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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TV보단 OTT로"…하이퍼리얼리즘에 시청자 몰입 극대화
'50대판 미생' 고용 불안정·자녀 교육·부동산 문제 등 다뤄
원작 웹소설, 웹툰 대비 각색 아쉽다는 평가도 적지 않아
[서울=뉴시스] JTBC 토일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사진=SLL, 드라마하우스, 바로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10.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이하 김 부장 이야기)'가 넷플릭스에서 공개 4회 만에 국내 쇼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드라마를 보고 난 뒤 김 부장을 비롯해 극중 역할에 이입하는 대상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TV 본방송 평균 시청률은 3~4%에 불과하다. 실시간 방송 대신 동영상스트리밍(OTT) 등 온라인 영상을 찾는 이른바 '코드커팅'이 보편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3일 넷플릭스 공식 미디어 허브 투둠(Tudum)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공개된 김 부장 이야기는 공개 2주차에 국내 쇼 부문 1위에 오른 뒤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공개 첫 주와 지난주는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 부장 이야기는 대기업 입사 25년차 영업부장 김낙수(류승룡)가 남 부러울 것 없는 완벽한 삶을 살고 있다고 믿다가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하이퍼리얼리즘(극사실주의) 드라마다. JTBC에서 매주 토요일 밤 10시 40분, 일요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12부작으로 현재 4회만 남겨둔 상태다.

TV 시청률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김 부장 이야기 본 방송 평균 시청률은 3~4%대에 그쳤다. 이마저도 첫 회가 2.9%로 시작했지만 매주 소폭 상승해 8회 4.7%까지 오른 수치다.

이같은 시청 추이는 TV 방송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원하는 시간에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는 OTT 환경이 직장인 시청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킨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주인공이 성공의 상징이었던 서울 자가, 대기업 부장 대신 하루 아침에 좌천, 희망퇴직 등 불안정한 현실에 직면하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다루면서 비슷한 연령대를 비롯한 시청자들의 감정적 몰입을 불러일으켰다. 2030세대에게는 곧 자신들에게 닥칠 미래로, 기성세대에게는 우리의 이야기로 다가왔다는 평가다.

'50대판 미생'이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중년 직장인의 고용 불안정, 자녀 교육 문제, 부동산 대출 압박 등 대한민국 가장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묘사됐다.

[서울=뉴시스] 웹툰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사진=네이버웹툰 제공) 2025.11.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 결과 네이버 TV, 유튜브 등 주요 플랫폼에서 드라마 하이라이트 클립 영상, 예고편 누적 조회수가 동시간대 경쟁 드라마 대비 압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K-콘텐츠 경쟁력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펀덱스(FUNdex) 조사에 따르면 김 부장 이야기는 지난달 4주차 기준 TV 드라마 화제성 순위 2위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김 부장 이야기 관련 "국내 통신사에서 있었던 일들이 생각나 빠져들어서 봤다", "부동산 사기를 당하거나 명예퇴직 후 차린 가게가 잘 안 되는 분들이 주변에도 꽤 있어서 보는 내내 먹먹했다", "부장이 되면 되는 대로 승진 걱정, 퇴직 걱정을 해야 한다. 이게 직장인들의 현실" 등의 글이 수시로 올라오고 있다.

다만 이미 원작 웹소설이나 웹툰을 접한 시청자들의 경우 아쉽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동명 웹소설은 네이버 커뮤니티 조회수 1000만뷰, 판매 부수 30만부를 기록한 바 있다.

해당 시청자들은 "4회까지는 정말 재밌었는데 실망이다. 각색을 꼭 이렇게 했어야 했나", "원작을 따라가려면 확실히 따라가든지 원작에 없는 신파를 넣어서 아쉽다", "명확한 선악 없이 눈앞의 생존만 보고 살아가는 개개인의 현실을 보여주는 게 매력일텐데 이걸 이렇게 풀어가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