트 작성, 윤리적 판단 같은 '디지털 협업력'을 기르는 방향이어야 한다"며 "앞으로는 엑셀을 잘 다루는 능력보다, 에이전트와 잘 일하는 사람이 더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공지능 전환(AX)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므로, AI와 인간이 협력하는 새로운 업무 방식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AI로 인해 일자리를 잃거나 기술 전환이 필요한 노동자를 대상으로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정부는 근로자 역량 강화를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국민이 AI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평생교육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차원의 대응 방안으로는 ▲산업별·직무별 맞춤형 재교육 프로그램 설계 ▲평생학습 인프라 구축 ▲재교육 참여 근로자에 대한 경제적 지원 강화 등을 제시했다.
기업 차원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ISDI는 "기업은 기존 인력의 리스킬링(Re-skilling)과 업스킬링(Up-skilling)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며 "단순 기술 교육을 넘어 AI 활용 역량과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협업툴 '플로우' 개발사 마드라스체크의 이학준 대표는 "일을 가르쳐야 하는 신입보다 AI 활용 능력을 갖춘 인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신입 채용 시장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기업은 생산성 향상에 따라 기존 인력의 AI 활용 능력을 강화해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하도록 유도할 것이며,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직원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 "지난 3년간 청년층 일자리 21만개 감소"
거스를 수 없는 AI 시대…"AI 활용 능력이 중요"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청년 일자리 21만개가 사라졌고, 그 중 98.6%가 AI 고노출 업종에서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AI로 인한 직무 변화에 대응하려면 근로자의 AI 활용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美상원의원 "2028년, AI 고용 문제의 분수령 될 것"
마크 워너 미국 상원의원(민주당)과 조시 홀리 의원(공화당)은 지난 4일(현지시간) 'AI 관련 일자리 영향 명확화 법안'을 초당적으로 발의했다. 이 법안은 미국 기업들이 AI 도입으로 인한 일자리 감축 현황을 노동부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워너 의원은 상원 보도자료를 통해 "AI가 향후 5년간 실업률을 10~20%까지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AI 기술이 향후 2~3년 안에 미국 신규 대학 졸업자들의 실업률을 최대 25%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2028년이 AI 고용 문제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단순한 예측이 아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학사 학위를 소지한 20~24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9.3%로 2년 전 같은 기간의 7.4%에서 상승했다. AI 기술이 점차 보급되면서 기업들이 엔트리 레벨(신입) 직무부터 자동화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워너 의원은 "기업들이 AI를 도입하며 수천 명의 노동자를 해고하고 있지만, 우리는 전체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지난 3년간 청년층 일자리 21만개 감소"
국내 상황도 심각하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 서비스가 본격화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3년 동안 청년층(15~29세) 일자리는 21만1000개 감소했다. 이 중 대부분인 20만8000개(98.6%)가 AI 고노출 업종에서 발생했다.
반면 50대 일자리는 20만9000개 증가했는데, 그중 70%인 14만6000개가 AI 고노출 업종이었다. 이는 AI가 저연차 노동자가 수행해온 정형화된 지식 업무를 대체하는 '연공편향적 기술발전' 현상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삼일 한국은행 고용연구팀장은 "생성형 AI는 이미 문서 정리, 보고서 요약, 이메일 작성, 기본 코딩, 고객 지원 등에서 일상적 사무업무를 자동화하고 있다"며 "청년층이 주로 수행하는 정형화된 지식 업무를 상대적으로 쉽게 대체한다"고 분석했다.
해외에서도 같은 현상이 확인되고 있다. 에릭 브린욜프슨 스탠퍼드대 교수진의 연구 결과, AI에 많이 노출된 산업에서 22~25세 고용이 13% 감소했고,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자 청년층에서는 2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스를 수 없는 AI 시대…"AI 활용 능력이 중요"
전문가들은 AI로 인한 고용 변화를 '직무 재편'으로 접근해야 하며, 노동자들이 AI 도구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재교육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윤석빈 서강대 AI·SW 대학원 특임교수는 "AI로 인해 단순히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보다는, 대규모 인력 재배치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AI 시대에는 일의 정의 자체가 완전히 바뀐다"며 "우리가 직면하게 될 심각한 위협은 'AI 격차'"라고 강조했다.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격차가 과거 어떤 격차보다 크고 깊은 불평등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윤 교수는 "AI와 협업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문제 정의, 논리적 프롬프트 작성, 윤리적 판단 같은 '디지털 협업력'을 기르는 방향이어야 한다"며 "앞으로는 엑셀을 잘 다루는 능력보다, 에이전트와 잘 일하는 사람이 더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공지능 전환(AX)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므로, AI와 인간이 협력하는 새로운 업무 방식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AI로 인해 일자리를 잃거나 기술 전환이 필요한 노동자를 대상으로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정부는 근로자 역량 강화를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국민이 AI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평생교육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차원의 대응 방안으로는 ▲산업별·직무별 맞춤형 재교육 프로그램 설계 ▲평생학습 인프라 구축 ▲재교육 참여 근로자에 대한 경제적 지원 강화 등을 제시했다.
기업 차원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ISDI는 "기업은 기존 인력의 리스킬링(Re-skilling)과 업스킬링(Up-skilling)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며 "단순 기술 교육을 넘어 AI 활용 역량과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협업툴 '플로우' 개발사 마드라스체크의 이학준 대표는 "일을 가르쳐야 하는 신입보다 AI 활용 능력을 갖춘 인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신입 채용 시장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기업은 생산성 향상에 따라 기존 인력의 AI 활용 능력을 강화해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하도록 유도할 것이며,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직원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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