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학회 'RAS' 회장 선출
조규진 서울대교수 인터뷰
◆ 매경 포커스 ◆
로봇 산업이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만나 새로운 확장기를 맞아가고 있다. 피지컬 AI란 물리적 세계를 인식·이해하고 직접 상호작용하는 행동형 AI를 의미한다. 기계의 '뇌'가 더 똑똑해질수록 제조·국방 등 핵심 분야에서 로봇이 유의미하게 쓰일 수 있다. 시장조사 업체 슈타티스타는 전 세계 피지컬 AI시장 규모가 올해 225억달러에서 2030년 643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로봇은 피지컬 AI의 꽃으로 불린다. 미국과 중국 등 패권국은 이미 피지컬 AI와 결합한 로봇 산업을 국가적 '전략자산'으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주요국들은 고령화·저출생에 따른 일손 부족, 인건비 상승의 흐름 속에서 제조업을 혁신할 키워드로 로봇에 주목하고 있다. 제조 강국인 한국이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로도 평가된다.
이러한 가운데 로봇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회이자 로봇 연구자 수만 명이 활동하는 커뮤니티인 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 산하 국제로봇·자동화학회(RAS)를 한국인이 이끌게 돼 주목된다. RAS 집행부는 지난달 학술대회를 열고 조규진 서울대 공대 교수를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RAS 회장은 글로벌 로봇 분야의 학술·산업 어젠다를 조율하는 핵심 포지션이다.
조 교수는 내년 1월부터 2027년 12월까지 회장 당선인으로 활동하며 2028년 1월부터 2029년 12월까지 RAS를 이끌게 된다. 로봇 업계와 학계에서는 한국 로봇 연구 커뮤니티의 국제 위상과 리더십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조 교수는 생체모사 로봇, 소프트 로봇, 웨어러블 로봇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다. 그를 만나 로봇 학계 최신 트렌드와 RAS 회장 선출의 의미,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RAS 회장으로 선출된 소감은.
▷RAS는 세계 로봇 기술의 방향을 설정하고 글로벌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중심적 조직이다. 개인적으로는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동시에 한국 로봇 연구자 전체가 세계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회장은 미주, 유럽, 아시아가 순환하며 맡는데, 아시아에서는 그동안 주로 일본 연구자가 중심이었다.
-학계 글로벌 리더십을 통해 한국 연구자에게 어떤 기회를 만들어줄 생각인가.
▷결국 사람이다. 젊은 연구자가 해외 우수 연구자와 더 교류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국제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2027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국제 학술대회가 한국 로봇 연구자가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로봇 생태계에서 한국 연구진이 차지하는 위상은 어떻게 변하고 있나.
▷많이 좋아졌다. 지난 학술대회에서는 한국 연구진이 일본보다 키노트 발표를 많이 했다. 그만큼 좋은 연구를 하는 한국 연구자가 늘었다는 얘기다.
-지난 몇 년간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의 연구 역량과 분위기 변화는.
▷중국은 정부 지원으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특히 창업 생태계가 매우 좋아지고 두꺼워졌다. 미국은 기존의 강력한 창업 생태계에 로봇이란 주제가 첨가된 느낌이다. 로봇이 지금처럼 투자 생태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적이 없었다. 일본은 여전히 좋은 연구를 많이 하지만, 산업 투자나 창업 생태계에서는 다소 정체된 면이 있다. 반대로 한국은 기술과 응용, 국제 협력 면에서 빠르게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로봇 연구에서 우리가 가장 주목할 만한 분야는.
▷머신러닝이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동시에 다양한 새로운 개념의 로봇 몸체(하드웨어)가 주목받고 있다. 머신러닝은 결국 몸에 의해 제한을 받기 때문에 어떤 로봇 몸체를 만드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소프트 로봇과 같은 새로운 로봇 몸체가 주목받고 있다.
-피지컬 AI가 로봇 공학에 가져온 변화를 체감하고 있나.
