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혁신의 3년, ‘AI 거품론’ 논쟁 속 생태계 경쟁 본격화
“기업들 ‘AI 전환’ 기로… 생태계 편입이 생존 좌우”
오픈AI 이미지. AFP=연합뉴스
2022년 11월 30일 혜성처럼 등장한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출시 3년 만에 전 세계인의 일상과 업무 방식을 바꿨다. 매주 7억~8억 명이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며 ‘AI 산업혁명’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최근 엔비디아·오픈AI·마이크로소프트(MS)로 이어지는 ‘순환거래’ 구조가 실수요를 부풀린다는 ‘AI 거품론’을 촉발하며 3년간의 눈부신 성과가 빛이 바랜 모습이다.
오픈AI 이미지. AP=연합뉴스
23일 오픈AI에 따르면, 챗GPT의 월간 이용자(MAU)는 약 6억5000만명, 주간 이용자는 7억~8억명 수준이다. 텍스트 기반 답변에서 시작해 음성과 이미지, 영상까지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멀티모달 모델로 확장되며, 글쓰기부터 업무에 활용되는 기획과 분석, 정보 탐색 등이 지식노동 전반의 패턴을 바꿨다는 평이 나온다.
오픈AI가 지난 9월 발표한 ‘소비자 이용 행태’ 연구에서도 이같은 변화가 감지된다. 오픈AI 경제 연구팀과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자 데이비드 데밍이 공동 작성한 미국국립경제연구국(NBER) 워킹페이퍼에 따르면 연구팀이 분석한 150만건의 대화 중 75%가 실용적 조언과 정보 탐색, 글쓰기 등 ‘일상 과제 해결’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 대화는 조언과 설명 요청 등이 49%로 절반에 달했다. 챗GPT를 단순 작업 도구가 아닌 ‘조언자’(advisor)로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감정 표현이나 놀이, 자기 탐색 등에 이용하는 비율도 11%를 차지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알파고’가 열었던 AI 시대가 실생활로 넘어오지 못한 한계를 챗GPT가 완전히 돌파했다”며 “챗GPT는 누구나 즉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등장해 AI를 일상 속에 스며들게 만든 첫 사례이자 이전에는 볼 수 없던 대전환”이라고 평했다.
챗GPT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최근 미국 산업계와 증시에서 나오는 ‘AI 거품론’에도 오픈AI와 챗GPT가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AI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돈 중 상당 부분이 ‘진짜 수요’가 아닌 기업끼리의 투자와 구매, 클라우드 사용 순환 구조로 확대한 성장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MS·엔비디아가 오픈AI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 대표적이다. 엔비디아는 오픈AI에 투자하고, 오픈AI는 AI 모델 학습에 대량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요한 만큼 다시 엔비디아 칩을 수백만개 구매하는 식이다.
ChatGPT와 아마존웹서비스(AWS)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기업들이 서로에게 칩과 인프라, AI 모델을 공급하면서 고객이자 투자자로 얽히는 구조인데 특정 기업의 투자나 매출이 막히면 연쇄적인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는 매출이 폭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같은 자금을 돌려막기 했던 2000년대 초 ‘밴더 파이낸싱’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GPU 경쟁과 투자 중심 성장 구조가 지속되면 AI 시장이 실질 수익성보다 부풀려진 수요에 좌우되는 이른바 ‘자본력 게임’으로 흐를 가능성도 나온다.
챗GPT의 독주 체제도 흔들리고 있다. MS와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 앤스로픽·미스트랄 등 경쟁 AI 기업에 잇따라 투자하며 오픈AI를 견제하고 있다.
구글은 최근 차세대 모델 ‘제미나이3’를 공개하며 GPT-5와 직접 경쟁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멀티모달 처리 속도와 에이전트 기능을 강화해 오픈AI의 핵심 영역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업계에서는 성능 상향이 일정 수준에 이르자 글로벌 AI 경쟁이 기술 중심에서 비용, 투자 중심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IT 전문 매체 ‘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3 개발 소식과 관련해 “당분간은 분위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 회사에 일시적인 경제적 역풍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AI 경쟁 구도에서 구글이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구글은 검색과 지도, 유튜브로 이어지는 자체 데이터 생태계를 가지고 있는데 AI의 성능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원본성’과 정확한 데이터라는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픈AI는 외부 생태계 의존이 크지만, 구글은 자사 플랫폼 전체에 AI를 녹여서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는 “구글은 플레이스토어, 유튜브 등 강력한 기반을 갖고 있고, MS는 OS·오피스·클라우드 생태계가 있다”며 “오픈AI가 장기적으로 MS에 종속될 수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챗GPT 3주년 이후 AI 전환(AX)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전망도 있다. 기업의 AX 여부가 생존을 가르는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이다. AI 산업이 성숙 단계에 들어가면서 어떤 생태계에 편입되느냐가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최 교수는 “지금은 기술이 실제 효용을 만들어내기 시작한 시기이며, 거품이 걷히는 시기가 진짜 생존 기업이 드러나는 단계”라며 “삼성·네이버·SK·LG 등 국내 기업들도 모두 글로벌 AI 생태계에 편입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결국 AI 공급망을 누가 확보하느냐가 미래 산업 구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 ‘AI 전환’ 기로… 생태계 편입이 생존 좌우”
2022년 11월 30일 혜성처럼 등장한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출시 3년 만에 전 세계인의 일상과 업무 방식을 바꿨다. 매주 7억~8억 명이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며 ‘AI 산업혁명’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최근 엔비디아·오픈AI·마이크로소프트(MS)로 이어지는 ‘순환거래’ 구조가 실수요를 부풀린다는 ‘AI 거품론’을 촉발하며 3년간의 눈부신 성과가 빛이 바랜 모습이다.
