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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보틱스 윔 S 체험 행사 개최
웨어러블 로봇 시장 2029년 '6조'
근력 보조·재활도구로 7080 각광
환경미화원·국립공원공단도 찾아
박상진 씨(59)가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윔 S를 착용하고 제품을 체험해보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왼쪽 발목 인대 하나가 끊어진 최선영 씨(57)는 50분간 오르막길, 계단을 포함해 올림픽공원을 쉼 없이 걷고 깜짝 놀랐다. 다리가 아픈 걸 넘어 피곤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비결은 최씨가 하반신에 착용한 위로보틱스의 보행보조 웨어러블 로봇 '윔 S(WIM S)'에 있었다. 50분간 걷다 기기 전원을 잠깐 꺼본 최씨는 발걸음을 세 폭 옮기다 급히 멈췄다. 이어 그는 "걷는 게 원래 이렇게 무거웠나요?"라고 반응했다. 윔 S의 보행보조 기능을 체감한 것이다.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윔 보행운동센터에서 체험자들이 윔 S를 착용하고 센터를 돌아다녀보고 있다. 영상=박수빈 기자

위로보틱스는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윔 보행운동센터에서 '오픈하우스 데이'를 열고 최신형 보행보조 웨어러블 로봇 '윔 S'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위로보틱스는 삼성전자 로봇개발팀 출신의 엔지니어 4인이 지난 2021년 6월 설립한 웨어러블 로봇·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이다. 윔 보행운동센터는 국내 최초 로봇 보행운동 센터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더 비즈니스 리서치 컴퍼니에 따르면 전 세계 웨어러블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8억4000만달러(약 1조2366억원)에서 2029년 43억2000만달러(약 6조3595억원)로 연평균 38.7% 성장할 전망이다. 더 비즈니스 리서치 컴퍼니는 특히 근력, 지구력을 보조하거나 재활치료에 도움을 주는 식으로 시장이 발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위로보틱스는 웨어러블 로봇기술을 에이징테크 시장에 접목한 윔·윔 S 제품을 전면에 세우고 있다. 나이대 상관없이 모두 사용 가능하다. 위로보틱스 관계자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보려는 사람부터 국립공원공단 레인저, 환경미화원 등 오래 걸어야 하는 직업군도 제품을 찾는다"고 말했다.

체험자가 윔 S를 착용한 채 건물 계단을 오르고 있다. 영상=박수빈 기자

보행운동센터를 주로 찾는 방문자는 보행에 불편함을 겪는 7080세대가 주를 이뤘다. 위로보틱스의 윔 보행운동센터 참여자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2500명의 방문객이 방문해 928명이 웨어러블 로봇을 체험했다. 실사용자는 7080세대로 센터 방문자의 55%를 차지했다. 체험자 연령대는 80대 이상(29.2%), 70대(25.5%), 60대(21.1%) 순이었다. 건강 상태 측면에서는 중증질환자(37.6%)와 보행 약자(30.3%)가 대부분이었다. 중장년 헬스케어 보조 제품으로 웨어러블 로봇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위로보틱스의 제품 효과는 논문으로도 입증됐다. 위로보틱스 연구팀은 수원시 영통구 보건소와 협력해 9명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4주간 총 8회 야외 보행 훈련을 실시했다. 그 결과 보행 속도(10m 보행 14.8% 증가, 6분 보행 10.6% 증가), 균형 능력(TUG 24.5% 개선, FSST 19.6% 개선), 그리고 하체 근력(발목 배측굴곡 75.4% 강화, 저측굴곡 43.8% 강화) 등에서 고령자의 보행능력이 개선됐다. 연구팀은 관련 연구 논문을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했다.

체험자들이 서울 송파구 윔 보행운동센터에서 윔 S를 착용하기 전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이날 오후 1시 30분경 진행한 윔 S 체험 행사는 간단한 준비운동으로 막을 열었다. 실제 윔 보행운동센터에서 진행하는 보행 건강 프로그램과 그대로 체험 행사가 진행됐다. 준비운동을 끝낸 참가자들은 '위 로보틱스 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나이, 몸무게, 키를 입력한 뒤 기계와 연동시켰다. 윔 S 착용 방법은 간단했다. 허리띠를 매는 것처럼 허리와 무릎에 각각 달린 버클을 채우기만 하면 됐다.

윔 S는 1.6kg 무게로 전작인 윔보다 부피가 80% 준 제품이다. 웨어러블 로봇으로는 세계 최초로 IP65 등급의 방수 및 방진 등급을 획득해 4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다. 보행모드는 총 4가지로 에어모드, 등산모드, 아쿠아모드, 케어모드가 있다. 각 모드는 4단계로 나뉘어있어 사용자의 상황에 따라 강도를 조절이 가능하다.

참가자들은 실내에서 윔 S를 착용한 채 센터장 내 트랙을 여러 바퀴 도는 식으로 기계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졌다. 후에 센터 물리치료사와 함께 올림픽공원으로 나가 제품을 체험했다.

체험자는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윔 S를 착용한 채 윔 보행운동센터 물리치료사와 산책을 해보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최씨는 주로 에어모드 2단계를 선택했다. 에어모드는 평지 보행 시 착용자의 대사에너지를 약 20% 절감한다. 20kg 배낭을 맨 상태에서는 평지 보행 시 대사에너지를 약 14% 감소시킨다. 걷는 원리를 이용해 고관절을 잡아주고 밀어주는 덕분이다. 최씨는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모르겠다. 편한 것 같긴 하다"라고 말했다.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는 박상진 씨(59)는 아쿠아 모드를 선택했다. 물에서 걷는 듯한 저항감을 제공해 다양한 근육 자극과 근지구력 운동을 돕는 기능이다. 박씨는 "이왕이면 걸으면서 운동하고 싶어서 이 모드를 선택했다"며 "평상시 걸을 때도 하체근육 발달을 돕는다는 게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계단을 올라갈 때는 등산모드를 활용했다. 체험자들은 기계가 무릎을 들어 올려 무리 없이 올라갈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무릎에 무리가 가는 내리막길에서는 기계가 사용자의 무릎을 지지해 충격이 덜 전달되게 했다. 박씨는 "내려갈 때는 딱히 어떤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다. 이질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윔 S를 착용하고 등산모드로 경사로나 계단을 오르면 대퇴직근 근부하가 평균 16.8% 감소된다. 햄스트링 반건양근 근부하는 평균 11.3% 감소해 대사에너지를 평균 16% 감소시킬 수 있다. 내리막에서는 기계가 발을 내딛는 다리를 지지해 하강 속도와 충격을 약 10-20%까지 줄일 수 있다. 충격 하중이 최대 22%, 평균 13%가 감소해 장시간 하이킹, 계단 하강에 도움 된다.

체험자들이 윔 S 제품을 체험해보고 난 뒤 '위 로보틱스 윔' 앱으로 운동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체험자들은 체험 뒤 앱을 통해 보행 점수를 확인했다. 균형, 속도, 근력강도, 안정성 등을 다각도로 평가해 보행 나이까지 알 수 있었다. 위로보틱스 관계자는 "앱 기록을 통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을 체계적으로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1.6kg 무게는 장시간 걷기에 부담을 줬다. 최씨는 "걷는 데 불편함은 없었는데 허리에 찬 기계가 나중엔 무겁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윔 보행운동센터 물리치료사는 "벨트나 멜빵을 착용해 무게를 분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