▷그전에 로봇에는 뇌가 없었다. 있더라도 매우 단순한 뇌였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 수준의 지능을 갖게 됐다. 자동화에 필요한 다양한 형태의 기술이 더 빠르게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로봇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수준의 행동·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는 의미다.
-피지컬 AI 발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피지컬 AI는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의 피지컬 AI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AI를 잘 적용하기 위한 실제 하드웨어(Physical)에 대한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
-한국 로봇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 측면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포인트는 무엇인가.
▷로봇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둘 다 중요하다. 이 둘을 다 잘할 수 있는 곳이 한국이다. 다양한 제조업 니즈도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풀 수 있는 문제로 발굴해 하나씩 풀어나간다면 충분히 세계적인 기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젠슨 황이 한국에 주목하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로봇 산업을 국가 전략 기술로 육성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더 좋은 생태계를 만들 궁리를 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도 필요하다. 중국이 하지 않고 있는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또 우리가 중국이나 미국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해야 한다. 로봇에는 센서, 인지, 의료 로봇, 생체모사 로봇, 소프트 로보틱스, 웨어러블 로봇 등 여러 분야가 있다. 이러한 다양한 분야가 계속 클 수 있도록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 한국이 이미 정보기술(IT) 및 전자 산업에서 높은 기술력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로봇 산업에서도 이 같은 성공을 이룰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
-로봇 분야에서 챗GPT, 아이폰 같은 '혁신 모멘트'가 일어날 수 있을까.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로봇이 들어갈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예컨대 웨어러블 로봇은 고령화 시대에 필수적이다. 휴머노이드는 시장 침투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될 수 있지만 오히려 다른 로봇이 더 빠르게 상용화될 것이다.
-그렇다면 기술적 관점에서 '특이점'은 언제쯤 실제로 나타날까.
▷로봇에 없던 뇌가 갑자기 생기면서 이런저런 다양한 것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하드웨어 생태계가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로봇의 뇌가 발전하는 동시에 로봇의 몸체도 그전에 만들지 못했던 것을 만드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휴머노이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지만 상용화는 갈 길이 멀다는 회의론도 있다.
▷상용화는 될 것으로 본다. 다만 정밀한 작업이나 안전이 우려되는 공정은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춤추고 권투를 하고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로봇이나 교육용 로봇시장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10년 후쯤 이를 바탕으로 제조용·가정용 로봇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로봇 생태계에서 오픈소스와 표준화를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로봇 분야에서도 오픈소스를 통한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오픈소스를 바탕으로 더 좋은 기술이 다양하게 나올 것이다. 부품이 다양해지는 만큼 모듈러 형태로 가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표준화가 매우 중요해진다. 현재는 새로 나오는 로봇에 대한 표준이 미약하다. 이러한 표준을 RAS에서 리드해 만들 계획이다.
-언젠가 휴머노이드가 '자아'를 갖게 되는 순간이 올까.
▷휴머노이드 로봇에 '자아'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타아'라고 생각한다. 즉 주변 사람과 환경을 얼마나 잘 인식하고 이해하느냐다. 로봇이 자기 능력과 한계를 알고 타인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올바른 행동과 도움이 되는 결정을 할 수 있다. 이런 순간은 곧 다가올 것이다. 로봇이 타인을 배려하는 자아가 될지, 아니면 환경과 사람의 필요를 읽지 못하는 자아가 될지는 결국 우리가 어떤 철학과 가치로 개발하느냐에 달려 있다.
조규진 교수
△1973년생 △서울대 공학 학·석사, 매사추세츠공대(MIT) 공학 박사 △하버드대 박사 후 연구원 △서울대 공대 기계공학부 교수 △서울대 인간중심소프트로봇기술연구센터장 △IEEE RAS 회장 선출
'더 테크웨이브'는 국내외 테크 현장을 기자가 발로 뛰며 기술 동향과 기업 사례를 소개하는 코너다. '기술(tech)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는 믿음 아래 쏟아지는 IT 뉴스 뒷단에 감춰진 진짜 의미를 '딥 다이브(Deep Dive)'로 알기 쉽게 전한다.
