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5214839_001_20251123170818652.jpg?type=w800

조용원 와들 공동창업자

92개 팀 제치고 1등 자리 올라
"기분 따라 구매하는 시대 올 것"
지난 8월 한국 테크업계를 흔든 낭보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전해졌다. 오픈AI가 GPT-5 출시를 기념해 개최한 해커톤(제한 시간 내 서비스를 개발하는 공모전)에서 각국 92개 팀을 제치고 한국 스타트업 ‘와들’이 우승한 것이다. 와들은 해커톤을 계기로 현지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벌링게임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조용원 와들 공동창업자 겸 최고전략책임자(CSO·사진)는 “개발자의 느낌대로 자연어로 코드를 짜는 바이브 코딩처럼 사용자 기분에 따라 쇼핑하는 ‘바이브 쇼핑’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조 CSO는 2018년 KAIST 학내 동아리 ‘와들 랩’에서 박지현 대표를 만나 이듬해 본격적으로 창업에 나섰다. ‘누구나 자유롭게 쇼핑하는 세상’을 목표로 음성 대화를 통한 쇼핑 기술을 개발하던 중 2022년 11월 ‘챗GPT 모먼트’ 이후 인공지능(AI)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조 CSO는 자사 AI 에이전트 ‘젠투’가 “AI 점원으로 시작했지만 AI 점포 매니저로 승진했다”고 표현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용자 질의에 응답하는 ‘쇼핑 챗봇’으로 시작해 지금은 각 사이트 트래픽(접속량)을 분석하고 사용자 행동에 따라 사이트를 개편하는 ‘관리 에이전트’가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 AI 빛을 못 보는 온라인 소상공인 숍이 많다”며 “젠투를 설치하면 자동으로 사이트 문제점을 진단하고, 우선순위를 나눠 프로젝트를 진행한 뒤 지표를 통해 또 다른 액션을 실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CSO는 AI 시대에 커머스 시장이 3개로 나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동차와 집 등 ‘평생 한 번 사는 물건’, 화장품과 칫솔 같은 ‘주기적으로 사는 물건’,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기호품’ 시장이다. 이중 기호품 시장의 최대 화두는 바이브 쇼핑이라고 조 CSO는 전망했다. 바이브 쇼핑은 가격, 용량 등 상품의 정량적인 값이 아니라 사용자의 기분과 감성을 반영하는 쇼핑 트렌드를 말한다.

그는 “그간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정량 정보를 입력해줘야 하는 시대가 오래 지속됐다면 이제는 수많은 사용자가 자신의 바이브(기분)에 맞는 상품을 요구하고, 공급자가 상품을 어떤 바이브로 공급할지가 중요한 고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