23일 오픈AI에 따르면, 챗GPT의 월간 이용자(MAU)는 약 6억5000만명, 주간 이용자는 7억~8억명 수준이다. 텍스트 기반 답변에서 시작해 음성과 이미지, 영상까지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멀티모달 모델로 확장되며, 글쓰기부터 업무에 활용되는 기획과 분석, 정보 탐색 등이 지식노동 전반의 패턴을 바꿨다는 평이 나온다.
오픈AI가 지난 9월 발표한 ‘소비자 이용 행태’ 연구에서도 이같은 변화가 감지된다. 오픈AI 경제 연구팀과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자 데이비드 데밍이 공동 작성한 미국국립경제연구국(NBER) 워킹페이퍼에 따르면 연구팀이 분석한 150만건의 대화 중 75%가 실용적 조언과 정보 탐색, 글쓰기 등 ‘일상 과제 해결’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 대화는 조언과 설명 요청 등이 49%로 절반에 달했다. 챗GPT를 단순 작업 도구가 아닌 ‘조언자’(advisor)로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감정 표현이나 놀이, 자기 탐색 등에 이용하는 비율도 11%를 차지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알파고’가 열었던 AI 시대가 실생활로 넘어오지 못한 한계를 챗GPT가 완전히 돌파했다”며 “챗GPT는 누구나 즉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등장해 AI를 일상 속에 스며들게 만든 첫 사례이자 이전에는 볼 수 없던 대전환”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산업계와 증시에서 나오는 ‘AI 거품론’에도 오픈AI와 챗GPT가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AI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돈 중 상당 부분이 ‘진짜 수요’가 아닌 기업끼리의 투자와 구매, 클라우드 사용 순환 구조로 확대한 성장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MS·엔비디아가 오픈AI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 대표적이다. 엔비디아는 오픈AI에 투자하고, 오픈AI는 AI 모델 학습에 대량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요한 만큼 다시 엔비디아 칩을 수백만개 구매하는 식이다.
기업들이 서로에게 칩과 인프라, AI 모델을 공급하면서 고객이자 투자자로 얽히는 구조인데 특정 기업의 투자나 매출이 막히면 연쇄적인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는 매출이 폭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같은 자금을 돌려막기 했던 2000년대 초 ‘밴더 파이낸싱’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GPU 경쟁과 투자 중심 성장 구조가 지속되면 AI 시장이 실질 수익성보다 부풀려진 수요에 좌우되는 이른바 ‘자본력 게임’으로 흐를 가능성도 나온다.
챗GPT의 독주 체제도 흔들리고 있다. MS와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 앤스로픽·미스트랄 등 경쟁 AI 기업에 잇따라 투자하며 오픈AI를 견제하고 있다.
구글은 최근 차세대 모델 ‘제미나이3’를 공개하며 GPT-5와 직접 경쟁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멀티모달 처리 속도와 에이전트 기능을 강화해 오픈AI의 핵심 영역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업계에서는 성능 상향이 일정 수준에 이르자 글로벌 AI 경쟁이 기술 중심에서 비용, 투자 중심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IT 전문 매체 ‘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3 개발 소식과 관련해 “당분간은 분위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 회사에 일시적인 경제적 역풍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AI 경쟁 구도에서 구글이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구글은 검색과 지도, 유튜브로 이어지는 자체 데이터 생태계를 가지고 있는데 AI의 성능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원본성’과 정확한 데이터라는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픈AI는 외부 생태계 의존이 크지만, 구글은 자사 플랫폼 전체에 AI를 녹여서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는 “구글은 플레이스토어, 유튜브 등 강력한 기반을 갖고 있고, MS는 OS·오피스·클라우드 생태계가 있다”며 “오픈AI가 장기적으로 MS에 종속될 수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챗GPT 3주년 이후 AI 전환(AX)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전망도 있다. 기업의 AX 여부가 생존을 가르는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이다. AI 산업이 성숙 단계에 들어가면서 어떤 생태계에 편입되느냐가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최 교수는 “지금은 기술이 실제 효용을 만들어내기 시작한 시기이며, 거품이 걷히는 시기가 진짜 생존 기업이 드러나는 단계”라며 “삼성·네이버·SK·LG 등 국내 기업들도 모두 글로벌 AI 생태계에 편입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결국 AI 공급망을 누가 확보하느냐가 미래 산업 구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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