[황순민 기자]
조규진 서울대교수 인터뷰
◆ 매경 포커스 ◆
로봇 산업이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만나 새로운 확장기를 맞아가고 있다. 피지컬 AI란 물리적 세계를 인식·이해하고 직접 상호작용하는 행동형 AI를 의미한다. 기계의 '뇌'가 더 똑똑해질수록 제조·국방 등 핵심 분야에서 로봇이 유의미하게 쓰일 수 있다. 시장조사 업체 슈타티스타는 전 세계 피지컬 AI시장 규모가 올해 225억달러에서 2030년 643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로봇은 피지컬 AI의 꽃으로 불린다. 미국과 중국 등 패권국은 이미 피지컬 AI와 결합한 로봇 산업을 국가적 '전략자산'으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주요국들은 고령화·저출생에 따른 일손 부족, 인건비 상승의 흐름 속에서 제조업을 혁신할 키워드로 로봇에 주목하고 있다. 제조 강국인 한국이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로도 평가된다.
이러한 가운데 로봇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회이자 로봇 연구자 수만 명이 활동하는 커뮤니티인 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 산하 국제로봇·자동화학회(RAS)를 한국인이 이끌게 돼 주목된다. RAS 집행부는 지난달 학술대회를 열고 조규진 서울대 공대 교수를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RAS 회장은 글로벌 로봇 분야의 학술·산업 어젠다를 조율하는 핵심 포지션이다.
조 교수는 내년 1월부터 2027년 12월까지 회장 당선인으로 활동하며 2028년 1월부터 2029년 12월까지 RAS를 이끌게 된다. 로봇 업계와 학계에서는 한국 로봇 연구 커뮤니티의 국제 위상과 리더십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조 교수는 생체모사 로봇, 소프트 로봇, 웨어러블 로봇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다. 그를 만나 로봇 학계 최신 트렌드와 RAS 회장 선출의 의미,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RAS 회장으로 선출된 소감은.
▷RAS는 세계 로봇 기술의 방향을 설정하고 글로벌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중심적 조직이다. 개인적으로는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동시에 한국 로봇 연구자 전체가 세계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회장은 미주, 유럽, 아시아가 순환하며 맡는데, 아시아에서는 그동안 주로 일본 연구자가 중심이었다.
-학계 글로벌 리더십을 통해 한국 연구자에게 어떤 기회를 만들어줄 생각인가.
▷결국 사람이다. 젊은 연구자가 해외 우수 연구자와 더 교류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국제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2027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국제 학술대회가 한국 로봇 연구자가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로봇 생태계에서 한국 연구진이 차지하는 위상은 어떻게 변하고 있나.
▷많이 좋아졌다. 지난 학술대회에서는 한국 연구진이 일본보다 키노트 발표를 많이 했다. 그만큼 좋은 연구를 하는 한국 연구자가 늘었다는 얘기다.
-지난 몇 년간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의 연구 역량과 분위기 변화는.
▷중국은 정부 지원으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특히 창업 생태계가 매우 좋아지고 두꺼워졌다. 미국은 기존의 강력한 창업 생태계에 로봇이란 주제가 첨가된 느낌이다. 로봇이 지금처럼 투자 생태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적이 없었다. 일본은 여전히 좋은 연구를 많이 하지만, 산업 투자나 창업 생태계에서는 다소 정체된 면이 있다. 반대로 한국은 기술과 응용, 국제 협력 면에서 빠르게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로봇 연구에서 우리가 가장 주목할 만한 분야는.
▷머신러닝이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동시에 다양한 새로운 개념의 로봇 몸체(하드웨어)가 주목받고 있다. 머신러닝은 결국 몸에 의해 제한을 받기 때문에 어떤 로봇 몸체를 만드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소프트 로봇과 같은 새로운 로봇 몸체가 주목받고 있다.
-피지컬 AI가 로봇 공학에 가져온 변화를 체감하고 있나.
