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슈퍼사이클에 접어든 반도체 업계가 올해 들어 벌써 6조원이 넘는 법인세를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9배 수준에 달하는 규모다. 내년엔 더 많은 세수 기여가 기대되지만, 글로벌 인공지능(AI) 전쟁 속 국내 업계의 지속적인 투자를 뒷받침할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오늘(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공시된 올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들어 9월 30일까지 납부한 법인세 총액은 6조2,3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010억원에 비해 5조5,300억원, 789% 증가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6,070억원에서 올해 1조8,860억원으로 1조2,790억원, 211%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940억원에서 4조3,440억원으로 4조2,500억원, 무려 4,516% 증가했습니다.
법인세는 상반기 2회(3, 4월), 하반기 2회(9, 10월) 등 1년에 4번 납부하는 구조로, 이들 기업은 10월에 1조원 수준의 법인세를 추가 납부했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습니다.
이들 기업의 법인세가 이처럼 급증한 것은 글로벌 AI 사업의 급성장과 함께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도래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업계에선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 확대되면서 메모리 제품 전반의 가격 인상세가 이어지고 반도체업계의 세수 기여도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NH투자증권은 내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당기순이익이 늘면 다음 해 정부 법인세 수입이 늘어난다"며 "올해 반도체 수출 증가로 내년 정부 법인세 수입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세계 각국이 AI 전환을 위해 천문학적 투자에 나선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유지를 위한 투자 지원 정책이 필수라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최근 국내 기업들도 협력에 나선 오픈AI 주도의 초거대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는 투자 규모가 무려 450조원에 달합니다.
대만 TSMC는 미국 반도체 공장 건설에 22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인텔도 유럽 내 반도체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112조원을 투입합니다.
미국은 정부 차원에서 해외 기업의 반도체 투자를 유도하고 AI 인프라 확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자국 기업들이 공동 설립한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에 8조7천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 7조6천억원 추가 지원을 결정했으며, 대만은 금융·세제뿐만 아니라 용수·전력·인력을 묶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국가마다 다양한 정책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 정부도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 필요성에 따른 재계의 요청으로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검토 중입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정부가 못하는 부분에 대규모 자본조달이 꼭 필요하다면 어떤 방법과 범위로 할지 관계부처와 협의해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며 금산분리의 근본적 정신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경제단체가 공동 주최한 기업성장포럼에서 "저희는 금산분리(완화)를 원한 게 아니다"라며 "대규모 AI 투자를 감당할 새로운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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