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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블록스가 최근 얼굴 기반 연령 추정 기능을 적용해 또래끼리만 채팅이 가능하도록 했다. 로블록스제공
인스타그램은 청소년 계정의 안전 설정을 강화했다. 인스타그램 제공
[파이낸셜뉴스] 얼굴 인증, AI 기반 위험 감지, 부모 감독 기능 등 로블록스·틱톡·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SNS 플랫폼에서 청소년 보호 기능이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 10대 이용 환경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자, 각 플랫폼이 부모·보호자가 자녀의 이용 범위를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통제 권한을 확대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로블록스는 실시간 촬영된 얼굴을 기반으로 연령을 세분화해 비슷한 또래끼리만 채팅이 가능하도록 제한하는 기능을 단계적으로 도입했다. 동일·유사 연령대끼리만 채팅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예를 들어 12세 이용자는 15세 이하와만, 18세 이용자는 16세 이상과만 대화할 수 있다. 9세 미만은 부모 승인 없이는 채팅 기능이 비활성화되며, 한국에서도 13세 미만은 부모가 먼저 승인을 해야 연령 추정을 진행할 수 있다. 미묘한 대화 패턴에서 위험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는 AI '센티널'도 운영 중이다.

틱톡은 보호자와 자녀가 함께 계정의 안전 설정을 관리할 수 있는 ‘세이프티 페어링’을 강화했다. 보호자는 자녀가 동영상·스토리·사진 등을 올릴 때 실시간으로 알림을 받을 수 있고,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나 좋아하는 콘텐츠 주제, 다운로드 허용 여부, 팔로잉 목록까지 직접 조절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의 청소년 계정은 기본적으로 비공개 상태로 시작된다. 메시지는 팔로우 중이거나 기존에 대화를 나눈 적 있는 사람에게만 받을 수 있고, 태그·언급·콘텐츠 리믹스도 팔로우한 계정으로 제한된다. 탐색·릴스·추천 피드에서는 민감한 콘텐츠가 덜 노출되도록 알고리즘이 조정되며, 만 17세 미만은 안전 설정을 낮추려면 반드시 부모·보호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같은 변화에는 10대 안전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유럽에서 규제가 강화된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청소년 정신건강 악화, 온라인 그루밍, SNS 중독 문제가 공식적인 위험 요인으로 분류되면서 이들 플랫폼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도 늘었다. 로블록스는 아동 그루밍 방치 문제로, 메타·틱톡은 청소년 정신건강 악화를 방치했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수천 건의 소송에 직면해 있다. 외신에 따르면 로블록스의 이용자는 약 8500만 명으로, 이 중 40%가 13세 미만이다. 미국에서는 2023년에만 1만3000건 이상의 아동 착취 사례가 보고되는 등 규제 압박이 커지면서 플랫폼들의 대응 강도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흐름은 국내 포털·게임·동영상 플랫폼에도 자연스러운 압박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네이버는 유해 검색어 차단·아동 개인정보 보호 기준·신고·상담 체계를 갖추고 있고, 카카오는 오픈채팅에서 미성년자 보호 요청 시 최대 1년간 이용 제한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숏폼 중심 탭 개편 이후 부모가 요청하면 자녀 계정의 숏폼·오픈채팅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조치도 추가했다.

다만 업계는 국내 플랫폼의 주요 이용자층과 서비스 구조가 글로벌 SNS와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본다. 그러나 캐릭터 기반 AI 챗봇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국내에서도 청소년 보호 장치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요구는 커지고 있다. 실제로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제타AI는 지난 10월 사용 시간이 5248만 시간을 기록해 챗GPT를 앞질렀고, 크랙·채티 등 10대가 선호하는 국내 AI 챗봇들의 사용률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