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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개막 직후 관람객이 몰리며 입장부터 축제 열기 폭발
세계관·미니게임·굿즈까지 20년 역사를 체험형으로 구현
2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5 던전앤파이터(던파) 페스티벌’ 현장. /박성규 기자

[마이데일리 = 일산 박성규 기자] 2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5 던전앤파이터(던파) 페스티벌’은 오전 10시 입장과 동시에 분위기가 달라올랐다. 문이 열리자마자 관람객들이 일제히 걸음을 재촉했고, 동선마다 대기줄이 빠르게 늘었다. 20주년이라는 상징성 때문인지, 현장은 행사 시작 직후부터 ‘축제의 밀도’를 그대로 드러냈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거대한 ‘창신세기’ 조형물이 시야를 채운다. 12사도의 실루엣, 세계관을 압축한 미디어 아트가 웅장함을 밀어붙였다. 관람객 상당수가 조형물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단순 전시가 아니라 ‘기념비적 기점’을 실제 공간에 구현한 느낌이다.

한 관람객은 “던파가 처음 열릴 때부터 했는데, 이걸 실제로 보니까 20년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2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5 던전앤파이터(던파) 페스티벌’에서 관람객들이 ‘창신세기존’을 관람하고 있다. /박성규 기자

왼편으로 이어지는 ‘히스토리 오브 아라드’에서는 분위기가 한층 더 차분해졌다. 20년의 업데이트·일러스트·OST가 연대기 흐름으로 정리돼 있었고, 리마스터링된 OST가 전시 공간을 메웠다. 게임의 역사를 ‘기억의 사운드트랙’처럼 재구성한 공간이다. 그 앞에서 “이 음악 나오던 시즌이 제일 재밌었다”는 관람객들의 대화가 여러 번 들렸다.

체험형 콘텐츠는 열기가 더 강했다. ‘파핑파핑 8비트 플레인’에서는 미니게임을 해보려는 관람객이 빠르게 줄을 섰고, 게임을 마친 뒤 곧바로 공방으로 이어지는 동선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아크릴 스탠드를 조합하거나 디오라마를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은 “완성품이 바로 나오니까 뿌듯하다”는 반응을 끌어냈다.
2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5 던전앤파이터(던파) 페스티벌’에서 관람객들이 '히스토리 오브 아라드'를 관람하고 있다. /박성규 기자
2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5 던전앤파이터(던파) 페스티벌’에서 관람객들이 미니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박성규 기자

가장 붐빈 곳은 ‘모험가 vs 스노우메이지 존’이다. 아라드븜거 만들기, 스노우메이지 통탈출, 증폭대란, 문패런 등 네 가지 미션이 이어지는 구조다. 뿅망치로 증폭에 도전하고, 통을 탈출하며, 문패런을 뛰는 관람객들 주변은 웃음과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한 관람객은 “온라인 이벤트가 오프라인으로 구현되니까 그냥 보는 게 아니라 내가 직접 던파 속에 들어온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굿즈존은 그중에서도 가장 긴 대기줄을 만들었다. ‘굿즈 팩토리’ 앞에는 줄이 여러 겹으로 겹쳐 있었고, 캡슐 굿즈를 뽑기 위한 대기줄도 꾸준히 이어졌다. 20주년 한정판 제품은 진열대에 놓이자마자 빠르게 품절되기도 했다.
2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5 던전앤파이터(던파) 페스티벌’에서 관람객들이 '모험가 vs 스노우메이지 존'을 체험하고 있다. /박성규 기자
2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5 던전앤파이터(던파) 페스티벌’에서 관람객들이 굿즈 캡슐을 구입하고 있다. /박성규 기자

이벤트형 콘텐츠인 ‘바니 스태프를 이겨라!’ 역시 발길을 붙잡았다. ‘바니걸 달비’ 카드를 이용해 현장 스태프와 1대1로 숫자를 겨루는 단순한 게임이었지만, 승패가 갈릴 때마다 주변에서 작은 탄성이 터졌다.

마지막 동선의 ‘플레이마켓 시즌7’은 2차 창작자들의 작품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일부 부스 앞에는 긴 줄이 이어졌고, 관람객들은 작가와 직접 대화를 나누며 굿즈를 구입했다. 현장은 유저 문화가 자생적으로 쌓여온 ‘커뮤니티의 에너지’를 그대로 보여줬다.

한 창작자는 “요즘 트렌드에 맞춰 디자인을 바꾸니까 반응이 훨씬 좋다”며 “20주년이라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2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5 던전앤파이터(던파) 페스티벌’에서 관람객들이 ‘바니 스태프를 이겨라!’를 체험하고 있다. /박성규 기자
2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5 던전앤파이터(던파) 페스티벌’에서 관람객들이 플레이마켓에서 굿즈를 구입하고 있다. /박성규 기자

이번 20주년 행사에서 체감되는 건 단순한 업데이트 발표나 전시가 아니라, ‘게임이 남긴 시간’ 그 자체였다. 세계관, OST, 콘텐츠, 굿즈, 그리고 유저들이 만들어온 창작물까지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며, 20년 동안 이어진 팬덤의 무게를 증명했다.

현장은 20년의 서사와 이용자의 기억, 그리고 지금도 이어지는 열기가 한순간에 뒤섞였다. ‘20년을 함께 만든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는 축제라는 기획의도가 현장에서 그대로 구현됐다.

행사장을 떠나던 한 관람객은 “던파를 오래 해왔지만, 오늘은 게임을 했던 시간이 그대로 공간이 된 느낌이었다”며 “20년이 얼마나 많은 의미였는지 확실히 느꼈다”고 방문 소감을 밝혔다.
2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5 던전앤파이터(던파) 페스티벌’ 현장. /박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