▷그전에 로봇에는 뇌가 없었다. 있더라도 매우 단순한 뇌였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 수준의 지능을 갖게 됐다. 자동화에 필요한 다양한 형태의 기술이 더 빠르게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로봇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수준의 행동·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는 의미다.
-피지컬 AI 발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피지컬 AI는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의 피지컬 AI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AI를 잘 적용하기 위한 실제 하드웨어(Physical)에 대한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
-한국 로봇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 측면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포인트는 무엇인가.
▷로봇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둘 다 중요하다. 이 둘을 다 잘할 수 있는 곳이 한국이다. 다양한 제조업 니즈도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풀 수 있는 문제로 발굴해 하나씩 풀어나간다면 충분히 세계적인 기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젠슨 황이 한국에 주목하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로봇 산업을 국가 전략 기술로 육성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더 좋은 생태계를 만들 궁리를 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도 필요하다. 중국이 하지 않고 있는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또 우리가 중국이나 미국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해야 한다. 로봇에는 센서, 인지, 의료 로봇, 생체모사 로봇, 소프트 로보틱스, 웨어러블 로봇 등 여러 분야가 있다. 이러한 다양한 분야가 계속 클 수 있도록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 한국이 이미 정보기술(IT) 및 전자 산업에서 높은 기술력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로봇 산업에서도 이 같은 성공을 이룰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
-로봇 분야에서 챗GPT, 아이폰 같은 '혁신 모멘트'가 일어날 수 있을까.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로봇이 들어갈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예컨대 웨어러블 로봇은 고령화 시대에 필수적이다. 휴머노이드는 시장 침투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될 수 있지만 오히려 다른 로봇이 더 빠르게 상용화될 것이다.
-그렇다면 기술적 관점에서 '특이점'은 언제쯤 실제로 나타날까.
▷로봇에 없던 뇌가 갑자기 생기면서 이런저런 다양한 것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하드웨어 생태계가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로봇의 뇌가 발전하는 동시에 로봇의 몸체도 그전에 만들지 못했던 것을 만드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휴머노이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지만 상용화는 갈 길이 멀다는 회의론도 있다.
▷상용화는 될 것으로 본다. 다만 정밀한 작업이나 안전이 우려되는 공정은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춤추고 권투를 하고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로봇이나 교육용 로봇시장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10년 후쯤 이를 바탕으로 제조용·가정용 로봇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로봇 생태계에서 오픈소스와 표준화를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로봇 분야에서도 오픈소스를 통한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오픈소스를 바탕으로 더 좋은 기술이 다양하게 나올 것이다. 부품이 다양해지는 만큼 모듈러 형태로 가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표준화가 매우 중요해진다. 현재는 새로 나오는 로봇에 대한 표준이 미약하다. 이러한 표준을 RAS에서 리드해 만들 계획이다.
-언젠가 휴머노이드가 '자아'를 갖게 되는 순간이 올까.
▷휴머노이드 로봇에 '자아'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타아'라고 생각한다. 즉 주변 사람과 환경을 얼마나 잘 인식하고 이해하느냐다. 로봇이 자기 능력과 한계를 알고 타인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올바른 행동과 도움이 되는 결정을 할 수 있다. 이런 순간은 곧 다가올 것이다. 로봇이 타인을 배려하는 자아가 될지, 아니면 환경과 사람의 필요를 읽지 못하는 자아가 될지는 결국 우리가 어떤 철학과 가치로 개발하느냐에 달려 있다.
조규진 교수
△1973년생 △서울대 공학 학·석사, 매사추세츠공대(MIT) 공학 박사 △하버드대 박사 후 연구원 △서울대 공대 기계공학부 교수 △서울대 인간중심소프트로봇기술연구센터장 △IEEE RAS 회장 선출
'더 테크웨이브'는 국내외 테크 현장을 기자가 발로 뛰며 기술 동향과 기업 사례를 소개하는 코너다. '기술(tech)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는 믿음 아래 쏟아지는 IT 뉴스 뒷단에 감춰진 진짜 의미를 '딥 다이브(Deep Dive)'로 알기 쉽게 전한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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